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2 - 아스카.나라 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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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옛날에 우리나라 백제였던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백제 때 쓰던 지역 이름이 지금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저도 잘 모릅니다. 설마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니겠지요. 한때 일본은 우리나라가 쓰고 있던 것을 많이 바꾸어버렸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것도 있고, 그런 것은 없애야 한다 하고 본래 이름을 되찾은 곳도 있을 겁니다. 대충만 알고 혼자 생각한 것을 이렇게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일제강점기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부끄러운 때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그때 생긴 것을 없애려고 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정말 그랬을까요. 우리나라가 독립을 하고 다시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 가운데 친일파도 많았다는 게 지금 떠올랐습니다. 일본 하면 이런 것을 생각 안 할 수가 없군요. 아무리 시간이 흐른다 해도 이 일은 지워지지 않을 거예요. 이것은 우리 피 안에 새겨져 있고 앞으로도 이어지겠지요. 하지만 이제는 마음을 열고 힘을 합쳐서 함께 세상을 살아가야 할 때입니다. 이런 말을 하니까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가 아주 안 좋은 것 같기도 하군요. 그런 사람은 아주 많지 않을 거예요. 서로의 문화, 예술을 나누며 지내는 사람도 많잖아요. 이 책 일본말로도 나온다는군요.

 

우리나라 사람도 일본에 많이 가겠지요. 이 책을 보고 그곳에 가 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가는 것보다 조금 알고 가면 느낌이 많이 다르겠지요. 아스카는 나라현 다카이치군 아스카촌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촌’으로 작아졌지만 먼 옛날에는 지금과 달랐다고 합니다. 이런 일은 그곳에만 있는 일이 아니기는 합니다. 어디에나 있는 일입니다. 5세기에는 가야에서 건너간 사람이 일본에 철과 말, 그리고 가야 도기를 전해주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가까운 아스카’에 자리를 잡았답니다. 6세기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을 때 백제에서 많은 사람이 왜로 건너갔다고 합니다. 가야도 백제도 살아갈 곳을 잃은 사람이 새로운 곳을 찾아나선 것으로 어떻게 보면 슬픈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억지로 끌려간 사람들보다는 나았겠습니다. 왜에 불교와 문자를 전해준 것은 백제 왕실입니다. 왜는 백제뿐 아니라 고구려 문화의 영향도 받았습니다. 나중에는 당나라 문화를 받아들이지요. 아스카라는 지명은 40곳이나 있고 오사카의 아스카를 ‘가까운 아스카’ 나라현의 아스카를 ‘먼 아스카’라고 했습니다. 아스카시대가 열린 곳은 ‘먼 아스카’입니다. 아스카는 우리나라 부여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일본사람이 우리나라 부여에 와서는 아스카를 떠올렸다고 하더군요. 나라를 잃고 새로운 땅에 가서도 고향을 잊지 못해 고향과 닮은 땅을 백제 사람들은 찾아내서 살았던 거예요.

 

왜는 한반도에서 건너온 사람을 도래인이라고 했어요. 이 말도 역사책에는 ‘귀화인(천황의 덕을 흠모하여 귀순한 사람)’이라고 했다가 1975년 무렵부터 도래인으로 바꾸어 표기했다고 합니다. 아스카시대 때 도래인은 왜가 고대국가가 되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랬지만 정치를 하는 사람한테는 적이 많기도 하고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소가씨는 야마토 정권의 실권을 쥐고 있었고 도래인은 소가씨 편에 섰습니다. 그런데 ‘임신의 난’ 때 소가씨가 무너졌습니다. 도래인도 마찬가지였다는군요. 그렇다고 모두 죽지는 않았겠지요. 그 뒤에는 후지와라씨가 정권을 쥐게 됩니다. 어쩌다 보니 이번에는 이런 것을 쓰게 되었군요. 제가 잘 아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아스카 · 나라에서는 절, 불상을 많이 돌아본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일본은 불교를 하나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신도와 합친 신불습합이었습니다. 이름 있는 집안 소가씨와 후지와라씨는 자기들 집안 절을 짓기도 했습니다. 일본에 메이지유신이 들어섰을 때 불교와 신도를 나누는 신불 나누기 정책을 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절과 불상이 많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후지와라씨 절인 흥복사는 아주 넓은 땅을 차지했는데 지금은 나라 공원 안에 들어간 모습이 되었다는군요. 모든 게 다 사라지지는 않아서 다행이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곳에서 들어온 것을 따라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냅니다. 일본 불교문화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스카시대에는 도래인한테 영향을 받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당의 문화를 많이 받아들여 바뀌었습니다. 그게 불상에 드러난다고 합니다. 사진이 아닌 실제로 보면 다른 느낌이 들까요. 우리나라 절에도 거의 가 본 적이 없어서 절 모습이 어떤지 잘 모릅니다. 일본에서 문화유산도 볼 수 있지만 멋진 풍경도 볼 수 있습니다. 나라에는 요시노 사쿠라(벚꽃)가 잘 알려져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보는 벚꽃과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에 가는 길은 좁답니다. 그런 모습을 유홍준은 좋게 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을 깎고 길을 넓히고, 문화유산과 가까운 곳에 차를 세우게 만들어서 그곳 모습이 안 좋아진다고요. 이 말은 맞는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오래 잘 지켜가기보다 낡고 오래되면 부수고 다시 만들려고 할 때가 더 많고, 길은 좁은 채 놔두지 않고 넓히지요. 그래서 옛날의 정감있는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아직 남아있는 것은 그대로 놔두면 좋겠습니다. 잘 아는 것도 아닌데 이런 말을 한 것 같기도 하군요. 아니, 제가 지금 살고 있는 곳만 해도 아주 많이 달라졌습니다. 빈 터를 그대로 두지 않고 무엇이든 짓더군요. 복잡하고 시끄러운 것을 제가 좋아하지 않아서 그래요. 예전에는 조용한 편이었는데.

