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비용》 The Cost of Living / Deborah Levy
‘나는 지난날의 복원을 바라지 않았다.
내겐 전혀 새로운 구성이 필요했다.(24p.)‘
*
나는 지난날을 복원하려는 것이 아니다. 전혀 아니다.
나는 어릴때 살던 집을 복원하고 싶다. 몹시 원한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었으므로,
새로운 구성은 됐다.
내겐 바로 그 집이 필요하다.
마당, 마루, 아궁이, 장독대, 대문, 담장, 지붕, 화단, 안방, 건너방, 셋방, 골목, 공터, 찻길, 뒷산, 언덕, 성곽...
돌아가고 싶다.
어린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 집으로 돌아갈 수는 있을 것이다.
그 집을 복원하면 원망없이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 집을 기억하고 있는 한 포기할 수가 없다.
내가 원하는 건 명확하다
흔들리지 않는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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