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7. 토. 잃어버린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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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 뭘 잃어?
2. 누가 잃어?
3. 찾아야 해? 찾고 싶어?

4. 잃어버린 걸 언제 알았어?
5. 잃어버린 걸 알고 난 다음 날, 다음 날에도 계속 그래?
6. 찾으면, 뭐가 달라?

잃어버린 건 찾아야지.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살다보니 정말 남아나는 게 없네.
이러다 너도 잃어버리게 생겼어.
이러다 나도 잃어버리게 생겼다구.
그렇게 잃어버리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다가는 진짜 어휴 얘! 할 말도 다 잃어버리겠다 얘. 말까지 다 잃어버리고 나면 얘! 정말 지루해서 지구 멸망 현실 완성 끝판왕 싹쓸이 그 꼴을 보는 거지 뭐. 흐믓한 거지 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러지 마.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서? 어휴 지루해.
잃어버린 책을.. 책을 잃어버리다니! 대역죄! 반전이군.
잃어버린 어린이.. 어린이? 어린이를 잃어버리다니. 난처하군. 곤란해. 심각해. 위험해. 이건 아니지.
잃어버린 땅..
잃어버린 집..
잃어버린 마당..
잃어버린 화단..
잃어버린 뒤꼍..
잃어버린 대문..
잃어러린 담장..
잃어버린 골목..
잃어버린 바깥..
바깥!
그래 이거다.
바깥으로 하자.
바깥을 찾아서
바까틀 찾아서
바까츨?
바까틀?
바까슬..
그냥 두 글자가 낫네.
바깥.
































*

*

*

2021. 2. 8. 월요일 11:45

기어이, 잃어버린 악몽을 찾아내서, 다가오는 밤이 지긋지긋한 대낮 열 한 시 사십 륙 분에 깨달은 사실은, 잃어버린 목록을 작성할 게 아니라, 잃어버리지 않은 목록을 작성해도 되는 지점이라는 것인데(잃어버리지 않은 걸로 목록,씩이나 만들 수 있다면야, 흐으, 그래 더 해봐야겠지. 흐으. 시작은 해봐야지. 그래 뭐. 이판 사판 정신부터 챙기는 거지 뭐. 이판 사판 공사판!!! ㅋㅋ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The Things They Carr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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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2-08 0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목록주점 오픈하셨네요.
전 잃어버린 술....ㅋㅋㅋ
잃어버린 바깥 좋아요~(근데 자꾸 보니 바깥 글자가 너무 이상해 보여요. 원래 이렇게 썼던가? 갑자기 낯설어짐..)

잘잘라 2021-02-08 10:23   좋아요 2 | URL
붕붕툐툐님 잃어버린 술.. 찾지 마세요. 찾지 마세요. 진심!

바깥. 지금 바깥에 햇빛이 아주 그냥 끝내줘요. 뭐라도 널어놓고 싶네요. 바짝 마를 것 같아요. 바짝 바짝. ㅎㅎ ^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