 

일본에는 역사를 제대로 알고 전하려고 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지요. 우리가 일본에만 무엇인가를 바라면 안 될 것 같아요. 우리도 일본을 알고 일본이 가진 좋은 점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첫번째를 보고도 한 말이군요). 다른 나라에 가면 박물관에도 가 봐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지만 저는 그런 곳에 거의 가 본 적이 없습니다. 나라국립박물관에 갈 때는 어떤 특별전이 열리는지 알아보고 가랍니다. 정창원은 왕실 유물 창고로 우리나라에서 받은 것도 잘 가지고 있답니다. 덴리도서관에는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가 있다는군요. 일본에는 우리나라 보물이 많이 흘러가기는 했지요. 빼앗긴 것도 많고 누군가 몰래 팔아버린 것도 있겠지요.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앞으로 잘 풀어가기를 바랍니다. 일본 속에 있는 우리문화를 찾아보는 일은 멋진 일입니다. 이것은 일본 사람도 잘 모르고 우리나라 사람도 잘 모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은 일본뿐 아니라 우리 자신도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예요. 많은 사람이 보기를 바랍니다.

 

 

 

*미처하지못한말

 

제가 어디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은 어딘가에 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오래전에 처음 간 곳에서 저는 어떤 곳에 가야 했습니다. 처음으로 간 곳이어서 길은 하나도 몰랐습니다. 그런 때는 그곳에 사는 사람한테 물어보면 될 텐데, 제가 그런 거 잘 못합니다. 그때 시간이 많아서 저는 표지판을 보고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제가 그렇게 한 게 한두번이 아니군요. 얼마나 말하는 게 어려우면 그럴까 하겠습니다(조금 귀찮기도). 네, 저는 모르는 사람한테 말 거의 못합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면 제 힘으로 다 하려고 합니다. 반대로 모르는 사람은 가끔 저한테 길을 물어봅니다. 저한테 물어본 곳을 알고 있으면 잘 가르쳐주는데 모르면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다른 나라는 잘 모르겠고 가까운 일본에는 한번 가 보고 싶기도 하네요. 이 책에 나온 아스카 · 나라뿐 아니라 일본 속 우리문화유산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말입니다. 잠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을 꼭 넣는군요.

 

 

 

희선

 

 

 

 

☆―

 

일본사람들은 불교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토착신앙 속에 녹여냈다. 그래서 쇼토쿠 태자는 신으로 격상됨과 동시에 부처님과 동격으로 숭배되었던 것이다. 일본사람들은 이런 결합을 단순히 복합 · 화합  · 융합이 아니라 습합(習合)이라고 했다. 곧 신불(神佛)습합이다. 삶 속에서 익히면서[習] 신도와 불교가 자연스럽게 저절로 합쳐진[合] 것이었다. 일본은 이런 습합의 귀재다.  (101쪽)

 

 

나는 순간 이것(월광보살과 일광보살)이 일본 나라시대 불상이라는 사실을 잊었다. 가슴속으로 한껏 이 두 보살상을 예찬했다. 우리와 일본의 미묘하고도 불편한 관계를 생각하면 나는 감정을 자제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감정의 정직성에 따르건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독일사람들이 미켈란젤로에 감동하고, 이탈리아사람들이 독일의 뒤러에 감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또 일본 미술사가들이 우리 석굴암에 끝없는 찬사를 보내듯이 내가 이 두 불상 조각을 예찬하는 것이 하등 이상할 것이 없지 않은가.

 

위대한 예술은 이렇게 시공을 넘고 국적을 뛰어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로 다가오며 우리를 하나로 묶어낸다. 그렇다면 예술이야말로 과거사를 낫게 하는 가장 좋은 약재(藥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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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 - 규슈 빛은 한반도로부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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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이 우리 문화유산을 답사하고 쓴 글이 책으로 처음 나온 게 20년 전이라는 말이 있어서 조금 놀랐다. 그렇게 오래되었나 해서. 내가 첫번째 책을 본 것은 20년 전은 아니다. 처음 알게 된 게 확실하게 언제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문화유산답사기’를 알게 된 것은 책이 나오고 시간이 지난 뒤였던가 보다. 그때 여러 권이 나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지난해 제주도를 보고 사진이 컬러가 되었다는 생각은 했다. 20년 전에도 컬러 사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책에는 흑백으로 실었다. 그동안 책 만드는 환경, 기술이 많이 좋아져서 바뀌어온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에 언제부터 컬러 사진을 실었을까. 시간이 흐르는 것과 함께 우리뿐 아니라 우리 둘레에 있는 것은 모두 바뀌어간다. 그 안에서 바뀌지 않고 늘 그곳에서 우리한테 역사와 문화를 가르쳐주고 우리가 가야할 길까지 보여주는 게 있다. 그것은 바로 문화유산이다. 어쩌면 유홍준은 빠르게 바뀌어가는 세상속에서 바뀌지 않고 언제나 그곳에 있는 것을 찾아낸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그저 내 생각일 뿐이다. 유홍준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미술을 공부하고(동양철학도 공부했다) 우리 문화유산을 찾아다니다 사람들이 그것을 많이 알고 소중하게 여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주제로 글을 써온 게 아닐까. 이 말은 좁게 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문화유산을 소중하게 여기기만 하면 안 된다. 잘 지켜가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안에서 배우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도 생각해야 한다.

