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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 the novel
스즈키 아야코 지음, 민경욱 옮김, 신카이 마코토 원작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6년 2월
평점 :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과 순수는 맥락을 같이하는 단어이다.
첫사랑의 순수함, 아마도 세상사는 거의 모든 이들의 첫사랑이 순수함으로 물들어 있었지 않을까 생각하면 그러한 자신의 사랑을 기억하고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다른 사람과의 사랑으로 삶을 채워 나가고 있는 사람들도 흔하게 있을지 모른다.
오늘을 사는 나, 우리는 어떤가? 각박한 세상에 사랑은 무슨 얼어 빠질 사랑이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인간에게 사랑은 인간다움을 결정하는 최고의 재료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순수한 첫사랑에 빠진 한 인물과 현실적인 체감으로 간극이 벌어진 연인의 이야기, 초속 5센티미터는 벗꽃이 떨어지는 속도라는데, 과연 얼마만큼의 속도인지, 그것이 사랑의 감정과 연결된 속도라면 서로가 다르게 느껴질 법도 하다.
같은 속도, 같은 방향을 꿈꾸는 연인이 되어야 해피엔딩이 되지않을까 생각하며 영화를 소설화한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초속 5센티미터"는 이미 책이 출판되기 이전에 동명의 애니메이션과 실사화된 영화로 제작되 큰 인기를 끈 작품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세계를 살짝이나마 엿볼 수 있는 책이자 첫사랑의 순수함이라는 과거와 현재를 사는 두 연인 사이이의 괴리감과 상실감을 통해 애틋함을 보여주며 우리의 사랑에 대한 서사를 되짚어 보게 하는 책이다.
초등학생 시절의 첫사랑은 그야말로 풋풋하고 설렘 가득한 그런 사랑일진데, 주인공 타카키는 전학생 아카리에게서 색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좋은 감정으로 지내고 같은 중학교로 진학하는걸 꿈꾸지만 아카리 가족의 사정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다카키는 상실감을 느끼고 아카리의 집 근처 역에서 만나고자 하지만 폭설로 인해 기차도 멈추고, 만나자는 약속이 이뤄지고, 자정을 지나 역에서 빠져나온 둘은 벗나무를 보러가 그 나무 아래서 기쁨과 순수함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키스를 나누게 된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는 우리말이 있듯이 인간은 그런 존재로 변화하는데 크게 힘을 들이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변한다는 말과 같다.
타카키는 헤어진 아카리를 잊지못한 채 살아가며 그런 타카키를 사랑하는 또다른 인물 스미다 외의 인물들의 등장은 벗꽃이 떨어지는 속도라는 제목이 주는 의미와 함께 결코 쉽지 않은 사랑의 완성을 의미하는 복선적 효과를 드러낸다 할 수 있겠다.
성장한 타카키 주변으로 새로운 인물들이 오고 가는 과정들 속에서도 타카키의 마음은 오롯이 아카리를 향해 있지만 그들의 사랑은 스쳐 지나듯 어긋나 버린 모습으로 정리되는 듯 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실감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할 때 느끼는 고통이다.
아마도 오늘의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연유에 의한 상실감을 맛보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도 된다.
보편적 감정의 공유라면 더더욱 그런 서사에 몰입이 가능하고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는 첫사랑에 대한 감회도 남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작 당사지인 타카키와 같은 인물은 지고지순한 순정파 인물로 읽혀지겠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답답한 인물로 비춰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스스로가 아카리에만 매몰되 있어 타인과의 상호관계에 있어서도 불편함을 형성하는 인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소설에서 읽어낼 수 있다.
초속 5센티미터의 속도는 타카키와 아카리가 과거와 현실 속에서 느끼는 사랑의 온도 차이를 생각하게 해 주는 의미로 이해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