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CEO, 정조에게 경영을 묻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일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경제의 모든 것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4
짐 스탠포드 지음, 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세상 사람들 걱정 중에서 돈 걱정 빼면 뭐가 남을까?
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
자본주의 사회에 살려면 어쩔수 없는 걸까?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아무래도 그냥 못넘어가겠다. 제목에 딴지좀 걸어보자.
'사용설명서'를 보면 대개 작동법, 사용시 주의사항, 문제 발생시 대처법 등이 나온다.
『자본주의 사용설명서』라는 제목을 보면서 제일 크게 기대한 것이 바로
돈걱정에 대한 대처법이다. 책에서 그런걸 알려줄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용설명서'라는 단어가 그런 허황된 기대를 하게 한다. 
나도 철없지만, 그런 기대를 하게 하는 제목도 좋지는 않다.
이 책은 번역서고,
원서의 제목은 「ECONOMICS FOR EVERYONE」이라고 하니까,
이쯤하고 넘어가자.

제목은 마음에 들지않지만, 나는 이 책을 열심히 읽었다.
첫째, 누군가 나에게 속임수를 쓴다는 생각을 하는게 싫고,
둘째, '물질적 생산양식이 사회적, 정치적, 지적 삶의 과정 전반을
결정한다'는 카를 마르크스의 말이 와 닿았기 때문이며,
셋째, 죽은 경제학자들의 노예라는 말이 기분나빴기 때문이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목적은 경제와 관련된 질문에
이미 만들어진 해답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학자들에게 속지 않기 위해서이다."
-조앤 로빈슨, 영국의 경제학자(1960)(17쪽)

"물질적 생산양식이 사회적, 정치적, 지적 삶의 과정 전반을 결정한다."
-카를 마르크스, 독일의 철학자 및 경제학자(1859)(34쪽)

"경제학자와 정치철학자의 생각은 옳고 그름을 떠나,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영향력이 더 크다.
더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소수의 엘리트가 지배한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지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현실적인 사람들도 대부분 죽은 경제학자들의 노예이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영국의 경제학자(1936)(71쪽)


그래서 보람이 있었나?
그건 잘 모르겠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나는 여전히,
누군가 나에게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쁘고,
나의 물질적 생산양식을 바꿀 기회를 틈타고,
여전히, 죽은 경제학자들의 영향을 무시하고싶기만 하다.

그래도 한가지 고마운게 있다.
책을 읽기 전에 나는 그저 '노동자'일 뿐이었는데,
책을 읽고 보니, 나는 그냥 노동자가 아니라,
어찌보면 노동자보다 훨씬 힘든 '자영업자'가 되려고
기를 쓰는 이상한 노동자가 아닌가!

이 문제는 확실히 한 번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다시 한 번 찬찬히 나의 물질적 생산양식을 살펴봐야겠다.

쉼표 하나를 얻었다.
그게 이 책을 읽은 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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