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에게 하늘 나라를 묻다 - 예수님의 비유에서 삶의 답을 찾다
전원 지음 / 생활성서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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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미사도 드리러 가지 않는 요즘. 내 신앙생활을 이어가게 하는 중심에는 성경이 있다. 꾸준히 매일 미사를 읽고, 함께 복음을 쓰는 것이 지금의 내 신앙생활이다. 거기에 출근길에 묵주기도 정도? 그래도 청년 성서 모임과 소공동체 모임, 영적 독서를 통해 성경에 대해 익숙하다 생각했으나 잘 모르기에 자만했고, 아는 듯하면서도 불편하게 만들던 성경의 내용들. 여러 가지로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한다.


  겨자씨 비유. 성경을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미사 시간 한 번은 들어봤을 내용이다. 천주교는 물론 개신교 등 그리스도교 신자들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내용이 아닐까? 예수님께서는 비유로 많은 것을 얘기하셨기에 복음의 비유를 안다는 것은 중요하다. 물론, 아는 것으로 끝이 난다면 무의미하지만 그렇게 흘려 버리는 일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 부끄럽다.


  특히, 이번 책을 읽으며 '밀밭의 가라지 비유'에 대해 많이 배우고 깨닫게 된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될 일에 얼마나 오지랖을 떨었는지도 알게 한다. 그러고 보니 주일에 읽은 '영성'에 관한 책에서 평신도의 영성의 색깔과도 연계가 되는 부분이다. 내가 뭐라고 판단을 하고 심판했는지...


  본당에서 소공동체 모임을 진행할 때 그룹원들에게 해줬던 말도 떠올리게 된다. 그때도 시간이 흘렀기에 말할 수 있었던 내용이었다. 성당에 사람이 아닌 하느님을 보고 다니라는 말은 어찌 보면 맞는 듯하면서도 틀린 말이었는지도...


  복음의 여러 비유가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결국 우리 삶의 모습을 담고 있음을 책을 통해 배운다. 같은 내용을 읽더라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상황과 때에 따라 내게 복음이 다가오는 모습도 달랐음을 알게 된다.


  누구나 그 내용 들었다고 해서 온전하게 기억하는 것은 아니고, 기억한다고 해서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이해한다고 해서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것도 아님은 알고 있다. 아는 게 아는 것만으로 끝나는 게 가장 무의미하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시간이었다.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이나 그리스도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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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하느님을 바라보다 - 일상에서 발견하는 나의 영성
윤주현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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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기저질환이 있기에 미사에 여전히 못 나가는 내게 영적 독서는 신앙생활을 이어가게 해준다. 지난번 기도에 관한 묵상집에 이어 이번 캐스리더스 책은 '영성'을 다룬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이미 영성 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에 집중한다. 그리고 세례 때에 받은 소명에 대해서도 공의회 문헌 교회 헌장의 다음 부분을 읽으며 되새긴다.


  내가 잘해서 하느님께 불린 것이 아니었음을 떠올린다. 우연하게 부름에 응답해 지금의 내가 있었다. 나도 내가 세례를 받아 가톨릭 신앙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군대에서 영세를 받은 지인의 얘기를 듣기 전까지 성당 근처에도 가본 일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대에서는 세례도 받지 않았는데 천주교 종교행사에 참여를 하려 애를 썼다. 그로 인해 고참들에게 갈굼도 당했고, 오랜 시간 기다려(18개월 요즘은 군 복무 기간이 18개월이라던데...)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병장이면 편하게 정비를 할 수 있는 일요일 오전 시간을 종교행사, 미사를 드리며 보냈다. 결국 제대 후에도 불교 신앙을 가진 집이지만 허락을 받아 지금까지 꾸준히 신앙생활을 하는 것. 그게 어쩌면 내 영성생활이 아닐까?


  '영성'이란 말은 신앙생활을 하며 익숙하게 들었다. 하지만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모르고 지내왔다. 2장을 통해 영성의 정의에 대해 알고 간다.


  '영성은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성을 표현한 것으로서, 구체적으로는 우리 각자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우리 각자가 그분께 드리는 고유한 사랑의 표현방식'이라는 말을 생각하게 된다. 결국 누구처럼 이 아닌 각자 자신이 되어 각자가 걸어야 하는 게 영성의 길이라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뒷부분에 나오는 영성의 색깔에서 평신도 영성이 '무지개색'이라는 말은 꾸르실료의 '데 꼴로레스'를 떠올리게 한다.


