きみは雪をみることができない
人間六度 / KADOKAWA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는 눈을 볼 수 없다(여름의 너에게 겨울에 내가 갈게) 

닌겐 로쿠도



 




 세상엔 낫기 어려운 병이 있겠지요. 과학 의학이 발달했다 해도. 병 이름이라도 알면 좀 나을까요. 이름을 알아도 나을 방법이 없으면 그것도 괴롭겠습니다. 병에 걸린 사람뿐 아니라 식구도.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생활은 그 사람 중심이 되겠습니다. 아이가 둘이고 첫째가 아프면 부모는 첫째한테 더 마음을 쓰고, 둘째는 외롭기도 하겠네요. 그런 집 둘째는 철이 빨리 들고, 부모나 자기보다 나이 위인 형제한테 마음 많이 쓰겠습니다. 부모가 없을 때는 자신이 형제를 돌보려 하겠지요. 누구나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겠군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를 좋아하는 거겠습니다.


 다른 책 보고 우연히 이 책 《너는 눈을 볼 수 없다(여름의 너에게 겨울에 내가 갈게)》 소개를 보고, 예전에 읽었던 책 《부디, 얼지 않게끔》(강민경)이 생각났어요. 거기에는 겨울잠을 자는 사람이 나와서. 거기에서는 여성 두 사람이 친구가 되고 도와요. 한사람이 겨울잠을 자게 되고 남은 사람은 다음 봄에 만나자고 하고 끝났어요. 이번에 본 책에서는 어릴 때부터 겨울이 오면 잠을 자서 부모와 동생이 돌봐요. 앞에서 왜 아이 둘을 말했는지 알겠지요. 이와토 유키는 다섯살 때부터 겨울에 자고 봄에 깨어났어요. 그런 거 병일까요. 유키 부모는 유키 몸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 하고 이런저런 병원을 찾아가지만 딱히 이상은 없었어요. 그저 유키는 눈이 내리기 전에 잠이 들고 봄이 올 때쯤 일어났어요. 사람도 겨울잠 자면 좋게다 한 적 있는데, 그런 병에 걸린 것 같은 사람이 나오다니.


 부모와 유키 그리고 동생 후유미 네 사람 사이에 한사람이 끼어들어요. 유키가 다니는 대학에서 만난 우즈메 나츠키예요. 나츠키는 동아리 모임에서 함께 빠져나온 유키와 친해지고, 거의 날마다 함께 지내요. 다른 말 없어도 그러면 두 사람은 사귀는 걸까 생각하기도 하겠지요. 유키는 나츠키를 여름 한 때 애인이다 해요. 날마다 연락하던 유키가 구월부터 연락하지 않고 십일월엔 학교에서 보이지 않았어요. 유키가 다니는 예술학부 사람들한테 나츠키가 물어보니 유키는 겨울에 학교에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츠키는 여러 생각을 하다가 도쿄에서 유키 집인 나고야까지 찾아가요. 거기에서 나츠키는 유키가 겨울 동안 잠을 잔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런 말 들으면 어떨지. 믿기 어렵겠지만 잠 자는 사람을 보면 믿을 것 같기는 합니다. 유키 동생인 후유미는 나츠키를 별로 반기지 않았는데, 엄마는 나츠키를 반기고 다음해 2월에 유키가 깨어나면 다시 집에 오라고 해요.


 누군가를 사귈 때 그 사람을 한동안 못 만나면 힘들까요. 그런 모습이 더 많이 보이더군요. 저는 그러지 않을 것 같은데. 사정이 있어서 못 만나는 거니 그 시간 동안 자기 혼자 잘 지내도 괜찮잖아요. 이런 저 이상할까요. 나츠키는 좀 힘들어했어요. 처음에는 어쩌다 보니 기다렸지만 두번째에는 자신이 제대로 살아야 한다면서 소설을 써요. 입선도 하고. 다음에는 큰 상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해요. 유키는 나츠키랑 사귀지 않으려 했다가 나츠키 마음을 받아들이고 잠을 안 잘 동안은 함께 지내기도 해요. 유키가 몇달 동안 잠을 자고 일어나면 천천히 몸이 본래대로 돌아오는데, 미각만은 돌아오지 않아서 유키는 다른 사람은 먹기 힘든 매운 걸 먹게 됐어요. 매운 건 맛이 느껴져셔.


