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녀 이야기》는 읽고 싶지 않은데, 《시녀 이야기》를 쓴 이야기는 읽고 싶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드디어 한 번 써먹었다!







먼저, 《시녀 이야기》부터. 과연 나는 어떤 계기로 《시녀 이야기》를 구상하게 됐던 걸까? 그전까지는 리얼리즘 유형의 소설을 썼고, 《시녀 이야기》같은 작품은 한번도 써본 적이 없었다. - P142

유스토피아를 다루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일종의 도전이자 유혹이기도 했는데, 유스토피아 형식을 연구하고 그와 관련된 방대한 사례를 읽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직접 구상해 보고 싶다는 은밀한 갈망을 자주 품게 되기 때문이다.

집필을 시작한 건 몇 차례 습작을 거친 후, 1984년 봄 베를린에서였다. 당시 베를린 장벽에 둘러싸여 시민들이 당연하게도 밀실 공포증을 느끼던 상황에 서베를린에서는 해외 예술가들의 방문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했고, 나는 그 덕분에 독일 학술교류처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 P143

《시녀 이야기》를 집필하는 동안 나는 마치 강의 빙판 위에서 미끄럼을 타듯, 몹시 흥분되면서도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이 빙판은 얼마나 얇은 거지? 내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까? 지금 나는 얼마나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는 걸까? 강물에 빠지기라도 하면 그 안에서는 무얼 보게 될까? - P144

한 가지 더,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고 다닐까? 유스토피아는 항상 옷 입히기에 관심을 둔다. 우리가 지금 입고 있는 것보다 덜 입히려 듣거나, 아니면 우리가 지금 입고 있는 것보다 더 입히려 든다. - P145

《시녀 이야기》를 집필할 때 따랐던 규칙은 간단했다. 역사상 인간이 언젠가 어딘가에서 이미 해본 적이 없는 일이나, 인간이 그런 일을 수행함에 있어서 이미 동원해 보지 않은 수단은 넣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시녀 이야기》에 등장하는 시체 매달기조차 선례를 바탕으로 삽입한 부분이다. 시체 매달기는 일찍이 영국에서 자행된 적 있고, 집단 돌팔매 처형은 아직도 몇몇 국가에서 행해진다. 그보다 더 먼 과거를 들여다보면, 마이나데스 신들이 디오니소스를 찬양하던 도중 광기에 사로잡힌 나머지 사람들을 맨손으로 갈가리 찢어 죽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 P145

앞서 나는 디스토피아에는 약간의 유토피아가 포함되어 있고, 유토피아에는 약간의 디스토피아가 포함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럼 《시녀 이야기》에 숨어 있는 그 약간의 유토피아는 무엇일까?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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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9-03 14: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렇게요?!

잘잘라 2021-09-04 09:38   좋아요 2 | URL
이렇게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이 문장을 유행가 가사 읊조리듯이 막 그러고 다니다가 하루에 떡볶이 두 번 사 먹고 집에 가서 또 해 먹고 그런 날도 있어요. 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