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미학 - 미적 안목을 기르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최소한의 디자인 미학 지식
최경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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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쓰여있는 '미적 안목을 기르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최소한의 디자인 미학 지식'이라는 문구에 꽂혔다. 나름 사진을 취미로 한지 15년도 넘은 일상사진가이지만 사진 외의 미적 안목에 대해 명확히 자신감은 없기에 그 부족함을 채우고 싶은 욕심에 읽기로 했다.


  책은 '디자인에서의 미학, 미학에서의 디자인', '미학의 체계 속에서 디자인', '디자인의 미학적 구조'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을 읽으며 디자인과 순수미술의 경계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현재의 미술이 지금의 디자인의 역할을 하고 있기에 굳이 구분을 지었어야 했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기존의 시스템에서 변화를 만들거나 그 틀에서 벗어나려 할 때 가장 쉬운 게 구분 짓는 것이니 그런 이유에서 프레임을 나눈 것인지도 모르겠다.

  1, 2차 세계 대전 이후 어려운 상황에서 실용적인 것에 초점을 뒀던 기능주의 디자인은 자연스럽게 스타일과 미적 요소에 본능적으로 흘러간 것은 아닌가 싶다.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생산자 중심의 디자인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소비자 중심의 디자인으로 흐른다. 예상대로 필립 스탁의 주시 살리프는 대표적인 디자인으로 책에 등장한다. 우리나라도 대중이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됐고, 스마트한 대중이 디자인에 예술적 가치를 요구하는 단계에 들었다는 것은 지금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자신의 주위를 둘러봐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장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미적 대상으로 디자인을 즐기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인간에게 내재된 본능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살기 위해 먹다가 양식이 넉넉해질 경우 맛있는 것을 찾듯이 실용적인 것을 찾다 풍족해지면 실용적이며 기왕이면 보기도 좋은 것을 찾게 되는 것이다. 본문에서 만나게 되는 예술미와 미적체험 등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예술은 자연을 모방하기도 하기에 그 자연을 보고 자라며 자연스럽게 미적 체험을 하며 기준을 만들어 갔던 것은 아닌가도 싶다. 물론, 학습을 통한 체험도 있을 것이다. 보는 사람마다 미의 관점의 차이가 그런 선험적인 영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뒷부분에 새롭게 구체화되는 디자인의 미학적 체계와 기존의 디자인 체계를 비교를 함께 비교하면 흥미로울 듯하다. 내가 어린 시절과 비교를 하더라도 참 많은 것들이 바뀌어 온 것을 느끼니 말이다.

  3장이 이 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그 분량과 다루는 내용이 보여준다. 이 부분을 통해 미적 안목을 기르는 방법 혹은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내용들을 만나게 된다. 디자인에서 전통적인 부분을 무시했던 것이 더 발전할 수 있는 디자인의 속도를 늦추게 했었는지도 알 것 같다. 최근 들어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내용도 이미 다른 분야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기에 기대를 하게 된다. 디자인의 흐름도 접하게 되는데 대학시절 접했던 예술 사조들을 만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해체 시론을 접하기 무섭게 예술사조가 바뀌었던 게 떠오른다.

  처음 접하거나 익숙한 디자인들과 그 디자이너들에 대해서도 접하게 되는 부분이다. 내가 디자인을 잘 알지 못하기에 대부분 낯설지만 그래도 이름을 듣고 그들의 작품을 접한 유명 디자이너 혹은 건축가들의 작품들을 사진으로 접하며 또 배우게 된다. 디자인은 많이 보는 것이 공부라는 것을 실감하는 시간이다. 디자인을 받아들이는 수용자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이제는 수용자(소비자)로 인해 디자인의 여러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듯하니...


  책을 읽으며 '미적 안목을 기르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최소한의 디자인 미학 지식'을 이해하게 된다. 분명 모르고 봤을 때보다 더 보일 것이고, 책을 통해 접한 내용들로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내 시선의 차이는 달라졌을 테니... 미적 안목을 기르려면 역시 많이 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다. 사진을 익힐 때도 많이 찍어보며 익히고, 나 역시 사진을 잘 찍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권하게 된 것처럼 많이 봐야 미적 안목은 길러지는 게 아닐까? 다만, 무작정 보기보다는 이 책에서 다루는 최소한의 미학 지식을 곁에 두고 봐야 어느 정도의 기준이 잡힌 객관적인 미적 안목을 기를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디자인의 미적 안목을 기르고 싶은 이들이라면 꼭 참고하며 읽어봐야 할 책이라 전하며 리뷰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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