 

어디 멀리에 떠나는 일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곳에 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데 세상에는 나같은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과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사람을 위해 책이 나온다.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놀러가는 것과는 조금 다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화유산 하면 조금 딱딱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에 대한 이야기만 하지는 않는다. 여기에는 자연과 사람 이야기도 있다. 역사도 빼놓을 수 없다. 문화유산답사는 공부를 하는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따로 시험을 보는 것은 아니니 잠시 공부해보는 거 좋지 않을까. 뜻밖에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책을 들고 실제로 그곳에 찾아가면 훨씬 좋겠지만 책으로나마 역사와 문화를 아는 것도 좋다. 유홍준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중국에도 다니면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를 다 끝내고서 그것을 내려고 했는데 올해 들어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가 안 좋아지는 것을 보고 일본편을 앞당겨서 펴냈다. 지금까지 나온 문화유산답사기와는 다르게 책 겉이 눈에 띈다. 먼저 두권이 나왔는데 앞으로 몇권이나 더 나올까. 일본 속 한국문화를 찾아가는 답삿길은 네 갈래로 나뉜다고 한다. 오사카 · 아스카 · 나라 · 교토의 긴키 지방,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 지방, 우리가 대마도라고 하는 쓰시마, 그리고 규슈다. 가장 처음 나오는 곳은 규슈 지방이다.

 

일본은 섬나라로 혼슈, 홋카이도, 규슈, 시코쿠와 같은 큰 섬 4개와 작은 섬 약 7천개로 이루어져 있다. 섬나라라는 것을 다르게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크다는 것을 안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지도를 자주 보는 편이 아니어서 말이다. 일본말을 조금 알게 되고 지도를 찾아봤다. 그때도 그저 길기만 하다고 생각했다. 큰 섬 네개가 모여 있다는 것은 이 책을 보고 알았다. 혼슈, 홋카이도, 규슈, 시코쿠라는 말은 들었는데 그게 어떻게 그렇게 된 것인지 몰랐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잘 모르는 것처럼 가까이에 있는 나라를 잘 모르고 있었다. 아주 오래전 빙하기 때는 지구에 있는 모든 땅이 이어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빙하기가 끝날 때 땅이 떨어져서 섬이 된 곳이 많을 것이다. 일본도 그렇게 넓은 땅과 떨어져 섬나라가 되었다. 그곳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곳은 바로 한반도다. 저기 멀리에 있는 터키를 우리는 형제 나라라고도 하는데, 가까이에 있는 일본은 원수처럼 여긴다. 사실 이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리 마음 깊은 곳에는 그런 마음이 뿌리내리고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와 일본은 왜 그렇게 되었을까. 가까운 곳에 살고 같은 동아시아 사람으로 좀더 잘 지낼 수도 있었을 텐데, 앞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준다면 말이다. 벌써부터 그렇게 하고 있는 사람도 많이 있다. 일본이 역사를 사실과 다르게 꼬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일이 없을까. 남의 잘못만 볼 게 아니고 우리 자신도 잘 들여다보아야 한다.

 

역사 시간에 들었는지, 책에서 본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주 옛날에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에 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 뒤 조선시대에 일어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는 도공이 많이 끌려갔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때도. 처음 일본에 간 사람들은 한반도에서 삶의 터전을 잃고 새로운 땅을 찾아나선 것이다. 일본에 간 사람들은 청동기문명과 벼농사를 일본에 전해주었다. 이것을 일본 역사책에서 ‘한반도를 거쳐서’들어왔다는 식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중국 것이 한반도를 거쳐서 일본으로 갔다는 뜻이다. 2002년에 ‘건너왔다’가 ‘전해졌다’로 바뀌었다고 한다. 4세기에서 6세기까지는 고구려 · 백제 · 신라 삼국시대가 아닌 가야 · 왜까지 오국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보는 거 재미있는 생각이 아닌가 싶다. 백제 무령왕은 일본에서 태어났고 백제와 왜는 친하게 지냈다. 왜는 가야에서 철기문화를 받아들였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사이가 멀어진 것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뒤였다. 이때 백제 사람들이 일본으로 많이 떠났다. 지금 일본 사람 DNA에는 오래전 한반도 사람의 DNA가 들어있다. 일본은 이 일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모두 한민족이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오래전부터 ‘한민족’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제는 이 말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같은 나라 사람으로 느끼는 자랑스러움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부끄러운 일은 많이 있다. 그런 일을 잘 보고 고쳐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본에서는 한반도에서 그곳에 간 사람을 도래인이라고 했다. 도래인이 그곳에서 발전시킨 것은 한국문화가 아닌 일본문화다. 이것은 우리가 새겨두어야 하는 일이다.

