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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신재민 지음 / 북다 / 2026년 7월
평점 :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명 인사들의 과거를 조명하는 일은 대부분 그들의 나고 자란 집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른바 생가로 일컬어지며 우리에게도 그런 유명인으로의 생가들이 존재한다.
많은 유명인들이 있겠지만 국가의 상징적 인물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의 생가는 전직이든 현직이든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찬양하기 위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하겠다.
하지만 대통령이란 인물도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그들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는지를 낫낫히 밝혀낼 수는 없다.
숨겨진 비밀이 많을 수록 칭송과는 다른 원망과 혐오가 가득한 생가가 될 수 있음을 우리는 현실적인 정치 상황 아래서 그 모습들을 많이도 보아 왔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합법성을 가장한 악행을 저지르고 영원을 꿈꾸고자 했던 인물의 이야기를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생가" 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인물의 과거, 현재를 통해 국민에게 어떤 의미로 전해지는지를 그의 생가 복원을 둘러 싸고 도편수와 그의 가족에 얽힌 이야기들이 마치 짜맞춘 듯한 완결성을 보여 주며 동양적 신비감과 함께 오컬트적인 매력을 더해 독자의 손에서 책을 놓치 못하게 하는 독특함을 보여주는 책이다.
도편수라함은 집을 지을 때 모든 것을 총괄하는 장을 이르며 그러한 도편수는 특히 집이라는 존재를 인간의 삶이 머물고 잠자는 단순함 그 이상의 시공간으로 보며 음양오행의 기운에 따라 집을 어떻게 짖고, 주추돌은 어떻게 놓아야 하며 대들보는 어떻게 올려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러한 과정이 지금의 우리로서는 미신적이라 치부하고 우스갯 소리로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집이 갖는 의미를 인간을 넘어 우주적 존재의 강림처로 인식 음양오행과 주술적 관계를 더해 오묘한 느낌과 오컬트적 감성으로 독자의 감성을 시원하고도 맛깔스럽게 재단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이운암, 그의 생가가 불타는 사건이 발생하고 도편수 지범근은 '절대 다시 짖지 말라'는 함구로 제자들에게 유언을 남기고 죽음을 맞는다.
그런데 왜? 전직 대통령이자 국민의 칭송이 가득한 이운암의 생가 복원을 금했을까? 궁금해 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고 그러한 사유를 저자는 이운암의 과거 전력부터 조사해 밝혀지지 않은 비밀과 악의 하수인이 된 이운암의 꿈이 세계를 정복할 수 있음을 깨달아 자신의 대에서 막고자 했음을 후렴처럼 들려준다.
아버지의 기문을 훔쳐 보았다해서 자식의 연까지 끊어버려 혼자가 된 그의 아들 지재헌은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운암의 생가 복원을 위한 작업에 착수하는데....
초, 중반까지의 내용은 이운암의 과거 경력과 그가 베트남에서 어떤 행위를 했는지, 그에게 어떤 자연적 존재가 빙의해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고르게 이어진다.
그 가운데 지범근의 수재자이자 도편수인 한벽종의 방해가 심해지고 지재헌을 돕는 몇 안되는 인물들의 조우와 그들의 행보가 어우러져 이운암 생가를 복원하기 위한 플랜에 돌입하지만 생가 복원을 위한 황장목을 구하기 조차 어려워 질 즈음, 갑자기 황장목을 기증하겠다는 인물이 등장하고 그와 맞물려 생가 복원은 급속도로 진행되어가는데, 황장목 기증자는 왜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황장목을 기증했을까 하는 의문이 꼬리를 물게 되고 결국 그것 역시 섬씨 일가를 지킨 오랜 당산나무로의 황장목이었음을 알게 된다.
황장목 내부 깊숙이 똬리를 틀고 숨어 있는 존재, 천룡은 이땅에 없는 존재였지만 베트남 전쟁 당시 이운암에 빙의 되어 한국으로 들어와 섬씨일가의 보살핌을 받으며 대대손손 살아왔고 이제 생가 복원의 때를 만나 그의 천하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집 하나 짖는데도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우리의 조상들은 오랫동안 음양오행과 풍수적인 지혜를 더해 인간의 삶이 이뤄지는 장소도 허투루 만들지 않았음을 깨닫게 해 준다.
도편수의 입장을 따라 가 보면 나무를 보는 방식이나 집을 짖는 방식 등 뿐 아니라 풍수적인 관계로의 집에 대한 이해를 깊게 가져볼 수 있다.
재미 역시 만족할만한 수준이지만 오컬트적인 맛은 생경한 느낌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