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노명우 지음 / 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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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은서점은 서울 은평구 연신내에 있다고 합니다. 연신내가 어딘지 잘 모르면서 말했네요. 저는 잘 몰라도 서울에 사는 사람은 알겠지요.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에서 니은서점은 주5일, 주 스물여덟시간 일하는 독립서점이군요. 이거 참 좋네요. 누군가는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 일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할지 몰라도. 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에는 그런 생각했네요. 오후 2시에 문 열고 밤 8시에 닫는다니. 일요일에는 문 닫는 시간이 더 일러요. 저녁 6시예요. 다른 것보다 이걸 먼저 말하다니. 보통 책방은 아침 8시 30분쯤 문 열고 밤 10시에 닫을지. 11시까지 할까요. 지금은 그렇게 늦게까지 문 열지 않을지도 모르겠군요. 코로나19로 다들 집에 일찍 들어갈 테니. 일찍 집에 들어가면서 책방에 들러 책 한권 사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저도 그런 적 없으면서 말했군요.

 

 노명우, 이름은 들어본 것 같습니다. 책 제목을 봤습니다. 어떤 책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는 읽다가 말았습니다. 저도 이게 정확한 기억인지 잘 모르겠지만. 사회학자라 합니다. 사회학자가 책방을 하게 되다니 싶네요. 하던 일과 다른 꿈을 가지는 것도 괜찮겠지요. 아주 동떨어진 건 아니군요. 저는 그저 책 읽고 살기밖에 없지만. 책방도 장사기 때문에 사람과 잘 어울려야 합니다. 노명우는 이런 어려움은 말하지 않았는데 제가 썼군요. 니은서점은 부모님을 생각하고 한 거더군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한해 두달 뒤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장례식에서 받은 돈과 부모님 이야기를 쓴 《인생극장》 인세는 부모님을 생각한 걸 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게 서점이에요. 지금은 세상에 없는 부모님이지만, 그런 노명우를 보고 저세상에서 기뻐하지 않았을까요.

 

 책방이라고 해도 어떤 책이든 있지는 않아요. 니은서점은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를 전문으로 해요. 한가지를 전문으로 하는 것도 괜찮겠지요. 아니 인문사회과학예술이 하나는 아니군요. 책방이 그리 크지 않아서 거기에 놓을 책은 잘 골라야 하겠더군요. 자신이 살 책을 생각하고 책방에 가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우연히 책방을 보고 들어가는 사람도 있겠지요. 니은서점은 그런 곳일 것 같습니다. 니은서점은 포르투의 델루서점과 파리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를 생각하고 한 곳이에요. 저는 둘 다 모릅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들어봤던가. 아니 모릅니다. 둘 다 영화에 나오고 잘 알려졌답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이름이 잘 알려진 작가가 갔던 곳이더군요. 니은서점이 델루서점이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처럼 되는 것도 괜찮겠네요. 하지만 이름이 많이 알려져도 안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이러네요. 니은서점이 이름이 많이 알려지면 책을 사러 가기보다 그냥 구경하러 가는 사람이 많을 것 같으니.

 

 니은서점은 2018년 9월 2일에 문을 열고 2022년에는 네해가 됐군요. 이 책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은 니은서점이 문을 열고 두해가 지나고 나왔는데, 니은서점 아직도 있겠지요. 거기에는 한번 가면 또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왔다가 돌아갈 때 책을 사 가는 사람도 있더군요. 코로나19 전에는 주마다 작가와 책 읽는 사람이 만났답니다. 한달에 한번도 아니고 한주에 한번이라니. 지금은 어렵겠군요. 온라인으로 할까요. 본 적 없지만 유튜브 채널도 있답니다. 니은서점에는 북텐더가 있어요. 북텐더는 바텐더에서 따온 거예요. 저는 바텐더가 어떤지 잘 모릅니다. 그저 책에서 바텐더가 손님 말을 잘 들어주는 걸 봤습니다. 바텐더는 손님한테 맞는 칵테일을 권하고 북텐더는 손님한테 맞는 책을 권합니다. 자신이 보고 싶은 책이 있는 것도 괜찮아요. 그런 사람은 그저 니은서점에서 편하게 책을 고르면 됩니다.

