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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어 마음사전 ㅣ 걷는사람 에세이 28
한창훈 지음 / 걷는사람 / 2025년 9월
평점 :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름지기 자연의 대상물이라 해도 보여주거나 들려주는 것들이 있다.
이를 우리는 그들이 보여주고 들려주는 언어라 지칭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언어라는 것이 비단 말이라는 대상으로 한정한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꼭 말이 아니라도 의사소통이 불가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그야말로 보이는것에서 이해하고, 들리는 것에서 이해할 수 있다면 무언의 언어이자 소통의 창구라 할 수도 있을 터이다.
바다는 그런 존재이다. 보여주고 들려주는 존재로 바다가 전하는 말, 인간의 언어가 아니라도 알아들을 수 있고, 있었던 무언의 언어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살았던 곳, 거문도.
그곳에서 나고 자란 저자의 바닷내음 물씬 풍기고 사람내음 진하게 드리운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바다어語 마음사전" 은 여수 거문도에서 나고 자라 세상의 풍파를 겪어 온 저자의 어린시절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그의 삶의 여정들을 수 놓은 다양한 사연들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 섞인 이야기들로 엮어 놓은 책이다.
책이, 아니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바다와 바다를 생명의 터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숨김없는 진한 곰탕같은 이야기들이 얼굴 한 가득 웃음을 띠게 만든다.
사실 전라도 사투리는 무척이나 드센 느낌이 없지 않지만 말만 그렇지 사람들은 순박하기 그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그런 전라도 여수 거문도에서 나고 자란 저자의 시야에 걸린 많은 사람들, 가족, 동네사람들, 외지인 등 무수히 많은 이야깃 거리들이 섬을 향해 달려드는 파도와 같이 짭조름하고 감칠맛 나는 서사로, 서정으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
그런가 하면 저자의 글솜씨와 말솜씨도 탁월하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에 대해 보편적으로는 잘 모를 수 있는 부분들을 일일이 설명하고 주석해 알려주고 있어 저자의 진심어린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저자에게 바다는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나고 자란 고향이란게 있다.
아마도 저자에게는 바다가 그만의 고향이라는 생각을 품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보게 한다.
수록된 모든 글에서 바다는 주제이자 환경이고 삶의 터전이다.
그런 바다가 전하고자 하는 소리를 어릴 때 부터 들어온 그에게 바다어語는 어떤 의미였지 않았을까 궁금해 진다.
그래서 그는 서울 생활을 접고 바다가 있는 고향으로 낙향했는지도 모른다.
어떤 책이든 읽으며 킬킬, 낄낄, 히히, 하하, 호호 거릴 수 있다는 것은 내용이 재미 있다는 소리다.
수 많은 책들을 접하고 읽으며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지만 웃음 만발한 즐거운 느낌을 얻을 수 있는 독서는 그리 쉽게 만날 수 없는 기회이다.
저자는 특유의 전라도 사투리가 가진 구수함에 그만의 입담을 더해 한껏 바다의 이야기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사는 사람들의 소담스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그런 이야기 속에서 물씬 바닷 내음이 느껴지고 비릿한지만 정겨운 사람들의 삶이 햇살처럼 반짝이는 윤슬을 보는것 같아 매력이 한층 더해 진다.
자연을 좋아하는 일은 후천적으로 가질 수 있는 노력일 수도 있지만 태생적으로 고향이 된 이들에게는 회귀하는 연어와 같은 삶의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런 그들의 삶의 이야기가 바닷 바람에 실려 나, 우리의 귓전을 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