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나 정말 너무 충동적이구나.

이제 다시 서울로 돌아갈 일은 없다고 장담하고 살면서

오늘 이 공고문 보고 당장 입찰할 뻔 했다.

온비드

공공임대 검색

서울특별시 성북구 하월곡동 

오동숲속도서관 내 카페

임대기간 1년

최저입찰가 3,152,050원

입찰기간 2023-07-25 10:00 ~ 2023-08-02 10:00

https://www.onbid.co.kr/op/dsa/main/main.do

  


아니지. 서울은 아니지. 하면서도

너무 아쉬워 너무 너무 너무나

어차피 임대기간 1년인데

인테리어도 다 되있고

와.. 어차피 뭐.. 

제주도 1년 살기 뭐 그런거도 하지 않나

도서관 1년 살기 개념으로 

음.. 입찰가 얼마나 쓸까 하면서

아쉽다.

진심.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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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을 달래려 펼쳐든 책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원제 『A SWIM IN A POND IN THE RAIN』


내용도 내용이지만

원제 보고 울었다.

아, 맞아.

비 맞으면서 수영해 본 적 있어.

나. 

그걸 잊고 있었어.

어떻게 그걸 잊어? 왜 잊어? 뭐가 그리 바빠? 뭐가 그리 힘들어? 뭐가 그리 급해? 

'이야기'를 만들어야겠어.

오동숲속도서관 1년 살기 아쉬움을 달래는 '이야기'를 지을 거야.

건물 짓는 법을 배우듯 이야기 짓는 법을 배우면 되.

그래. 배울 수 있어. 

그러기엔 오동숲속도서관 1년 살기보다『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읽으며 1년 살기가 열 배 더 가치 있어. 백 배 더 흥미진진하잖아. 열 배 백 배, 백 배 천 배 보람찬 1년이 되리라. 


(15p.)이미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안이하고, 천박하고, 계획에 얽매여 있고, 너무 빠르게 퍼지는 정보 폭발에 포격을 당하는 저급한 시대에 살고 있다. 위대한 20세기 러시아 단편 소설의 대가 이삭 바벨Isaac Babel이 표현한 대로 우리는 이제 곧 "어떤 강철못도 적당한 자리에 찍힌 마침표만큼 차갑게 인간 심장을 꿰뚫을 수 없다"고 가정하는 영역에서 시간을 좀 보낼 참이다. 우리는 일곱 개의 꼼꼼하게 구축된 세계 추척 모형에 들어설 것인데, 이 모형은 우리 시대는 완전히 지지하지 않을지 몰라도 우리가 살펴볼 작가들은 암묵적으로 예술의 목표라고 받아들였던 구체적 목적을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 목적이란 큰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성취하기 위해 여기에 있는가? 무엇을 귀중하게 여겨야 하는가? 도대체 진실은 무엇이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인식할 수 있는가? 어떤 사람들은 모든 것을 갖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아무것도 갖지 못했을 때 우리가 어떻게 조금이라도 평화를 느낄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아지만 어떻게 해서든 결국 우리를 그들과 거칠게 떨어뜨려 놓는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기뻐하며 살겠는가?(알잖나, 그 명랑한 러시아식 커다란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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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3-07-29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찰금액이 정말 이 금액인가요?????!!!! 보통 공공기관 입찰금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요? 생각보다 저렴해서 놀랬어요….

잘잘라 2023-07-29 18:43   좋아요 0 | URL
최저입찰가 삼백십오만이천오십원 맞습니다. ㅎㅎ 기억의집님 관심있으시면 온비드 사이트 들어가셔서 알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입찰 마감 8월 2일 오전 10시까지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