 

 동네에 있는 작은 책방이지만 이건 겉모습일 뿐입니다. 노명우는 니은서점이 작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에는 많은 게 담겨 있습니다. 책방은 많은 게 담긴 책이 모인 곳이지요. 저는 작은 책방에 들어가기 잘 못하겠지만, 니은서점에 가서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니은서점은 서재 같은 책방이랍니다. 니은서점이 집에서 그리 멀지 않다면 한번 가 보세요. 광고 같은 말을 했네요. 저는 지방에 살아서 못 갈 텐데. 니은서점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도 있기는 한데, 다 안 해서. 조금 미안하네요. 니은서점이 힘들어도 잘 버티면 좋겠습니다. 문 닫는다는 소식 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희선

 

 

 

 

☆―

 

 책을 사는 기쁨은 책을 읽는 기쁨 못지않은 기쁨입니다. 책이 잔뜩 꽂힌 서가는 버릇처럼 책을 사는 사람에겐 책을 사며 누렸던 기쁨의 기억 전시장과도 같습니다. 고수들은 읽으려고 책을 사기도 하지만, 사는 기쁨을 누리려고 책을 사기도 합니다. 물론 산 책을 다 읽지는 못하죠. 저 역시 서가에 꽂힌 책을 “모두 다 읽었냐”는 질문을 꽤 자주 듣습니다. 대답하기에 살짝 까다로운 이 물음을 받으면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먼저 “설마요?” 한 뒤에 “책은 읽으려고 사는 게 아니고, 산 책 가운데서 읽는 것이다”는 말을 인용합니다. 누가 가장 먼저 이 멋진 답을 생각해냈는지 모르지만 책을 모으는 사람을 위한 정말 환상의 자기방어 논리 아닌가요?  (2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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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3-29 06: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기는 가보지 않았지만 이런 독립서점이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책 사는 기쁨은 홈쇼핑 하는 기쁨과 비슷한거 같아요 ^^

희선 2022-03-30 00:30   좋아요 3 | URL
책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사는 기쁨을 많이 느끼겠습니다 책이 있으면 언젠가 볼 거야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죠 새파랑 님은 사고 바로 보시겠습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03-29 11: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연신내 니은서점
기억해 두었다 가봐야겠어요.
연신내 몇 번 간 적이 있는데 이곳은 전혀 몰랐어요. 횟집만 갔었네요 ㅎㅎ
주인장도 그렇고 외관도 마음이 훅 당기네요.
저 초록색 너무 좋아해요. 노랑 불빛과 어울려 따뜻하고 포근하네요. 편안한 느낌.
꼭 잘되는 독립서점이 되면 좋겠어요. ^^

희선 2022-03-30 00:37   좋아요 3 | URL
책방 색은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와 비슷한 느낌으로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작가가 초록색을 좋아할지도 모르겠네요 연신내에 횟집이 있군요 언젠가 프레이야 님이 이 책방에 가시면 알려주세요 그날이 빨리 오면 좋을 텐데... 자세히는 모르지만, 여기에서는 혼자 읽기 어려운 책 함께 읽기 같은 거 하는가 봐요 온라인으로... 그런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희선

얄라알라 2022-03-29 1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제목 하도 역설(?^^;;) 적이어서 한 번 듣고 바로 머릿속에 콕 박혔던...사회학자 노명우 선생님이 책방이라니!!! 정말 잘 될 거 같은데요?^^

희선 2022-03-30 00:39   좋아요 2 | URL
니은서점 아직 괜찮더군요 다른 분이 책을 함께 읽은 걸 쓰셔서... 아주 잘되지 않아도 오래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어느 정도가 잘되는 걸지...


