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을 한 접 깐다고 할 때 마늘은 몇 알캥이나 될까.
국물용 멸치를 한 박스 깐다고 할 때 멸치는 몇 마리나 될까.
그게 왜 궁금하냐고,
그거 알아서 뭐 하겠냐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과는 친구 되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친구 하고 싶을 때도 있어서,
대답을 생각해 본다.
마늘이 좋아서 그럴까?
멸치가 좋아서 그럴까?
하나, 둘, 셋, 넷, 수를 세다 보면 다리 저리지, 허리 아프지. 그래도 다섯, 여섯, 참고 일곱, 여덟, 계속하지.
우와 백 개 넘어가.
우와 이백, 삼백!
아직도 남았네.
아이구 허리야.
다 깠다!
아!
알았다!
마늘 육백 아흔 아홉 개 다 까고 너랑 친구하려고 그래.
멸치 한 박스 다 까려면 얼마나 걸리는지, 한 박스에 몇 마리나 들었는지 너랑 같이 알아보고 싶어서 그랬어.
너랑 친하고 싶어서 그랬어.
끝까지 수를 세는 사이.
끝까지 그림을 그리는 사람.
끝까지 같이.
끝까지.
한 올 한 올,
한 올 한 올,
한 올 한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