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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에 멈춘 시간
 유랑운 지음 / 새벽출판사 / 2025년 9월
 평점 :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삶의 희망을 노래하고 꿈을 꾸는 사람들은 아마도 자살을 생각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자살,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이들이 자살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는 것도 일견 타당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살이 올바르다고 말할 수는 없을것 같다.
이유를 불문하고 자살을 하고자 하는 이들의 고통스런 삶을 경험해 보지 않고는 그들이 왜 자살을 구원처럼 여기는지를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설령 안다고 해도 그들이 마주하는 삶에의 진실을 바르게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삶과 죽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과도 같은 과정이다.
그것에 의미를 부여 한다면 어느것에 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생의 찬란함과 아름다운 삶을 말하는 이들은 삶에 방점을 찍고자 할 것이며 현실의 삶이 가져오는 수 많은 고통과 아픔으로 점철된 나날을 맞는 사람들은 죽음을 찬양할 수도 있다.
과연 우리에게 삶과 죽음의 양자는 선택권을 부여할 것인가? 현실적 제도하에서는 자살 조차도 금지되어 있지만 나, 우리의 선택권을 놓고 판단해 볼 때 우리의 시간은 어디에 멈춰 있을지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대한에 멈춘 시간" 은 다양한 자살의 조건들이 자살자들을 합리화 하겠지만 소설의 주인공 처럼 공황장애의 심각성으로 말미암아 자살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감정적 결단이 아닌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유를 들어 자살에 대한 철학적 근거를 찾아 볼 수 있는 책이다.
대한(大寒)은 태양년을 태양의 황경에 따라 24등분한 기후의 표준점으로, 계절을 자세히 나눈 구분 중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의 절기를 뜻한다.
책의 제목과 자살은 무슨관계가 있을까?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대설(大雪), 동지(冬至), 소한(小寒)으로 갈수록 추워진다. 
이러한 자연적 순환의 주기에 인간 삶의 주기 역시 결이 같음을 내포하고 있다면 가장 추운 시기라는 대한, 물론 소한이 더 춥다고 하는 때도 있지만, 강한 추위를 인간 삶의 고난, 고통과 매칭시켜 대한에 멈춘 시간이라 지칭했을 수도 있다.
그 때에 멈춘 시간이라는 것은 대한을 지나야 비로소 봄의 기운을 맞을 수 있고,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을 맞는다. 우리 삶 역시 고통스런 시간을 극복하고 넘겨야 비로소 봄의 기운을 맞을 수 있다는....
인간의 삶 역시 희노애락의 시간들이 24절기의 순환과 닮아 있다 생각할 수 있고 보면 대한에 멈춘 시간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 동력은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삶에의 단초를 느끼게 해주며 그래도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조력자살, 시간여행, 이마체험 등 죽음과 관련한 다양한 내용들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마치 소설의 주인공이 타임슬립을 통해 자신의 과거와 미래에 얽힌 이야기들로 소설을 직조해 나가듯 우리에게 현실의 고통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동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살자에 대한 빈정거림이나 폄하를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논리를 비약하든, 또는 논리를 부정하든 우리가 자살자들을 방관하며 그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이들이라는 전제는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실적인 삶의 상황들이 모두가 마음에 들지 않고 어렵고도 힘들게 삶을 살고 있다.
아니 어쩌면 그러한 삶이기에 더더욱 우리는 삶이라는 정원을 가꿔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애써 태어남 이전에 무(無)였듯 죽음 이후의 존재도 없음(無)이라는 생각으로 합리화 시키다 보면 인간의 삶은 덧없고 의미가 없어진다.
신의 존재를 인정하든 부인하든 무관하게 신이 창조한 인간의 생명 불어 넣음의 목적은 그러한 없음의 반대이자 창조하는 초월적 존재감을 확인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조력자살 등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는 많은 자살과 관련된 생각들을 깊이 있게 사유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소설 속 주인공의 삶과 죽음 역시 죽음이 아닌 삶으로 이어지고 있기에 삶의 의미를 돞아보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