희선

stella.K 2022-03-29 10: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노명우 교수가 하는 곳. 연신내면 서울 지하철 3호선 거의 끝일거예요. 물론 그 넘어가면 일산가는 거지만. 넘 멀어서 전 엄두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집에서 몇 정거장 떨어져있지 않은 광활한 우주점도 안 나가는데요 뭐.ㅋㅋ

희선 2022-03-30 00:41   좋아요 3 | URL
가게가 다른 곳보다 좀 싸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서울은 땅값이 아주아주 비싸잖아요 거기 살지 않아도 그렇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저기는 서울이면서 변두리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일지도 모르겠네요 거기를 넘어가면 일산이라니... 가까이 있으면 한번 가 볼까 해도 멀면 가기 힘들죠


희선

페넬로페 2022-03-29 14: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서울에 살아도 연신내는 한번도 가보지 않았어요 ㅎㅎ
독립서점 가보고 싶은데 길찾기에 검색해보니 제가 사는 곳에서 한시간도 넘게 걸려요~~
그래도 날 좋은 날, 한 번 가보고 싶네요^^

희선 2022-03-30 00:43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 님이 사는 곳에서 한시간 넘게 걸리는군요 그것도 그렇게 적지 않은 시간이네요 꼭 갈 일이 있지 않으면 좀 먼 곳은 잘 안 가잖아요 이곳이 잘돼서 서울에 살면 누구나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으로 옮기면 좋겠네요 그런 곳은 어딜지...


희선

mini74 2022-03-29 17: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서점 이름 참 예쁘네요. 이러다 잘 됐음 좋겠습니다 ㅎㅎ

희선 2022-03-30 00:44   좋아요 3 | URL
이름에 있는 니은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이러다 잘되기를... 책방뿐 아니라 글도 쓰고 교수기도 하군요 다른 것도 해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희선

서니데이 2022-03-29 2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저자는 사회학자인데, 작은 동네 서점을 여셨나봅니다.
저자의 전공에 맞는 사회학 분야의 좋은 책이 있을 것 같아요.
전에는 동네 서점이 여러 곳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없어졌어요.
이 서점 오래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희선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2-03-30 00:47   좋아요 4 | URL
시작할 때는 오래 하려고 했을 텐데... 코로나19로 문 닫은 책방도 있더군요 코로나19는 여전하다니... 2022년이 끝날 때는 좀 나아지면 좋겠습니다 동네책방이나 독립서점은 오래 하기 힘들겠지요 작다고 해도 사람이 가지 않으면 안 되니... 아직 있는 곳은 문 닫지 않으면 좋겠네요 여기에 가면 좋은 책이 있을 듯도 합니다

서니데이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그레이스 2022-03-31 07: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번 가봐야지 했는데 아직도 실행하지 못했네요!

희선 2022-04-02 01:38   좋아요 0 | URL
언젠가 편하게 다녀도 괜찮을 때 가면 좋을 듯합니다 그때까지 없어지지 않기를... 그 동네 사람이 책을 사면 좋겠네요


희선

scott 2022-04-01 1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소상공업종이 골목 마다 자리 잡아서 드나드는 이들에게 좋은 경험 추억 많이 안겨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주 가는 곳 골목길 폐업 하고 사라진 황량함,,,
코로나가 남긴 상처가 너무 깊네요.

희선 2022-04-02 01:44   좋아요 0 | URL
코로나 때문에 문 닫은 작은 책방도 있고 책방뿐 아니라 문 닫은 가게 많겠네요 어떻게든 문 안 닫은 곳은 앞으로도 괜찮기를 바랍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하는 건 사니 그런 곳은 전보다 나을 것 같기도 한데... 이런 곳은 거기 사는 사람이 자주 가야 괜찮겠습니다 책방은 가기 어려울지... 이 책을 보니 이 둘레에는 부동산 중개소가 많더군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