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느끼는 시간 : 밤하늘 파수꾼들 이야기

  Seeing In The Dark (2002)

  티모시 페리스   이충호 옮김   이석영 감수

  문학동네  2013년 04월 22일

 

 

 

 

 

 

 

 

 

 

 

이 책을 읽었지만 제대로 쓰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천문을 거의 모르거든요. 그런데 왜 이런 책을 본 것일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천문은 잘 몰라도 별은 그냥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별자리를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 좋아하면 그것에 대해 알아보기도 할 텐데 그런 것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반짝이는 별만 좋아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구에는 중력이 있고 그 중력 때문에 대기층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것은 대기권입니다. 우리는 대기권 너머를 볼 수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우주입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생각 못했는데 이 책을 보고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별만 생각하고 우주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우주는 우리가 크기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끝이 없겠지요. 세계도 넓다고 생각하는데 끝을 알 수 없는 우주를 생각하면 지구라는 행성이 아주 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 작은 지구에 사는 사람은 더 작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별거 아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사람도 우주의 한 부분이니까요. 우리는 우주에 있는 별을 볼 수 있습니다. 별빛은 아주 오래전 별빛입니다. 밤하늘에는 지난날과 지금이 함께 있습니다. 이 일 좀 멋지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좀 더 우주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냥 눈으로만 보는 별은 모자라다고 생각하겠지요. 그런 사람들은 망원경으로 별과 우주를 더 가까이로 끌어당겼습니다. 빛으로만 보이던 별이 아주 다르게 보이겠지요. 이 책 속에는 아마추어 천문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천문학은 아마추어가 이바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과학 분야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아마추어는 전문가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별을 바라본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아마추어와 전문가가 힘을 합쳐서 천문학을 더 좋게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느 한쪽만 있다고 잘 되지는 않겠지요.

 

 

 

“아마추어 천문학은 가슴으로 하는 것을 뜻해요. 곧,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느끼지요. 그것은 가슴과 영혼을 하늘과 연결시켜요.”  (265쪽)

 

 

 

얼마 전에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보려고 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어두웠지만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고 망원경은 초점이 잘 맞지 않았습니다. 저는 하늘보다 멀리 있는 사람을 본 것 같습니다.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꿈은 처음입니다. 꿈속에서 제가 그런 부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꿈이란...

 

 

 

 

제가 우주라는 말을 언제 처음 알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긴 무슨 말을 처음 알았던 때를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갑자기 생각난 만화영화가 있어서요. <은하철도 999 (The galaxy Express 999, 銀河鐵道999)>입니다. 여기에서 철이와 메텔은 우주를 달리는 기차를 타고 이런저런 별을 찾아다닙니다. 옛날에 봐서 거의 다 잊어버렸지만 메텔에 대해서는 잘 생각나지 않고(뭔가 비밀이 많았는데), 철이는 아마 영원한 생명을 얻는 방법을 찾아다녔을 겁니다. 철이가 만나게 되는 영원한 생명은 바로 기계인간이 되는 거였지요. 하지만 철이는 기계인간이 되지 않기로 합니다. 아주 많은 별에 가고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났을 텐데 그런 것은 어떻게 하나도 생각나지 않을까요. 아톰도 제목이 우주소년 아톰이었군요. 이 만화는 사람들한테 우주보다는 로봇에 대한 꿈을 갖게 해주지 않았던가 싶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만화는 아주 많습니다. 거기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게 ‘은하철도 999’였습니다.

 

 

 

맨 위에서 말한 책처럼 별을 보는 아이들이 나오는 만화도 있습니다. 그것은 <하늘 가는 대로 宙のまにまに>(카시와바라 마미)입니다. 다른 것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것은 이것뿐입니다. 만화인데 몇 해 전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일본말에서는 우주(宙)와 하늘(天)을 모두 소라(そら)라고 읽습니다(우주라고 말할 때도 있습니다). 둘 다 하늘을 뜻하는 말이니 발음이 같은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이 만화를 책으로 본 것이 아니고 애니메이션으로 봤습니다. 고등학생 천문부 아이들이 별을 보려고 하는 열정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아이들 가운데서 별을 아주 좋아하고 늘 보려고 하는 아이는 미호시(美星 이름도 별과 관계 있는 예쁜 별)지만, 열정을 가진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옆에 있는 사람도 거기에 물들기도 하잖아요. 별을 보려면 기다려야 하는데 그런 모습도 좋아 보이더군요. 한번은 비가 내려서 모두 플라네타리움관에 가서 만들어진 별을 보기도 합니다. 그렇다 해도 그것은 그것대로 멋집니다. 우리나라에는 그런 곳 없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찾아보니 천문대에 있다는 말이 있군요). 문화제 때는 아이들이 플라네타리움을 만들기도 합니다. 플라네타리움관 만큼 아주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멋지더군요. 다른 학교 아이들과 함께 별을 보기도 합니다. 이 책 우리나라에도 다 나왔습니다.

 

 

*위에서는 만화영화라 하고 밑에서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했군요.

 

 

 

 

 

 

 

 

 

 

고개 들어 하늘을 바라보아도

별은 보이지 않는다

 

별들은 어디로……

 

셀 수 없이 많던 별들은

하늘에 떠 있기가 힘이 들었는지

사람 세상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른다

 

늘 위만 올려다보기에

 

별을 보려면,

 

 

 

 

 

 

 

소녀와 달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소녀는 자신의 별을 찾았습니다.

하늘에 별은 많고 어떠한 별을 자신만의 별로 만들어야 할지,

소녀는 쉽게 정하지 못했습니다.

밤하늘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소녀는 많은 별 가운데서

가장 커다란 별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달이었습니다.

 

“이제 달님은 저만의 별이어요.”

 

소녀가 달을 보았을 때는 커다란 보름달이었습니다.

날마다 소녀는 달한테 자기 이야기를 했습니다.

 

“달님, 오늘은요…….”

 

하루하루 흘러갈수록 달은 작아져갔습니다.

소녀는 그런 달을 보고 슬퍼했습니다.

결국 달은 그 모습을 감추어버렸습니다.

소녀는 너무 슬퍼 밤이 새도록 울었습니다.

 

“달님…….”

 

달이 모습을 감추고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저녁 어스름이 내릴 때까지 울던 소녀는 고개를 들고 서쪽 하늘을 보았습니다.

그곳에는 아주 조그만 달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소녀는 무척 기쁘고 반가워서 울음을 그치고 크게 소리쳤습니다.


“달님! 어디 갔다가 오셨어요?”

 

그런 소녀를 보고 달이 말했습니다.

 

“얘야, 난 늘 네 곁에 있었어.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란다.”

 

 

 

 

 

 

 

     아득히 먼 옛날부터 우주를 달려서 나를 만나러와줘서 고마워요

     오랜 시간이 흘러도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이게 마지막은 아니겠지요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요

  

     다른 세상, 혹은 다른 우주에서

 

 

 

 

 

     하늘은 어디까지고 이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그 하늘 아래 살고 있어요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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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1 23: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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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3 01: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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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6 11: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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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9 0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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