  책에서 소개되는 '펀치넬로'라는 어른 동화 이야기를 들으면 내 얘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너무 주변에 무게 중심을 뒀다. 이제라도 나에게 더 무게를 두는 삶을 살려고 하는 중이라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3장에서는 신학의 꽃이라는 영성 신학에 대해 소개가 된다. 수덕 신비 신학을 계승했고, 실천 신학에 속해 윤리 신학과는 사촌지간에 있는 신학. 하느님께서 교회를 통해 보여 주신 계시 진리를 비롯해 신자 개개인의 신앙 체험에서 시작되어 은총을 통해 이루어지는 초자연적 삶을 밝히는 학문이기에 신학의 꽃이라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4장의 질문은 신앙생활을 하며 영적 독서와 성경 공부 등을 한 이들이라면 답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 답대로 살아가지 못함에 목소리가 작아질 것 같다.


  '하느님과 깊은 사랑의 일치를 누리며 그분을 직접 대면해 관상하는 행복한 삶'(p.136)을 지속적으로 만드는 여정에 대해 5장에서 구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 5장의 내용은 앞서 3장에서 언급되었던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에 의해 확정된 세 단계의 여정을 다룬다. 그동안의 내용이 영성에 대한 이해를 전했다면 5장에서는 그 실천에 대해 다루며 우리 신앙생활의 여정을 돌아볼 시간도 갖게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내 여정이 '정화의 길'을 지나 '조명의 길' 문턱을 넘었다가 다시 '정화의 길'로 돌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조명의 길'의 모습과도 어우러지는 모습도 있으나 그에 못 미치는 부분이 더 많기에 그렇게 여겨지는지도 모르겠다. 세례를 받은 지 이제 곧 20년이 되어 가는 지금 위기의 시기에 내 영성 생활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었고, 어떻게 그 여정을 다시금 잘 걸어나갈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보게 하는 내용이었다.


  각장 끝에 나오는 아가서의 구절들은 주님을 찾는 신앙인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구절들이라 아가서를 제대로 완독하지 않았기에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구절들이 보인다. 연서 같은 구절들이라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부록으로 영성 신학에 대해 더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다루며 책은 마무리된다.


  분명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 가장 신앙생활이 타올랐던 시기였던 것 같다. 결국 사회생활과 먹고사는 일 등 방황 속에서 그 불길은 불씨가 되어 조용히 타고 있는 시기. 코로나19로 온전한 신앙생활이 어려워진 때 적절하게 만난 영적 독서로 내 영성 생활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할 수 있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신앙생활이 흔들리는 이들이나 그 방향에 대한 의문이 드는 신자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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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하루 10분 글쓰기
조이 캔워드 지음, 최정희 옮김 / 그린페이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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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고 싶어 글쓰기 신간을 꾸준히 지켜본다. 7년 이상 방치했던 티스토리 블로그에 매일 글을 끄적거린지 이제 2개월 정도 됐다. 그 시간이 아마도 10분 남짓하지 않을까?(그 이상 걸릴 때도 있다) 제목에 제대로 낚였나? 나름 꾸준히 끄적이는 김에 제대로 책에서 다루는 내용을 따라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됐다. 180페이지도 안 되는 두께라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책은 '들어가며'와 '마치며'를 제외하면 '1장 글쓰기 여정의 시작'으로 시작해 '10장 멀리 내다보기'로 끝을 맺는다. 실제 글을 쓰는 여정을 함께 하는 역할을 해주는 책이라 여백이 많이 보인다. 적절한 분량의 저자의 글과 함께 독자이자 글을 쓰고자 하는 이에게 주어지는 여백은 쉽게 손대지 못하게 한다(이건 내 책 읽는 습관 때문에 더 두려운지도 모른다). 여백과 함께 곳곳에 보이는 삽화는 글 쓸 분위기로 이끈다.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들을 위해 친절하게 어떤 것을 써야 할지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또, 그에 따른 내용을 직접 써볼 수 있는 질문들을 적은 후 다시 더 진도를 나아가며 글을 쓸 수 있게 한다. 창작 과제로 글쓰기를 배운 내게 편하게 다가오는 내용이었다. 누가 보지 않아도 좋다. 그냥 쓰면 되고,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보여주고 아니면 나만 볼 수 있는 글이다.


  책을 읽다 '6장 리듬과 함께 사유하기'에서 반갑게도 '시쓰기'를 만난다. 그중 아크로스틱 만들기는 내가 많이 활용한 3행시 쓰기와도 이어지는 내용이라 반가웠다. 책에 나온 규칙에 맞춰 예문의 글로 아크로스틱도 적어본다.


'집에 가면/이미 드러난다/좋다는 말은 필요 없지/다 몸으로 알 수 있으니까'

-집이 좋다


  '여백 만들기'에서 '산문을 시로 바꿔보기'는 산문시를 잘 쓰지 못하는 내게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다. 마치 일본어 공부를 하던 때 가타카나를 익히기 위해 히라가나로 했던 방법이랄까?