 

일본 센고쿠시대 때는 다문화가 널리 퍼졌다. 차를 마시는 모임이기도 하고 음모를 꾸미기도 하는 자리였다. 마지막에는 모임을 연 사람이 그곳에 있는 사람한테 다기를 보여주었다. 거의 ‘나는 이런 것도 가지고 있어’하는 자랑하는 자리였다. 그때 일본에는 도기가 거의 없었다. 그것을 만들 기술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조선에서 들여온 도기는 아주 비싸게 팔렸다. 조선에서는 서민이 쓰는 막사발인데 일본 사람은 그것을 아주 좋아했다. 센고쿠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을 지나 중국, 인도까지 갖고 싶어했다. 먼저 조선에 쳐들어왔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은 도자기 전쟁이라고도 한다. 이때 우리나라 지방에 살던 도공이 아주 많이 일본으로 끌려갔다. 그 안에는 요새 드라마로 하고 있는 백파선도 있었다(드라마 끝났을까). 유홍준은 일본은 생활 도자문화가 아주 발달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일을 아쉬워했다. 그것은 조선시대가 그런 시대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조선시대는 유교사회로 학문을 가장 첫째로 생각했다. 기술을 가진 사람은 평민보다 못한 대접을 받았다. 이 점은 정말 아쉬운 점이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그런 생각이 아직도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것 같으니까 말이다. 조선시대 도공은 억지로 일본으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게 힘들었겠지만 사람들은 도자기를 만들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조선 도자기가 아닌 일본 도자기가 되었지만. 조선 도공 이삼평을 신으로 받들고 신사도 지었다. 일본에는 이런 문화가 있다. 무엇이든 신으로 모시고 받드는. 일본에 있는 많은 신사 가운데는 도래인 신사와 백제 왕 신사도 있다.

 

규슈 지방이라는 말을 하고 다른 것은 거의 쓰지 못했다. 한번만 보고 쓰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고시마가 예전에는 사쓰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이고 다카모리라는 이름도 들은 적 있다. 사카모토 료마에 대한 것은 아주 조금밖에 나오지 않았다. 삿초동맹을 맺게 한 사카모토 료마. 규슈 남부에 있는 남향촌 백제마을에서 12월에 하는 시와스마쓰리는 오랫동안 이어져온 것이지만, 서정창원이라는 전시관은 억지스럽다. 일본 역사에 대해 보다보니 하나 재미있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만화 《원피스》에 일본 역사가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벌써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인섬편을 볼 때 느꼈다. 그때 이상하게 일제강점기가 생각났다. 일본에는 바깥에 알려지지 않은 100년(한세기)이 있다고 한다. 원피스에도 ‘공백의 100년’이 나온다. 일본에서 기독교를 탄압했을 때는 예수를 믿는 사람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다리 위에 예수 초상화를 펴놓고 그것을 밟게 했다. 초상화를 밟지 않으면 예수를 믿는다고 여겼다. 이것과 비슷한 게 원피스에도 나온다. 어인섬에는 어인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 오토히메 왕비가 있었다. 이런 모습을 안 좋게 여긴 어인이 있었다. 그 어인 호디 존스는 어인해적단이 되고 나중에 어인섬에 와서는 오토히메 왕비 초상화를 사람들한테 밟게 했다. 이것 말고도 더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일본 역사를 잘 아는 게 아니어서. 내가 잘 모르는 것이지 오래전에 있었던 일을 조금 바꾸어서 쓰는 일이 많겠지.

 

우리나라와 일본은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일본을, 일본은 한국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덮어놓고 일본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좋겠다. 일본사람도 마찬가지다. 이 책이 일본에도 번역되어 나온다면 좋을 텐데 말이다(일본말로 나온다고 한다).

 

 

 

*그냥

 

우리나라에는 생활도자문화가 널리 퍼져 있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것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흙을 써서 그릇을 만들면 그 흙도 언젠가는 다 사라질 텐데 하는. 그렇다고 플라스틱을 쓰는 것은 자연에도 사람 몸에도 좋지 않다.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닌 다시 쓸 수 있는 것을 쓰면 좋을 텐데. 흙으로 만든 그릇은 오래 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산을 깎아서 골프장을 만드는 것보다 좋은 흙으로 그릇을 빚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지금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은 기술자일까 예술가일까. 기술자이면서 예술가일지도 모르겠다.

 

 

 

희선

 

 

 

 

☆―

 

제국주의자들이 벌인 전쟁놀음에서 희생당한 것은 거기 휘말린 백성들뿐이다. 그 억울함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전쟁 중 징용으로 끌려간 한국사람들이 원폭에 죽음을 맞은 것보다 더한 것이 있겠는가. 그러나 이 원폭기념관에는 이들을 애도하는 말은 고사하고 이런 사실조차 밝혀놓은 기록을 찾을 수 없다. 일본사람들이 지난날 일에 대해 섬세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음을 말해주는 한 단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희생을 말하려면 자신들이 피해를 준 것에 대한 반성을 같이 해야 더 호소력이 있음을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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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子さんと奇妙な客人たち (文庫) 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 (文庫) 1
미카미 엔 지음 / アスキ-·メディアワ-クス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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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  子さんと奇妙な客人たち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시오리코 씨와 이상한 손님들)

 

 

 

