-
-
80일간의 세계 일주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20
쥘 베른 지음, 정지현 옮김, 천은실 그림 / 인디고(글담) / 2014년 8월
평점 :
같은 책이라도 어떤 모양으로 만나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손에 딱 잡히는 사이즈에 따뜻한 색감의 일러스트는 책을 펼쳐보게고 싶게끔 만든다.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가 새삼
느낀다.
쥘 베른, 책읽어주는 라디오
<고전읽기>에서 해저 이만리를 읽어 줄 때 만났다. 프랑스의 과학 소설분야를 개척한 작가이다. 고전이라는 분야,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건 고정관념이었다. <80일간의 세계일주> 그랬다.
필리어스 포그, 첫 등장은 부자이지만 기계적인만큼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사람이었다. 모험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생활. 하지만 그는 세계지리에 대해서 해박했다.
파스파르투, 그는 파리토박이었지만 영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여행을 하거나 집을 비우는 주인이 싫어서 포그를 찾아가 그의 하인이 되었다.
포그는 개혁클럽 회원으로 식사를 하고 신문도 읽고
그곳 다른 회원들과 카드놀이를 했다. 카드놀이를 하던 회원들끼리 영국 은행 절도사건 도둑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세계일주를 80일 만에 할 수
있다는 포그의 이야기에 내기를 하게 된다.
포그는 자신의 전재산을 걸고 여행에
도전한다.
그길로 포그와 파스파르투는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시작하게 된다.
책을 다 읽기 전에는 나라마다 특징과 포그의
모험심이 어떻게 드러날까 궁금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난 뒤에 특별히 기억이 나는 나라는 인도뿐이었다. 아우다부인을 만난
나라이다.
포그는 여행을 하는 동안 멋진 풍경을 감사하는
여행가는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지킬 줄 알며,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바른 것이며 어떤 순간에 자신의 재산을 써야하는지 아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명분은 중요했다. 사실 여행을 하게 된
계기도 자신의 말을 증명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명분을 위해서 자신의 전재산을 투자할 수 있는 배짱이 두둑한 사람이었다. 여행하는 동안
여러가지 일 들이 있었지만 그 순간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을 80일 안에 마쳐야한다는 방향성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포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주말, 가족과 함께 공원에 놀러가서 책을 펼쳤다.
남편은 이 책을 보더니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건 뭘까?" 말을 꺼냈다.
책장을 덮기 전까지, 나도 궁금했다. 포그가
80일동안 세계일주를 한 이유가 뭘까.
책 마지막 2장을 읽으며, 나 나름의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포그는 내기로 2만파운드를 벌었지만 1만
9,000파운드를 썼기에 실제 이익은 얼마 되지 않았다. 게다가 남은 1,000파운드를 충직한 하인 파스파르투, 형사 픽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에게 남은 건 아우다 부인이었다.
p.399
필리어스 포그는 내기에서 이겼다. 그는 80일
만에 세계를 일주했다. 80일간 세계 일주를 위하여 온갖 이동 수단을 활용했다. 증기선, 기차, 마차, 배, 상선, 썰매, 코끼리까지. 이 괴짜
신사는 여행 내내 놀라울 정도로 침착하고 정확한 모습을 보였다. 과연 그가 세계 여행에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이 여행이 그에게 무엇을
가져다주었을까?
아무것도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그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로 만들어 준 아름다운 아내를 얻은 것을 제외하면.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세계 일주에서 얻을 수 있는
충분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