 나츠키와 유키가 사귀고 난 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날까 했는데, 나츠키는 예전에 유키가 사귄 사람 이야기를 듣고 서로 연락한다는 걸 알게 돼요. 그뿐 아니라 유키는 나츠키가 잠든 밤에 몰래 일어나서 밖에 나갔다가 아침에 왔어요. 그런 건 오해기는 했는데. 그런 거 꼭 넣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하긴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해도 사는 게 늘 좋지만은 않겠습니다. 말해야 할 걸 말하지 않고 알아야 할 걸 알려고 하지 않을지도. 저는 이런 사랑 이야기 안 좋아하는군요. 책 다 읽고 나서 이런 말을. 오해는 풀립니다. 마지막은 뭔가 이상했는데, 아무래도 유키가 잠들고 시간이 많이 지난 뒤에 깨어난 것 같아요. 그동안에는 겨울에만 잠을 잤는데. 한번은 한해 넘게 잤지만. 그 부분 꿈인가 했는데. 유키가 잠든 동안 식구들이 돌보는 게 쉽지 않아서 장애인 카드 같은 걸 만들려 하는 현실에 가까운 말도 했는데, 마지막에 가서 SF가 됐습니다.


 유키가 잠든 겨울을 혼자 보낸 나츠키는 그걸 힘들어했는데, 나중에는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렸네요. 그렇게 기다린 건 나츠키가 유키와 평생 함께 하겠다고 생각해설지도. 유키도 나츠키가 그 말을 해서 나츠키를 믿게 됐겠습니다. 유키는 유키 나름대로 쓸쓸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지막 장 볼 때는 어리둥절했지만, 좋게 끝납니다. 이렇게 말하다니. 식물인간이 된 사람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깨어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더하는 말


 일본말로 책을 찾아보니, 한국말로 나온 책 《여름의 너에게 겨울에 내가 갈게》가 나왔어요. 본래 제목과 다르게 나왔습니다. 어쩐지 복잡한 느낌인데, 저만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군요. 이 책이 한국말로 나올지 몰랐습니다.




희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3-10-01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03 0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03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04 2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02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03 0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きみは雪をみることができない
人間六度 / KADOKAWA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은 《너는 눈을 볼 수 없다》다. 겨울이 오면 잠이 들다니, 겨울잠인가. 아주 다르다 생각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떤 병이든 그러는 게 좋을 것 같다. 잠 자는 건 아프지 않으니 좀 낫겠다. 이건 내 생각일 뿐인가.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문 고등학교, 수상한 축제 블랙홀 청소년 문고 20
정명섭 외 지음 / 블랙홀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축제 없었어. 요즘 고등학교는 축제 있는가 봐. 중, 고등학교는 축제보다 체육대회였어. 어떻게 보면 그것도 축제인가. 하는 게 운동경기지만. 그때 그런 거 좋아했는지 안 좋아했는지. 그런 거 생각 안 하고 하면 하는가 보다 했군. 지금은 귀찮은데 그런 건 왜 해 할 것 같아. 예전에도 내가 학교 다닐 때는 학교 행사 참여했다고 했군. 그때는 별 생각없이 했어. 바보였군. 귀찮아서 싫어하는 것도 그리 좋은 건 아니겠지만. 난 튀지 않고 말 잘 듣는 사람이었어. 그렇게 살아서 학교 친구가 없나. 학교 친구가 있다고 해서 내가 지금과 많이 다를 것 같지 않지만.


 이건 귀문 고등학교 두번째 이야기로 《귀문 고등학교, 수상한 축제》야. 역사 깊은 귀문 고등학교. 귀문은 귀신이나 안 좋은 게 나타나는 곳을 가리키기도 해. 나만 이런 생각했을까. 일본 만화영화, 그것도 요괴가 나오는 것에서 들은 말이야. 지난번에도 ‘귀문’이라는 말 보면 귀신이 생각난다고 했을 거야. 고등학교 이름과 다르게 여기엔 현실이 담겼어. 환상은 없어. 아니 나도 모르겠어. 네번째에 나오는 전건우 소설 <탐정은 가면을 쓰지 않는다>는 고등학교보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 같아. 경찰이 정치가와 손 잡고 사람을 죽이고 그걸 다른 사람한테 뒤집어 씌우려 하거든. 그런 것은 다른 소설에서도 봤는데 실제로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지.