만화를 두권 먼저 봤지만 소설 한권이 다 담겨 있지 않아서 뒷이야기가 알고 싶었다. 그것도 있고 책을 읽지 않고 그냥 놔두는 것도 책한테 미안해서 마음먹고 읽었다. 책을 사두고 한번도 안 본 것은 아니고 가끔 아무데나 펼쳐서 보기는 했다. 일본말로 쓰인 소설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책이 우리나라에 나왔을 때 일본에서 나온 것으로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찾아봤을 때는 이 책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잘못 찾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두번째 책이 우리나라에 나왔을 때 다시 찾아보니 일본에서 나온 책도 보였다. 왜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다. 만화는 다른 만화를 찾아봤을 때, 곧 두번째가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은 하나, 아니 둘 더 있다. 뭐냐 하면 그때 ebs 라디오 방송 ‘화제의 베스트셀러’에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읽었고(다는 아니고 중요한 부분만 읽어주었다, 지금은 조금 바뀌었다), 나는 그 주에 이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가끔 그렇게 하나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만나기도 한다. 그랬는데 지난번에는 ‘이 책에 대한 마음이 조금 식었다’는 말을 했다. 소설을 보기 시작했을 때는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벌써 알고 있는 것을 한번 더 본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고우라와 시오리코 마음을 조금 더 알 수 있었으니까. 책장이 잘리지 않은 채 나오고 다자이 오사무가 쓴 글이 있는 《만년》 때문에 일어난 일에는 드라마에는 나오지 않은 이야기가 있었다. 드라마와 책은 조금 다르기는 하다. 반대로 드라마에도 책에 쓰여 있지 않은 부분이 나왔다.

 

이 책 작은 제목은 ‘시오리코 씨와 이상한 손님들’이다. 이 말처럼 비블리아 고서당을 찾아오는 손님들만 이상할까. 비블리아 고서당 주인인 시노카와 시오리코도 꽤 별난 사람이다.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럽다. 다른 말은 잘 못해도 책 이야기만은 눈을 빛내고 술술 하니 말이다. 그런 모습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는 고우라 다이스케. 고우라가 시오리코를 처음 본 것은 고등학생 때다. 단 한번 봤는데 잊지 않고 있었고 그때 시오리코한테 말을 건넸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나 더, 지금도 책을 읽었다면 자기 삶이 지금과 달랐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소설에서는 현실과 다르게 뜻밖의 일이 더 잘 일어난다. 고우라가 고등학생일 때는 들어가보지 못하고 바깥에서만 엿보고 지나친 비블리아 고서당을 여섯해가 지나서 찾아가는 일이 생겼으니 말이다. 그리고 오래전에 잠깐 보고 마음을 빼앗긴 여성 시오리코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고우라는 시오리코가 그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때처럼 책을 볼 때면 아주 즐거워하는 모습이고 잘 불지 못하는 휘파람을 불었다.

 

책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시오리코와 책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는 고우라가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작가의 설정이라 해도). 처음에는 고우라 외할머니가 남긴 책 때문에 두 사람이 만났지만. 다른 사람은 시오리코가 책 이야기를 하면 잘 들어주지 않았나보다(나도 다른 사람이 이야기해주는 거 좋아하는데 해주는 사람이 없다, 시오리코 씨 저한테도...). 시오리코는 책 내용뿐 아니라 그 책이 언제 나오고 어떤 배경이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책 내용만 외우고 있기도 힘든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시오리코는 이야기만 듣고 이야기속 사람한테 어떤 사정이 있는지도 바로 꿰뚫어보았다. 머리가 아주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사람이 마음을 잘못 먹으면 아주 나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다행하게도 시오리코는 다른 무엇보다 책을 가장 좋아한다. 그러니 길을 잘못 들지는 않겠지. 시오리코가 잘못된 길로 가려 한다면 고우라가 막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생각은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을 보고 한 거다. 그 사람은 그 책만 있으면 다른 것은 필요없다고 했다. 그 책이 본래 할아버지 것이었다고 해도 엄청난 집착이다. 사람보다 책을 더 좋아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것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책뿐이다고. 이런 마음 알 것 같기도 하다.

 

책은 사람과는 다르게 자신이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 사람한테는 책이 아주 좋은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책은 거짓말도 하지 않고 서로 오해할 일도 없다. 하지만 책은 사람이 만들고 책속에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과 사람은 따로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고 본다.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사실 나는 이런 이야기하는 거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살아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래도 내가 소설을 보는 것은 사람을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저런 사람을 보고 기분이 좋을 때도 있지만 기분이 나쁠 때도 있다.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도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많고 남을 깎아내리리려고 하는 사람은 적다고 믿고 싶다. 이런 생각보다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되도록 애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데 책이 아주 조금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 책을 보면 많은 것을 알 수 있지만, 책으로는 알 수 없는 것도 있다. 그런 것은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 알고 싶어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찾는다면 언젠가는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다 보니 다른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일부러 피했다. 전에 만화를 보고 나서 했기 때문이기는 하다. 다른 사람들 이야기도 괜찮고 시오리코와 고우라 이야기도 괜찮다. 두 사람 사이가 갑자기 달라지지는 않을 테지만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도 좋지 않을까. 고우라가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일하게 된 뒤에 고우라는 시오리코를 만나러 병원에 가기가 어려웠다. 책 때문에 병원에 갈 일이 생기면 고우라는 좋아했다. 고우라가 비블리아 고서당 일을 그만뒀을 때는 시오리코가 책을 거의 안 봤다고 한다. 고우라는 다시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일하기로 하는가보다. 시오리코라는 이름에는 책갈피라는 말이 들어있다. 일본말로 시오리는 책갈피라는 뜻이다. 오래된 책과 그 책을 둘러싼 사람이야기가 재미있다.

 

 

 

 

 

*그냥 짧은 이야기 - 소개

 

 

 

심심한 내가 읽어볼 만한 책 뭐 없을까 하고 물어본 말에 친구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 어떠냐고 했다.