  책을 읽으며 큰 부담이 없었고, 배울 게 있어 더 좋았던 책이다. 하루 10분의 글쓰기 속에서 나를 찾기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그 시간이 반복되며 내 안에 있는 글쓰기 세포들이 살아나는 것은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두껍지 않지만 어떻게 글을 쓸지 잘 안내하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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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초영문법 - 유튜브 영문법 1위, 타미샘의 마지막 기초영문법
김정호 지음 / 바른영어사(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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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덕에 영어와 가까워질 계획은 시간 속으로 사라졌다. 새로운 직장을 얻고 새로운 공부를 하는 중 '마지막'이라는 쉽지 않은 단어를 붙인 영문법 책을 만나게 됐다. 가수 김연자 씨의 역주행 히트곡 <아모르파티>의 '자신에게 실망하지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인생은 지금이야'라는 노랫말이 불현듯 떠오른 것은 왜일까?



  책은 솔직히 보기 싫어질 것처럼 디자인이 되어 있다. 이미지 위주의 편집이 익숙한 시대 텍스트 위주의 책이라니... 제대로 교과서를 마주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생각을 해보면 내가 학창 시절 배우던 책들도 다 이랬다(다만, 그때는 자의적으로 본 것은 아니다). 뭐 쉽게 접근한다고 해서 쉽게 익혀지는 것이었다면 이미 익숙해지고도 남았을 영어. 학창 시절의 기분을 내며 책장을 넘긴다.


  빼곡한 머리말에 말문을 잃는다. 그래도 다행히 한글임에 감사하며 차근차근 읽어간다. '가시밭길 끝에 영광의 면류관이 있다는 진리를 기억'하라는 말로 공부에 쉬운 법은 없다는 것을 되새기는 말들이다. '책의 구성 및 특징'에서 책이 어떻게 구성되며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적고 있다. 3개의 QR 코드가 나오는데 1, 2번 QR 코드만 보면 될 것이다. 1번 강의 영상은 3시간이 넘으니 제대로 시간을 내어 마음먹고 접속을 해야 할 듯하다. 2번 영상도 1시간가량이니 해당 파트를 공부할 때 참고하기 좋은 내용들이다.



  책은 UNIT 01 알파벳으로 시작해 UNIT 24 관계사절로 끝이 난다. 알파벳을 정말 기존에 익히던 것과 다르게 제대로 접하게 만든다. 저자가 그동안 연구한 발음을 적용해 쓰인 한글 발음으로 연습하다 보면 조금의 감 같은 게 생기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영어학습이 잘되지 않는 게 내 탓이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 위안도 얻는다.


  책 만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하려 설명이 자세해 글이 많다. 어쩌면 빽빽한 글자에 질려 책장을 펼쳐보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이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학습 커리큘럼은 10주 과정으로 되어 있는데 각각의 시작 주간에 1일부터 7일까지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도 제시한다. 어떻게 공부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책에서 권하는 방식으로 따라가는 게 진리가 아닐까? 배우다 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저자 스스로 책의 부족한 부분을 공개하고 인정하며 시작하는 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저자가 가만히 있으면 나 같은 사람은 그냥 모르고 지나갔을 일이나 저자의 진솔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암기 위주의 공부가 아닌 이해하기 위한 기초 영문법을 다루기에 괜히 '바른영어훈련소'가 아님을 생각하게 된다. 각 유닛별로 자세한 설명은 전반적으로 이어지기에 독학이 가능케 하는 내용이다. 강의가 아쉽다면 앞 부분에 보이는 QR 코드 속 강의를 함께 들어보는 것도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제목에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문창과에서 글을 쓸 때 제목에 잘 붙이지 않는 강력한 단어였다. 그럼에도 책 제목에 '마지막'이 붙어 있어 얼마만큼의 자신감인지 확인하고자 읽은 책이나 빼곡한 글자에 오히려 내가 더 놀란 시간이었다.


  기초영문법을 처음부터 홀로 다시 공부하고 싶은 성인들과 아직 영어공부가 낯설지 않은 이들이 보면 좋을 책이 될 것 같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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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 출세욕 먼슬리에세이 2
이주윤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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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될 생각이 있었던가? 특별히 작가를 꿈꾸진 않았다. 그냥 작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문예 창작과에 입학했고, 작사와 가장 비슷한 과목인 시를 전공했다. 그 전공으로 뭐 먹고 사겠냐는 가족들의 걱정은 졸업 후 첫 직장인 법무사 등기 사무원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인터넷 발달은 과거 법무사 호황을 무색하게 만들어 하향세를 타다 결국 서른에 일을 그만두게 된다.


