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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기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5년 9월
평점 :
**네이버 카페 컬처블룸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생식기는 인간의 지속가능한 삶을, 본능적으로 지속성을 꾀할 수 있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사회, 문화적으로 생식기를 생각하는 측면이 다양하고 법적, 문화적으로 그에 상응하는 다양성이 표출되기도 한다.
지금까지의 많은 문학작품들을 살펴보면 인간의 주체적인 의식으로 생식기의 사용에 따른 문제들이 주제 혹은 이슈가 되는 상황들이 많았지만 생식기 그 자체에 인격적 성격을 부여해 개체화 한 경우는 드물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인간의 의식, 의지에 따른 생식기의 사용은 생식기의 한계성을 드러내는 가운데 인간의 의식이나 욕망이라는 차원의 벽을 그어 놓아 개체로서의 생식기에 대한 존재와는 그 느낌이 완연하게 다르다.
주체에 의해 사용되어 지는 능력이랄까? 그러한 존재감을 가진 생식기와 주체적 성격을 가진, 그런 생식기가 인간을 평가하는 차원의 문제는 주객이 전도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한다.
과연 생식기를 하나의 개체로, 인간 개체와 동등한 격을 허용하는 일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해 보며 만나본 책을 읽어본다.
이 책 "생식기" 는 주재를 생각하면 다큐멘터리거나 연구 논문 정도로 이해해야 하지만 예상을 깨고 소설이다.
주인공 쇼세이, 그를 하나의 인간으로, 하나의 개체로 인식하는 그의 본능적 존재감을 드러내는 생식기는 또하나의 개체로 등장한다.
소설은 쇼세이의 일상적 이야기들로 주를 이루지만 쇼세이가 만나는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성적 감각에 대한 수용과 기능적 감도를 생식기의 주체적? 사유로 풀어나가는 독특한 서사를 펼쳐낸다.
주인공인 둘인 작품, 아니 하나인 존재를 이루는 두개의 본질이라고 생각해도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갖는 느낌은 나의 생각, 행동에 대한 이해를 나만이 아닌 생식기라는 객체가 판단하기에 나, 우리의 사유와는 또다른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마치 나 자신을 거울을 통해 보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 우리의 모습이 아닌 본능적인 생식기가 만들어 내는 나,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느낌은 색다르고 어딘가 마뜩치 않은 느낌으로 단추를 잘못 끼운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어색하고 이색적이라 할 수 있다.
오늘을 사는 나, 우리는 우리 자신도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많은 경우들이 있는 상황을 생식기라는 존재를 객체화 시킴으로써 그에 대한 이해를 대체해 설명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도 된다.
인간의 의식이 벌이는 인간의 삶을 객체로의 생식기가 보고 판단한다면 인간은 더 이상 인간다운 인간으로 남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관점으로의 서사를 담아낸 소설은 쇼세이의 일상적 이야기들을 통해 나, 우리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어쩌면 인간은 오랜 시간 인간의 의식이 만들어 온 삶의 길을 따라 왔다.
생식기의 입장으로 보아 본능적인 충동에 따른다면 인간의 의식이 만들어 온 삶은 실패한 삶으로 읽혀질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것이 생식기가 인간을 어떻게 보고 판단하느냐에 대한 생각을 보면 인간의 생각은 너무 다양하고 감당할 수 없는 의미를 갖고 있기에 생식기로서는 본능성에 따르기만 해도 될 텐테 당연히 문제로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본능이라는 자체가 소유한 능력조차도 인간은 제어할 수 있고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자 한다.
그러함이 신이 부여한 본능적 감각만을 드러내고자 하는 생식기의 객체를 인간의 하위 기능에 붙잡아 두는 존재로 전락시키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놀라운 객체로의 생식기의 사유를 통해 인간 객체의 다양성에 대한 부정과 삶에 대한 실패를 긍정하지 않는 쇼세이의 인간성을 통해 온전한 나,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