 

“비블리아 고서당은 뭐하는 곳이고, 사건수첩이라니 무슨 큰일이라도 일어나는 거야?”

 

“헌책방이야. 그렇게 큰일은 아니고 오래된 책에 담겨 있는 수수께끼를 푸는 거야.”

 

“정말 재미있어?”

 

“사람에 따라 재미있게 느낄 수도 있고, 그저 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이것은 어떤 책이나 마찬가지 아닐까.”

 

나는 그 책을 한번 읽어보기로 했다. 읽어보니 나쁘지 않았다. 지금까지 네권이나 나왔다고 하는데, 이제 겨우 한권밖에 읽지 못했다. 책을 읽으면서 나한테도 책과 관계있는 추억이 생긴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벌써 나한테도 추억이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다. 친구가 말해줘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읽었으니 말이다. 이 책에 나온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지만.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5권이 2014년 1월에 나온다고 한다, 다음이 나온다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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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3-12-01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왓.. 부럽군요. 책은 언제나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다는 말이 정말...

희선 2013-12-02 00:57   좋아요 0 | URL
그래도 다른 것보다 책은 언제든 자기가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잖아요 시간이 없어서 보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아주 잠시라도 시간은 낼 수 있는 거니까요 보고 싶은 게 있지만 책이 없으면 못 보겠군요 그런데 저는 지금까지 아주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는 듯합니다 언젠가 볼 수도 있겠지 합니다 못 보면 말고...^^

다시 생각하니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가면 그 마음이 덜해지죠 뭐든 그렇군요 그리고 막상 볼 수 있을 때가 와도 안 보는... 그런 책이 많습니다 도서관에서 자주 빌려다보니 이렇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이런 일이 있다면 어떤 책을 주고 싶을까요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5학년으로 할까)으로 친한 친구가 이사를 가게 되고 학교도 옮기게 된 겁니다 그런 친구한테 줄 만한 책...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이런 게 떠올랐는데 이것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사실 이것은 지난날 이야기입니다 여기에도 별거 아닌 짧은 이야기가 있죠 이 책을 보고 짧은 거 써볼까 해서... 이것을 왜 물어봤느냐 하면 가연 님이 소개한 책을 넣고 싶어서요 이렇게 말해놓고 못 쓰면 안 될 텐데, 재미없어도 써야 할 텐데...^^


희선
 

 

 

  우주를 느끼는 시간 : 밤하늘 파수꾼들 이야기

  Seeing In The Dark (2002)

  티모시 페리스   이충호 옮김   이석영 감수

  문학동네  2013년 04월 22일

 

 

 

 

 

 

 

 

 

 

 

이 책을 읽었지만 제대로 쓰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천문을 거의 모르거든요. 그런데 왜 이런 책을 본 것일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천문은 잘 몰라도 별은 그냥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별자리를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 좋아하면 그것에 대해 알아보기도 할 텐데 그런 것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반짝이는 별만 좋아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구에는 중력이 있고 그 중력 때문에 대기층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것은 대기권입니다. 우리는 대기권 너머를 볼 수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우주입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생각 못했는데 이 책을 보고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별만 생각하고 우주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우주는 우리가 크기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끝이 없겠지요. 세계도 넓다고 생각하는데 끝을 알 수 없는 우주를 생각하면 지구라는 행성이 아주 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 작은 지구에 사는 사람은 더 작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별거 아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사람도 우주의 한 부분이니까요. 우리는 우주에 있는 별을 볼 수 있습니다. 별빛은 아주 오래전 별빛입니다. 밤하늘에는 지난날과 지금이 함께 있습니다. 이 일 좀 멋지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좀 더 우주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냥 눈으로만 보는 별은 모자라다고 생각하겠지요. 그런 사람들은 망원경으로 별과 우주를 더 가까이로 끌어당겼습니다. 빛으로만 보이던 별이 아주 다르게 보이겠지요. 이 책 속에는 아마추어 천문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천문학은 아마추어가 이바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과학 분야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아마추어는 전문가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별을 바라본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아마추어와 전문가가 힘을 합쳐서 천문학을 더 좋게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느 한쪽만 있다고 잘 되지는 않겠지요.

 

 

 

“아마추어 천문학은 가슴으로 하는 것을 뜻해요. 곧,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느끼지요. 그것은 가슴과 영혼을 하늘과 연결시켜요.”  (265쪽)

 

 

 

얼마 전에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보려고 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어두웠지만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고 망원경은 초점이 잘 맞지 않았습니다. 저는 하늘보다 멀리 있는 사람을 본 것 같습니다.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꿈은 처음입니다. 꿈속에서 제가 그런 부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꿈이란...

 

 

 

 

제가 우주라는 말을 언제 처음 알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긴 무슨 말을 처음 알았던 때를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갑자기 생각난 만화영화가 있어서요. <은하철도 999 (The galaxy Express 999, 銀河鐵道999)>입니다. 여기에서 철이와 메텔은 우주를 달리는 기차를 타고 이런저런 별을 찾아다닙니다. 옛날에 봐서 거의 다 잊어버렸지만 메텔에 대해서는 잘 생각나지 않고(뭔가 비밀이 많았는데), 철이는 아마 영원한 생명을 얻는 방법을 찾아다녔을 겁니다. 철이가 만나게 되는 영원한 생명은 바로 기계인간이 되는 거였지요. 하지만 철이는 기계인간이 되지 않기로 합니다. 아주 많은 별에 가고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났을 텐데 그런 것은 어떻게 하나도 생각나지 않을까요. 아톰도 제목이 우주소년 아톰이었군요. 이 만화는 사람들한테 우주보다는 로봇에 대한 꿈을 갖게 해주지 않았던가 싶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만화는 아주 많습니다. 거기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게 ‘은하철도 999’였습니다.

