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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다는 말 - 진화의 눈으로 다시 읽는 익숙한 세계
이수지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네이버 카페 컬처블룸북카페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종종 이 자연스럽다는 말이 거북스러울 때가 있다.
그야말로 자연스럽지 않은데 자연스러움을 가장하거나 강조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자연스럽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이 자연스러움을 대표할 만한 상표일까?
야생의 자연을 쉽게 볼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TV 등을 통해 볼 수 있는 야생의 자연은 우리가 볼 때 자연스러움은 인간에 의해 형성된 의도된 모습으로의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즉 자연스럽다는 의미는 자연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인간중심주의의 발로에서 탄생한 단어로 치부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더구나 거의 모든 인간 삶의 영역에 걸쳐 우리는 자연스러운 삶을 꾀하곤 있지만 자연의, 자연인의 삶과는 동떨어진 변형된 자기기만적 삶을 애써 그리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 닿는다.
진화생물학자로 자연스럽다는 말이 갖는 의미를 돞아보며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에서의 자연스러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자연스럽다는 말" 은 흔히 하는 말로 '자연스럽다' 는 말에 대해 과학적, 이상적 의식으로의 속내를 가진 우리의 불편한 사유를 꼬집어 내며 진화의 눈으로 다시 읽는 익숙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러움에 대한 사유를 새롭게 써 나가고자 하는 의미를 담은 책이다.
자연은 항상 옳은가 하는 문제도 덧붙여 생각해 볼 만한 주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자연스럽다는 말을 달고 사는 나, 우리에게 자연은 항상 옳은가 하는 문제에 따라 우리의 자연스럽다는 생각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에 생각해 보면 논리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것 같지만 우리는 철저히 인간위주의 사유만을 논하는 존재들이라 그러한 자연스러움, 자연의 옳음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슬쩍 발을 빼는 경우도 흔하게 목도할 수 있다.
자연은 저자의 말대로 그 경계기 희미하다.
뚜렷한 구분을 위한 인간의 의식과는 달리 흐릿한 경계 속에 존재하는 대상들의 성적 결합에 대한 문제들은 인간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당연시하듯 문제화 삼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다는 말을 올리는 일은 그것이야말로 자연스럽지 못한 일임을 무시하는 무지함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자연스러움을 가장한 의미있는 말들이 많다.
여자라서 그래, 남자라서 그래, 짐승이라는 말 등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말들이 갖는 의미에서 저자는 자연스러움이라는 상태와 결부된 각각의 말들이 어떤 둔갑을 하고 사용되고 있는지를 날을 세우며 토로한다.
인간의 삶은 거의 모든 과정들이 합리화의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자연스럽다' 말이 주는 의미를 자기 편한 대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가운데 나, 우리에게 어울리는 대로의 해석과 수용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심각히 고려해 볼 일이다.
오랜 만에 다양한 말이 갖는 의미에 대해 곱씹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만 정말 자연스러움에 대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로 사용하는 현상들, 또한 우리가 편리한 대로 인간중심주의적 판단을 하는 자연스러움의 대상이 사실은 불편한 문제를 드러내고 올바른 판단과 사고를 요하는 대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귀찮고 따분한 것들을 싫어하는 요즘 세대들의 삶 속에 '자연스러움'이 어떤 의미로 다가설지 기대감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