 고등학교 축제에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오면 그거 아주 기쁜 일이겠어. 안상태는 레드신드롬을 좋아하는데, 축제에 온다는 거야. 그런데 귀문 고등학교로 전학 오고 별로 친하지 않던 미라가 상태한테 누군가 레드신드롬 공연을 못하게 하려 한다고 해. 상태는 레드신드롬 공연을 방해하려는 게 누군지 찾으려고 해. 이 소설은 <축제 공연을 사수하라>(정명섭)야. 상태는 레드신드롬 공연을 지켰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공연이니 망치고 싶지 않겠어. 고등학교 축제에 아이돌이 공연하러 가기도 할까. 난 이런 생각이나 하다니. 그런 거 잘 모르기도 해. 내가 아는 건 별로 없군. 학생들 마음도 잘 몰라.


 지난번에 정해연은 다른 사람 손을 잡으면 그 사람이 느끼는 죄책감을 아는 선생님 이야기를 썼는데. 이건 환상이군. 앞에서 환상은 안 나온다고 했는데, 선생님을 깜박했어. 이번에도 그 선생님 나와. <찢어진 드레스>야. 한 반에서는 축제 때 패션쇼를 하기로 했는데, 다솔이가 입을 드레스가 찢어진 거야. 아이들은 그 일을 도운 옥영이를 의심해. 사실 옥영이는 반에서 조금 따돌림 당하는 듯했어. 못생겼다고. 고등학생이 정말 그럴까. 얼굴 가지고 남을 따돌리다니. 이런 거 생각하니 슬프군. 지금 학생은 거의 화장하고 다닌다고 들었어. 그런 거 안 해도 좋을 나이일 텐데. 화장 안 하는 아이 있으면 이상하게 여길지도. 화장 귀찮지 않나. 이것과 조금 비슷한 주제가 나오는 건 마지막 소설 <역보물 찾기>(김동식)야. 보물찾기를 준비한 반이 있었는데, 누군가 보물을 다 찾고 다시 숨겼어. 그런 일이 일어난 건 1학년 때 일어난 일 때문이었어. 누군가를 괴롭힌 사람은 그걸 잊어도 괴롭힘 당하는 사람은 잊지 못해. 그건 평생 갈지도. 자신이 한 짓을 반성하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겠지만. 그런 사람은 적은 것 같아.


 자신 때문에 누군가 죽었다는 생각이 들면 사는 게 편하지 않겠어. <아무도 모르게>(조영주)에 나오는 김민정은 어릴 때 일어난 일 때문에 그렇게 힘을 쓰지 않고 살았어. 민정은 어릴 때 살인자를 만났는데, 그 사람은 자기 딸을 찾는다고 했어. 민정이가 그 사람을 돕다가 다른 아이를 만나고 그 아이도 도와줬어. 어느새 그 아이와 남자는 사라졌어. 그 아이는 죽었어. 범인은 십대 여자아이를 여럿 죽인 사이코패스였어. 민정이는 그때 열살 밑이었어. 그래도 민정인 다른 아이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여기고 자신도 그 나이가 되면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런 생각까지 하다니. 아버지가 살인마인 것도 살아가기 힘들겠지만, 자기 대신 죽임 당한 사람이 있다고 믿으면 살기 힘들겠어. 아버지가 살인마인 아이도 민정이도 잘못이 없는데. 어쩐지 두 사람 마음 알 것 같기도 해. 자신만 제대로 산다고 괜찮지 않잖아. 어쩌면 내가 엄하게 생각하는 건지도. 난 식구도 윤리 도덕을 지키고 살기를 바라. 자신은 자신이 지키면 되지만 남의 마음은 어쩌지 못하지. 그래도 식구에 안 좋은 짓하는 사람이 있다면 떳떳하게 살기 어려울 것 같아.


 애리 아버지는 살인마에 사형수야. 지난번에는 귀문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는데. 학교 아이들은 애리 아버지 일을 알게 되고 애리도 사이코패스다 했어. 고등학생 애리 좀 이상하기는 했어. 친구 해환한테 집착했거든. 그런 애리가 이번엔 민정이 죽지 않기를 바라고 찾아와. 애리는 민정이한테 살라고 해. 나도 민정이가 살았으면 해. 애리도.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3-09-28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 보니 그런 시절이 있었네요. 우리 학교 땐 정말 체육대회, 교내 합창제, 백일장 뭐 그런 행사가 많았는데 지금은 축제라고 하는가 보네요. 그땐 공부하나 안 한다는 것 뿐 좋은 줄 몰랐는데 그립네요. 지난 코로나 3년동안 축제 한 번 못해보고 졸업한 아이들 생각도나고.ㅠ