 

 

 

맨 위에서 말한 책처럼 별을 보는 아이들이 나오는 만화도 있습니다. 그것은 <하늘 가는 대로 宙のまにまに>(카시와바라 마미)입니다. 다른 것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것은 이것뿐입니다. 만화인데 몇 해 전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일본말에서는 우주(宙)와 하늘(天)을 모두 소라(そら)라고 읽습니다(우주라고 말할 때도 있습니다). 둘 다 하늘을 뜻하는 말이니 발음이 같은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이 만화를 책으로 본 것이 아니고 애니메이션으로 봤습니다. 고등학생 천문부 아이들이 별을 보려고 하는 열정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아이들 가운데서 별을 아주 좋아하고 늘 보려고 하는 아이는 미호시(美星 이름도 별과 관계 있는 예쁜 별)지만, 열정을 가진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옆에 있는 사람도 거기에 물들기도 하잖아요. 별을 보려면 기다려야 하는데 그런 모습도 좋아 보이더군요. 한번은 비가 내려서 모두 플라네타리움관에 가서 만들어진 별을 보기도 합니다. 그렇다 해도 그것은 그것대로 멋집니다. 우리나라에는 그런 곳 없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찾아보니 천문대에 있다는 말이 있군요). 문화제 때는 아이들이 플라네타리움을 만들기도 합니다. 플라네타리움관 만큼 아주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멋지더군요. 다른 학교 아이들과 함께 별을 보기도 합니다. 이 책 우리나라에도 다 나왔습니다.

 

 

*위에서는 만화영화라 하고 밑에서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했군요.

 

 

 

 

 

 

 

 

 

 

고개 들어 하늘을 바라보아도

별은 보이지 않는다

 

별들은 어디로……

 

셀 수 없이 많던 별들은

하늘에 떠 있기가 힘이 들었는지

사람 세상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른다

 

늘 위만 올려다보기에

 

별을 보려면,

 

 

 

 

 

 

 

소녀와 달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소녀는 자신의 별을 찾았습니다.

하늘에 별은 많고 어떠한 별을 자신만의 별로 만들어야 할지,

소녀는 쉽게 정하지 못했습니다.

밤하늘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소녀는 많은 별 가운데서

가장 커다란 별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달이었습니다.

 

“이제 달님은 저만의 별이어요.”

 

소녀가 달을 보았을 때는 커다란 보름달이었습니다.

날마다 소녀는 달한테 자기 이야기를 했습니다.

 

“달님, 오늘은요…….”

 

하루하루 흘러갈수록 달은 작아져갔습니다.

소녀는 그런 달을 보고 슬퍼했습니다.

결국 달은 그 모습을 감추어버렸습니다.

소녀는 너무 슬퍼 밤이 새도록 울었습니다.

 

“달님…….”

 

달이 모습을 감추고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저녁 어스름이 내릴 때까지 울던 소녀는 고개를 들고 서쪽 하늘을 보았습니다.

그곳에는 아주 조그만 달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소녀는 무척 기쁘고 반가워서 울음을 그치고 크게 소리쳤습니다.


“달님! 어디 갔다가 오셨어요?”

 

그런 소녀를 보고 달이 말했습니다.

 

“얘야, 난 늘 네 곁에 있었어.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란다.”

 

 

 

 

 

 

 

     아득히 먼 옛날부터 우주를 달려서 나를 만나러와줘서 고마워요

     오랜 시간이 흘러도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이게 마지막은 아니겠지요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요

  

     다른 세상, 혹은 다른 우주에서

 

 

 

 

 

     하늘은 어디까지고 이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그 하늘 아래 살고 있어요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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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1 23: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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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3 01: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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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6 11: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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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9 0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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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
레이철 조이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민음사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저는 차를 타기보다 그리고 숨차게 달리기보다 천천히 걷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아주 오래 걸어본 적은 없습니다. 오래 걷는다 해도 겨우 한두 시간 남짓입니다. 더 오래 걸었던 적도 있겠지만 그게 언제였고 어디를 걸었는지 모르겠군요. 그냥 걸었던 적은 거의 없습니다. 어딘가에 갔다 오는 그런 걷기였지요. 가끔은 볼 일이 없더라도 걸으면 좋을 텐데 게을러서 그러지 않는군요. 그런데 제가 걷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네요. 일부러 걷지 않을 때가 많다 해도 늘 걸으니까 좋아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걸어서 아주 멀리까지 가 보면 좋을 것 같기도 한데, 아마 어려울 테지요. 해럴드 프라이는 이십 년 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 퀴니 헤네시한테서 편지를 받습니다. 퀴니는 암에 걸려서 이제 얼마 살지 못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해럴드는 퀴니한테 답장을 쓰고는 우체통에 넣으러 밖으로 나갑니다. 우체통은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해럴드는 편지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해럴드는 좀 더 먼 곳에 있는 우체통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렇게 우체통을 몇 번이나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해럴드는 퀴니가 있는 버윅어폰트위드까지 걸어가기로 합니다. 편지만 보내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해럴드 자신이 퀴니가 있는 곳까지 가면 퀴니가 나아질거다고 믿었습니다. 퀴니한테 해럴드는 자신이 걸어가고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합니다.

