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을 위한 산책 - 헤르만 헤세가 걷고 보고 사랑했던 세계의 조각들
헤르만 헤세 지음, 김원형 옮김 / 지콜론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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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행을 방랑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여행과 방랑을 같은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끝에 다다르면 오늘날의 여행이 아닌 과거 세상으로의 여행이라는 의미를 방랑으로 여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방랑은 정한 곳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 다님을 뜻한다.

딱히 정해지지 않는 세상으로의 여행을 위한 산책에서 나,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고 또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독일계 스위스인 문학가이자 예술가인 헤르만 헤세는 자신을 경계를 넘는 방랑자로 인식한다.

그가 살아 온 과거 삶의 족적들이 독일과 스위스의 경계에 위치한 것을 생각해 보면 그의 방랑을 위한 산책의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 판단해 본다.

자신은 농부가 아닌 유목자이고 지키는자가 아닌 탐색자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가 전하는 방랑을 위한 산책의 의미를 그의 사색이 담긴 글로 마주해 본다.



이 책 "방랑을 위한 산책" 은 헤르만 헤세의 삶의 과정 속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방랑으로의 여행들에 대해 그기 의미 있게 생각한 사유를 밝혀 독자들에게 방랑으로의 여행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책이다.

흔히 우리는 여행을 꽉 짜여진 상태로의 구속력을 맛보는 시간으로 인식해 철저한 계획과 행동력으로 실수 없이 효율과 효용을 얻고자 하는 여행으로 만들고자 한다.

하지만 그러한 여행이 과연 나, 우리에게 만족감과 충만함을 떠나 영혼의 성장과 내면의 성숙함을 위한 자양분이 될까 하는 의심을 해 본다면 아마도 '글쎄' 라는 대답을 들을지도 모른다.

헤르만 헤세가 그러했듯이 세상의 폭력을 자신에게 가하며 구원으로 가는 길을 감히 시도조차 하지 않은 일은 어쩌면 오늘을 사는 나, 우리 역시 그러한 상태로의 세상의 폭력에 물들거나 빠져 버린 모습으로의 존재를 목도하게 한다.

그러한 세상으로부터의 폭력에서 나, 우리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쉽게 답할 수는 없겠지만 한 가지라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것이 있다면 방랑으로의 여행이라 해도 과히 틀리지 않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한 구원으로의 방랑은 실질적으로 세상의 모든 곳으로의 여행이 될 수도 있지만 나, 우리 내면으로의 여행을 지칭하기도 하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오직 그곳에서만 신을 찾을 수 있고 오직 그곳에서만 평화를 찾을 수 있다고 하니 세상 그어떤 곳으로의 방랑을 떠나기 보다 나, 우리의 내면으로의 방랑이 더욱 진실한 방랑이자 여행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말을 타고, 차를 타고,

둘이서, 혹은 셋이서도 함께 갈 수 있지만 

마지막 한 걸음만은

오직 혼자 걸어야만 한다"  



시(詩) '혼자'의  일부를 생각해 보면 헤르만 헤세의 진솔한 여행은 세상으로의 여행이라기 보다 자기 자신의 내면을 향한 방랑에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한다.

오늘의 나, 우리 역시 나, 우리 자신에 대한 존재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에 부쳐 보면 나, 우리를 향해 떠나는 방랑의 시간들이 오롯이 세상을 향해 떠나는 방랑 보다 월등히 안전하고 평화로우며 충실한 만족감을 갖게 한다.

헤르만 헤세의 방랑을 위한 산책은 그의 방랑에 대한 나름의 의식을 에세이 형식으로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여전히 우리의 방랑은 끝나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그의 방랑을 위한 산책의 의미가 더욱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하겠다.

길 위가 아닌 내면으로의 방랑길, 두려워 하기 보다 더욱 애착을 갖고 떠나야 할 길이 아닌가 싶은 생각에 다독의 이유를 밝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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