희선 2023-09-28 23:52   좋아요 1 | URL
체육대회 하나라도 나가서 이기면 좋지만, 지면 아쉽기도 했네요 그런 때는 왜 우는지... 지금 생각하니 조금 우습기도 하네요 즐기면 좋을 텐데, 제대로 못 즐긴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저는 그랬다 해도 다른 아이는 즐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학생들 못한 거 많았겠네요 2023년엔 조금이라도 나았기를... 코로나 기간에 학교에 들어가고 졸업한 아이는 학교에서 한 게 별로 없겠습니다


희선
 
우중괴담 스토리콜렉터 10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서운 이야기 하기에 좋은 분위기는 어떤 걸까. 늦은 밤, 비가 오는 밤, 눈에 갇힌 밤. 밤은 빼놓지 않는구나. 난 무서운 이야기 해 본 적 없다. 아는 게 없으니. 겪은 일도 없다. 아니 한두번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무서운 일은 아니었다. 여기에 담긴 이야기에는 소설가가 야간 경비를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소설가는 종교시설에서 야간 경비를 하면서 소설을 쓰려고 한다. 한차례 그곳을 돌아보고 와서 소설을 쓰려고 했는데, 소설가 자신이 쓰지도 않은 말이 공책에 쓰여 있었다. 이 말 왜 하느냐 하면 나도 비슷한 일이 있어서다. 컴퓨터 쓰면서 뭔가 쓰려고 한 것 같은데 그때 무척 졸렸다. 졸린데 난 뭘 쓰려고 했던 걸까. 잠깐 졸다가 깨서 컴퓨터 모니터를 보니 글 제목 쓰는 칸에 ‘지옥에나 가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그때는 깜짝 놀라 글쓰기 누르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아쉽다. 남겨두는 건데. 내가 그걸 쓰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건, 그때 난 그런 생각 안 해서다. 안 좋은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그건 누가 쓴 걸까. 여전히 수수께끼다. 야간 경비하던 소설가가 쓴 말이 ‘지’여서 그 일이 생각났다. 일본말을 한국말로 옮겼을 때 ‘지’지만.


 미쓰다 신조는 호러와 추리를 섞은 이야기를 쓴다. 어떤 이야기는 어느 정도 설명이 되지만, 어떤 이야기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기도 한다. 미쓰다 신조는 세상에는 그런 것도 있다고 말한다. 괴담은 그저 괴담으로 받아들이자고. 그건 그렇겠지. 세상엔 인과 관계가 뚜렷하지 않은 일도 있다. 무서운 이야기는 더 그럴지도. 무서운 이야기를 하면 무서운 일이 일어난다는 건 부조리하지 않나. 앞에서도 말했듯 난 무서운 이야기를 즐기지 않는다. 그런데도 미쓰다 신조 소설은 조금 봤구나. 미쓰다 신조는 다른 사람한테 들었다면서 글을 쓰기도 한다. 그건 정말 다른 사람한테 들은 이야길지 뭔가를 보다가 알게 된 이야기를 그런 식으로 쓴 건지. 이 책 《우중괴담》은 다른 사람이 경험한 일을 미쓰다 신조가 듣고 여러 가지를 바꿔서 썼다는 설정이다.


 얼마전에도 미쓰다 신조 소설을 봤는데 또 봤구나. 미쓰다 신조 소설에는 어린 남자아이와 할머니가 나오기도 하는데. 지난번에도 그런 게 나왔고 여기 담긴 <은거의 집>에도 나왔다. 미쓰다 신조는 할아버지가 없어서 할머니와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그런 경험을 해서 소설에 자주 썼나 보다. 미쓰다 신조 소설을 몇해 동안 보다보니 어떤 공통점을 알게 됐구나. 소설을 본다고 미쓰다 신조 작가를 알 것 같지는 않다. 어린이는 무서워하면서도 하지 마라 하면 그걸 하기도 한다. <은거의 집>에 나온 아이도 다르지 않았다. 아이는 집에서 먼 곳에서 이레를 지내야 했는데 자신을 돕는 할머니가 한 말에서 울타리 밖으로 나가면 안 되고 다른 사람이 말 시키면 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어겼다. 그래도 아이는 큰일을 겪지 않고 끝났다. 큰일은 죽는 거겠지. 아이는 자라고 어른이 되고 어릴 때 일을 작가한테 말했다.


