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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ㅣ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1
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 한윤진 옮김 / 미래의창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34쪽)정말이지 1924년 이후로는 단 하룻밤도 주식을 생각하지 않은 밤이 없었다.˝
18세부터 93세까지, 한평생 주식투자하며 살다 가신 외쿡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
. . .
사실 시작부터 말이 안되는 얘기다.
일자무식이라면서 어떻게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을 했단 말인가. 더구나, ‘온갖 시련을 겪은‘ 뒤에도 아직도 글을 배우지 않았다고? 더구나, 작은 사업을 시작해서 대기업에게 팔아넘길만큼 회사를 키웠는데 그동안 진짜 서류에 싸인 한번 할 일이 없었다고? (대체 무슨 사업이었길래? 마피아야 뭐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전하고 전하고 또 전해져서 내 귀에까지 들어왔다. 나역시 재밌다면서 옆 사람에게 읽어보라고 권한다.
이런 세상이다.
어쨌든 산 사람에게는 일이 필요하다.
‘할 일‘이 필요하다.
할 수 있는지, 할 수 없는지는 해봐야 알 거고, 해 보고 안되면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 배우고,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 힘을 합하고, 그래서 계속 해나가야 한다. 나에게만 이익이 되는 일은 오래 할 수 없다. 많은 사람에게 이익이 될 수록 오래 할 수 있다. 할 일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꼭 생각해 볼 문제다.
그때 이야기를 하자니 한 가지 일화가 생각난다. 부자 그륀에 관한 이야기다.
젊은 시절 가난했던 그는 빈의 한 수도관리소에서 요금 징수원을 찾는다는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 그런데 지원 자격이 글을 쓰고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륀은 일자무식이었으므로 당연히 그 일을 얻을 수 없었다. 그는 그때 위로금조로 받은 교통비만 가지고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갔다. 온갖 시련을 겪은 끝에 시카고에서 사업을 시작한 그는 그 빛나는 절약 정신 덕분에 드디어 조그마한 회사를 차릴 수 있었다. 회사는 점점 커졌고, 한 대기업이 그 회사를 사겠다고 나섰다. 계약서에 자필 사인을 해야 하는데 그륀은 사인을 할 수 없었다. 담당 변호사가 존경과 경멸을 섞어 한마디 했다.
"글을 모르는데도 이 정도이니 만약 당신이 글을 알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러자 그륀은 너무도 태연하게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그야 당연히 수도 요금 징수원이 되었겠지."
나는 글을 쓸 수도 있었고 읽을 수도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런 나 자신에 대해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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