 

편지를 부치러 집을 나와서 해럴드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가기로 합니다. 해럴드가 걷기 시작한 킹스브리지는 남쪽 끝이고 퀴니가 있는 버윅어폰트위드는 북쪽 끝으로 거리는 거의 800킬로미터였습니다. 젊은 사람이라면 그런가 보다 할 수도 있겠지만, 해럴드는 여섯 달 전에 퇴직하고 이제 남은 삶을 느긋하게 보내도 되는 예순다섯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너무 갑작스러운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해럴드의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그렇게 갑작스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을 말해주는 게 엄청 뒤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싶습니다. 앞에서 빨리 말하면 우리가 해럴드를 끝까지 따라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테니까요. 아니, 어쩌면 해럴드가 끝까지 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일을 떠올리기 전에 해럴드는 다른 일을 먼저 떠올려야 했던 것이겠지요. 본래 소설에는 감추고 나중에 말해야 하는 것도 있잖아요. 제가 그런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에요. 그래서 조금 답답함을 느꼈지만, 아마 저도 중요한 말은 뒤로 미뤘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앞에서 해버렸군요.

 

걸으면 자신이 걷고 있는 둘레를 더 잘 볼 수 있습니다. 꽃, 나무 그리고 사람들. 해럴드는 예전에 퀴니와 함께 차를 타고 봤던 곳을 새롭게 보기도 했습니다. 해럴드는 지금까지 왜 그것을 몰랐을까 했지요. 얼마 전에 라디오를 들으니 어떤 분도 예순이 넘었는데 산책을 하다 갑자기 떠났다고 하더군요. 그분이 간 곳은 강릉으로 어딘가를 걸으면서 자신을 되돌아보셨다더군요. 신기한 것은 제가 이 책을 보기 하루 전에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거예요.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써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걸으면 이것저것 천천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해럴드는 자신이 어렸을 때 부모님 일을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는 전쟁터에 갔다 오고는 제대로 살아가지 못했고, 어머니는 해럴드가 어릴 때 짐을 싸서 떠났습니다. 아주 어릴 때는 아니었지만 그 일은 해럴드 마음에 아픔으로 남아 있었겠지요. 그리고 아내와 아들 생각도 했습니다. 데이비드와 잘 지내지 못하게 된 일, 아내 모린한테 감명을 줄 만한 일을 한 게 오래되었다는 것을. 무엇보다 해럴드는 데이비드한테 다정한 아버지가 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습니다. 그리고 퀴니를 오랫동안 잊고 산 것도. 해럴드는 잠시 다른 사람들과 걷는데 그 안에는 데이비드를 떠오르게 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해럴드는 그 아이를 자기 아들처럼 대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진짜 아들은 아니었다 해도 그 일로 해럴드 마음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요.

 

이제야 말을 하게 되었는데, 해럴드 아내 모린은 해럴드가 퀴니한테 걸어가겠다는 일을 해럴드가 자신을 떠나는 일로 여겼습니다. 해럴드는 그런 마음으로 떠난 게 아닌데 말입니다. 모린도 나중에는 알게 됩니다. 모린은 해럴드가 퀴니한테 가려는 일을 그만두려고 했을 때 끝까지 해낼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해럴드가 퀴니한테 가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거라 생각한 것이지요. 해럴드가 길을 잘못 들었던 적도 있어서, 87일 동안 1000킬로미터를 걸어서 퀴니가 있는 요양원에 이르렀습니다. 마지막에는 거의 힘이 빠져서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어요. 퀴니가 있는 곳에 닿았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럴드가 걸었던 시간도 중요합니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그 가운데서 해럴드가 걷는 동안 만난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해럴드와 그렇게 다른 사람은 없었습니다. 사람들한테는 같은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모두 아픔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크든 작든 아픔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만 아프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 탓도 하지만 자기 탓을 많이 하지 않을까요. 해럴드도 그런 것 같습니다. 걷다 보니 해럴드는 용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모님뿐 아니라 자신도. 이것은 모린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린은 데이비드 일을 해럴드 탓만 했는데 자신한테도 잘못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했어요. 정리가 잘 되지 않은 것 같군요.

 

해럴드와 모린은 그동안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서로 상처를 제대로 마주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어떤 일은 거기에서 눈과 마음을 돌리게 합니다. 그것뿐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까지 모르는 척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기쁨뿐 아니라 슬픔도 함께 나눈다면 더 좋을 텐데요. 이렇게 말하지만 저도 슬픔은 어떻게 나눠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말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해럴드와 모린은 다행하게도 너무 늦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도 그러기를 바라고 작가가 이 소설을 쓴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은 언젠가는 죽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가까이 있는 사람과 한번이라도 더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한다면 좋지 않을까요.

 

 

 

사람은 떠나봐야 자신이 있었던 곳의 소중함을 알고, 그 사람이 없는 빈 자리를 보고 그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떠나지 않고 떠나보내지 않고 서로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면 훨씬 좋을 텐데 사람은 그게 잘 안 된다. 그래도 너무 늦지 않게 서로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면 좋겠다.

 

 

 

희선

 

 

 

 

☆―

 

받는 것도 주는 것만큼이나 선물이었다. 둘 다 용기와 겸손이 필요한 행동이었다.  (252쪽)

 

 

모린은 생각했다. 마음을 열지 못하면, 모르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진정 희망이란 없어.  (3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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