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을 리뷰해주세요.
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
기타노 다케시 지음, 김영희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기타노 다케시의 이 책은 지나치게 삐뚤어진 각도(흉칙한 뼈처럼)로 독자들을 향한다. 여기서 문제는, 마치 위악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이 범상치 않은 시선의 사실 여부다. 정말 기타노 다케시의 뼛속에서 나오는 울림이 곧이곧대로 드러난 것인지, 아니면 오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검게 그을린 살빛을 들이대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마치 자신의 본래 피부색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만약 그러한 낌새가 있다면, 이 책이 풍기는 그 지독한 향을 맡고 단번에 고개를 돌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너무나 극단적인 즉, 마초적이고, 극우적이고, 아무 생각없이 보이는 발언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그 지나친 부피, 엇나감들은 이 텍스트 자체에 흐르는 효과일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그렇다고 할지라도(지나친 과장이 섞여 있더라도), 기타노 다케시가 본심과 다른 얘기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대개 우리는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 결국은 말도 안되는 것을 요리조리 요상한 말로 현혹해서 그럴싸하게 만드는 방법과, 그러한 것을 즐겨 쓰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러한 것을 이미 포기한 저돌적인 글쓰기에 가깝다. 

원래 그러한 야비함이 없는 대신, 자신의 욱하는 성미를 속으로 삭히지 못하는 기질이 만들어 낸 풍경인가? 나는 이 책의 저자, 기타노 다케시의 그러한 내막까지는 모른다. 하지만 최근에 이렇게 선(善)의 탈을 내팽겨치고 노골적으로 자신의 살인지 뼈인지를 보이는 글쓰기를 보지는 못했다.      

차라리 아버지가 없는게 낫다는 발언이나, 청소년들에 대한 말도 안되는 해법들 가령, 군대로 보내라거나, 자기 방을 갖게 되서 은둔형 사고뭉치들이 생긴다는 둥, 하는 말들. 물론 그의 말들 중에서 들을만한 것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위와 같은 것들이 너무 강해서, 우리는 수긍할 만한 자세를 갖출 방석조차 갖기 어려울 지경이다.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나아 보이는 스포츠에 대해서도 꽤 부정적이다. 일본이 스포츠 후진국이라니? 말이 되는가? 미국 메이저리그만 보더라도, 지금 일본 선수들의 활약은 상당하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순수? 미국인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다(남미 출신이 상당히 많다). 그나마 스포츠에 대한 얘기중에서, 한국과 일본, 대만을 합친 아시아리그 부분은,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기에 유심히 보았다. 

이 책은 제목에 들어간 '위험한' 즉, 위험한 분위기가 여기저기 감돈다. 책이 위험한 것인지, 책의 시각이 위험한 것인지, 아니면 저자 자신이 위험한 인물인지... 아니면 이 위험함을 또 지나치게 곧이곧대로 위험하게 받아들일 독자의 태도에 있을지도 모를 일!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자신의 생각을 눈치 보지 않고, 이렇게 노골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게 놀랍다. 자신이 소심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이런 글을 통해서 뭔가 자극(내용이 아니라 스타일에서)이 되지 않을까?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일본의 문화내셔널리즘>,  <우리가 모르는 일본인>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기타노 다케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사회와 가정 사이에 아버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마주보는 건 사회뿐이고 가정은 '덤'이다. 사회와 가정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창'처럼 가정 안에 사회의 공기를 불어넣어주는 존재다. 자식은 아버지와의 긴장관계 속에서 아버지가 맞서고 있는 사회를 보면서 어른이 되어간다."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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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9-05-11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반까지 읽은 소감이 비슷해요. 추천 누르려는 참에 알라딘에 에러가 나서 30분 시도 끝에 겨우 했습니다. ^-^;;

TexTan 2009-05-1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러셨군요. 그런 수고까지 하시다니 괜히 미안해 지네요. 기타를 치는 모습이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