  뜻한 바가 있는 게 아닌 생업. 다시 전공을 살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직을 하고, 먹고살기 위해 이직에 이직을 거쳐 인터넷에 끄적거리며 지금까지 왔다. 여전히 글은 쓰고 있으나 목표했던 작사가나 전공했던 시인도 아닌 그저 두 번째 스무 살도 지난, 블로그에 글을 끄적이고 있을 뿐이다.


  책 제목에 끌린다. '팔리는 작가'는커녕 내 책을 내본 적도 없다. 지인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함께 공부했던 후배들은 시인으로 등단해서 자신의 길을 가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후배 동기들은 더 많다. 책을 좋아했고, 졸업 후 책을 더 많이 읽으며 언제부턴가 내 책을 내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출판사 대표를 하는 친한 형과 갑을로 계약을 하기로 했으나 그 계약은 언제 성사될지 여전히 미지수다.


  작가의 책은 처음 읽는다. 읽기 편하다. 날 것 같다. 남 얘기 같지 않은 얘기들에 공감대를 갖게 된다. 소설가 김애란에 대한 얘기(걱정 마시라 나는 동갑에 같은 학교는 아니나 문창과 나왔는데 이러고 있다)에 미소를 짓게 되기도 한다. 작가와 아버지와의 일화도 웃픈 내용이다.


  여전히 제도권 문화에 녹아들지 않은 이들이 겪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나도 20대 중반부터 지겹게 들어온 말이다). 뭐 결국 결혼할 사람들은 아무 말 안 해도 때 되면 간다. 절대 안 할 것 같아도 가는 이들도 꽤 봤다. 그리고 그렇게 좋아서 결혼한다고 해도 지지고 볶고 사는 이들도 있는 반면 빠르게 다녀오는 이들도 요즘은 꽤 많다. 이무송 같은 남자를 만난다면 작가도 결혼하지 않을까?


  파트 1이 신세한탄 같은 작가의 삶이 보이는 글이라면 파트 2는 그동안 작가로 살아온 이의 기록이 있다. 특이한 이력을 지닌 작가. 내 학창 시절의 모습들이 떠오르게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문창과 졸업 후 법무사 일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전공을 살리려 여의도 금산빌딩 한국 방송작가협회 교육원 구성작가 과정을 수료했던 때도 있었다(내 돈 내고 배우려 하는데 면접도 봐야 했던 곳이다). 선생님께 칭찬을 아무리 받으면 뭐하나 결국 당시에도 나이가 많고, 남자라 자리가 없다는데... 당시 현업 방송작가를 하던 대학 동기들에게 그 이유를 듣고 자연스레 접게 됐다.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듯 여전히 서점에서 글쓰기 책 신간이 뭐가 나왔나 확인하는 그런 사람도 있음에 조금이나마 작가가 위안을 가졌으면 좋겠다.


  드렁큰 에디터라는 낯선 브랜드에서 나오는 '먼슬리 에세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첫 책부터였다. 두 번째 나온 책은 내 욕망과도 통하는 바가 있어 운명처럼 만난 듯하다. "팔리지 않으면 어떠냐 그래도 작가인데..."라고 저자에게 말해주고 싶으나 나쁘지 않은 출세욕이라 건투를 빈다. 다만, 출세해도 초심을 잃지는 말기를 바란다.


  주위에 등단하고 좀 달라지는 선후배들을 본 기억이 나기에... 등단했다고 다 출세하는 게 아닌데 '난 너희와 급이 달라~'를 티 내는 이들이 꼴 보기 싫었고 그런 이들과는 연락도 안 한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도 여전히 전과 비슷한 관계를 유지하는 지인의 모습은 그래서 보기 좋다. 뭐 내가 대단한 이는 아니나 나처럼 책 읽는 이들이 없다면 작가로 출세할 수도 없고, 돈도 벌기 어려운 것 아닌가.


  부담 없이 들고 다니며 유쾌하게 읽고 많은 공감을 하게 된 책이었다. 책 뒷부분에 맛보기처럼 다음 나올 먼슬리에세이가 실린 것도 재미있는 구성이다. 이제는 기성 출판물이 독립출판물을 벤치마킹한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결국 글을 쓰는 이들은 모두 작가고, 독자와 작가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시대에 걸맞게 잘 기획된 시리즈였다.


  출세욕을 밉지 않게 날리는 저자의 흥미롭고, 재밌는 책이라 전하며 나처럼 직업은 다르나 글쓰기에 미련 있는 이들이라면 꼭 일독하길 권하고 싶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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