 여기 담기 이야기는 모두 다섯 편이다. <은거의 집> <예고화> <모 시설의 야간 경비> <부르러 오는 것> <우중괴담>. 앞에서 어린이가 하지 마라는 거 한다고 했는데, <부르러 오는 것>에서도 그랬는데, 거기 나온 사람은 어린이가 아니다. 그거 읽으면서 하지 마라는 거 왜 하는 거야 했다. 호기심 때문이었을까. 그 사람이 그걸 어겨서 할머니나 어머니가 죽지 않았을까 싶은데. 자신이나 딸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걸 깨닫고 그 사람은 조심했다. 지금도 조심하고 살지도 모르겠다. 모르는 뭔가가 사람을 부르러 오는 건 미쓰다 신조 다른 소설에서도 본 것 같은데. 같은 작가니 비슷한 걸 쓰기도 하겠지. 그리고 비.


 비가 오면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비가 오면 낮인데도 세상이 어둡다. 그럴 때 마물 같은 게 나오기 쉽겠다. 미쓰다 신조 소설에는 비가 올 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이야기가 여러 편이다. 비 올 때만은 아닌가. 나가면 안 되는 곳을 나가거나 들어가면 안 되는 곳에 들어가도 그렇구나. 사람 뒤를 따라오고 사람을 무섭게 하는 정체는 뚜렷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건 뭘까. 정체를 모르기에 무서운 거겠다. 무언가 뒤를 따라올 때 돌아보면 거기엔 뭐가 있을까. 자기 자신. 자신이 잘 아는 누군가. 이건 별로 무섭지 않을까.


 누군가 그린 그림이 실제 일어난 일 있을까. 앞으로 일어날 일을 꿈에서 보면 그걸 예지몽이다 하는데 그림도 그럴지. <예고화>는 내가 놓쳐서 잘 몰랐던 것도 있었다. 나중에 그걸 알고 아쉽게 여겼다. 그걸 안다고 달라질 건 없지만. 여기엔 추리할 것도 있다. 아이는 자신이 그리는 그림에 힘이 있다는 걸 알고 그렸을지. 아주 모르지 않고 어렴풋이 알았을 것 같다. 그 그림에 담긴 저주 같은 것에서는 달아날 수 없나 보다. 아니 자신이 살려고 그림에 다른 그림을 그려서 안 좋게 끝났을지도.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3-09-25 1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공포체험 하셨군요..과연 누가 썼을까요? 설마?? 귀신??

희선 2023-09-26 00:28   좋아요 1 | URL
정말 그때 그걸 누가 썼는지...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제가 기억 못하는 거고 제가 썼을지...


희선

감은빛 2023-09-27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끔 우리가 겪는 어떤 일들을 쉽게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지요.
그럴 때 우리는 미스테리나 귀신 등 초자연 현상으로 연결시키기도 해요.
저는 어려서부터 몇 차례의 이상한 일들을 겪었어요.
그걸 그저 귀신이나 심령현상 등으로 치부해버리는 건 쉬운데,
정말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추적해 파헤치기는 쉽지 않죠.
당장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적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근데 희선님께선 정말 그런 말을 쓰실 것 같지 않은데,
누가 썼을지 궁금하네요.

희선 2023-09-27 23:47   좋아요 0 | URL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 알기 어렵기도 하겠습니다 그런 걸 파헤치면 알지... 평생 그런 거 한 사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그저 신기한 일이 다 일어났네 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아주 많이 믿거나 아주 믿지 않거나 하지 말고... 유연하게 받아들이면 좋겠네요 멋대로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감은빛 님은 이상한 일 여러 번 겪으셨군요 귀신이라고 해서 다 무서운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을 도와주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희선
 
알라딘 버라이어티 팩 세트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한 가지가 아닌 다섯 가지 커피, 좋네. 이름도 ‘버라이어티 팩 세트’가 아닌가. 다섯 가지에서 딱 하나 안 마셔 봤다. 안 마셔 본 게 있어서 좋기도 하구나. 그때는 왜 안 샀을까. 커피 안 사는 달도 있는 거지. 커피는 마시지만...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3-09-26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게 있었군요. 근데 마침 품질이네요. 전 그냥 인스턴트 먹지만 관심이 가네요. ㅋ

희선 2023-09-27 23:21   좋아요 1 | URL
이상하게도 제가 사고 쓰려고 하면 품절일 때가 있더군요 이건 다시 나올지 모르겠지만, 다른 건 나중에 다시 나오기도 했어요 커피맛 다 알지는 못하지만, 여러 가지여서 괜찮기도 합니다 알라딘에서 드립백 커피를 마셔서 그런지 이거 안 마실 때 원두 커피 생각나기도 해요 생각나는 건 카페인일까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