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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사랑했네 ㅣ 마음시 시인선 18
이정하 지음 / 마음시회 / 2026년 1월
평점 :
**네이버카페 책을좋아하는사람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무언가를 했다는 것은 과거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 사랑을 했다는, 그 대상인 특정한 사람을 사랑했다는 말이지만 사랑에 대한 여운만을 그리기 보다 사람에 집중한 사랑의 서사는 그 결이 조금은 다를듯 하다.
활을 쏘아야 할 핵심은 과녘인데 과녘 원외에만 활을 쏘는 꼴과 다르지 않음에 사랑에 대해 느끼는 진지함과 자세가가 남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수 많은 사람들 가운데 오직 한 사람, 그, 그녀에게로만 향하고 그, 그녀에게서만 열리는 마음이기에 사랑하는 이의 마음은 환희의 열락과 고통의 지옥이 교차하는 텃밭이 된다.
세상을 살아가며 우리는 다양한 감정의 굴곡들을 마주한다.
하지만 진정 나를, 우리를 울게, 웃게 하는 존재는 나, 우리가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그, 그녀에 한해서 갖는 진한 사람의 감정이 백미라 할 수 있다.
그런 사랑의 마음을 시로 직조해낸 이정하 시인의 시를 만나 읽어본다.
이 책 "한 사람을 사랑했네" 는 과정형 사랑이라기 보다 결과형 사랑으로 읽혀질 수 있는 그런 시들을 마주할 수 있어 사랑에 대한 후광효과를 느끼기 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순응적 시선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게 해 준다.
사랑은 많은 것을 변하게 한다. 그것이 누구이든 사랑하는 이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 현재의 나, 우리 자신을 버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에 맞추기 위한 변신을 시도한다.
그 모든 변화의 핵심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고 보면 일상적으로 말하는 변화의 어려움이 이렇게도 쉽게 바뀔 수 있음을 생각해 보면 사랑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정말 위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에 닿게 한다.
말은 인간의 품격과 태도를 보여준다고 한다.
그러한 말을 시로, 더구나 한 사람을 사랑한 시어로 표현한 일은 미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할 수 있는 일이다.
사랑의 위대함, 사랑의 숭고함, 사랑의 아름다움 등 온갖 미사여구를 다 갖다 붙여도 사랑에 대한 정의는 활로 과녘 정중앙을 정확히 맞출 수 없듯이 명확히 정의할 수 없어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마음이 지향하는 그, 그녀에 대한 사랑은 사람에게로만 향하는 감정선이다.
그 마음의 전부라 해도 틀리지 않을 한 사람에 대한 사랑, 넉넉한 품이, 마음이, 사랑이 느껴지는 순교와 같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허나 그 어렵고도 고통스런 사랑이 나, 우리를 지금까지의 나, 우리와는 다른 나, 어제와 과거의 나를 버리게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
사람은 사람으로 인해 사랑하고 상처받고 치유되는 과정을 겪는다.
오랜 시간 살아온 삶의 지혜들 속에 사람에 대한 사랑이 아닌 삶이 어디 있을까만 진정 마음을 쏟게 하는 그, 그녀에 대한 사랑은 오롯이 지울 수 없는 한 사람에게로만 향해 있다.
사랑의 완성이 행복으로 점철 된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사랑의 속성이 행복함만으로 이뤄져 있지 않음을 알기에 우리는 사랑의 또다른 속성인 이별과 고통의 실존을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겪어내며 더 없이 절절한 사랑을 터득해 나간다.
한 사람을 사랑한 시인, 사랑만이 나를 있게하고 사랑만이 그의 존재를 내 삶에 각인시킨 이유가 되기에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고통과 아름다움이 혼재된 마음을 여실히 느껴볼 수 있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