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박일섭 지음 / 작가의집 / 2025년 3월
평점 :
**네이버 카페 책을좋아하는사람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나, 어떤 삶의 환경이기에 죽고 싶다는 표현을 할까? 하는 생각을 보통의 사람인 나는 잘 모른다.
어쩌면 보통이라는 단어가 가장 평균적이고 무난한 삶을 말하고 있음인지도 모른다.
세상을 살아가는 수 많은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들이 모두 보통의 삶처럼 느껴지는 것은 보편적이라는 고정관념에 쌓인 나, 우리의 편협된 생각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하튼 삶과 인생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겨웠으면 이승과 저승을 놓고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하는데 죽고 싶다 했을까 하는 의문에 살짝 긴장감이 든다.
그렇게 죽고 싶었던 이가 서울대는 가고 싶다니 극과극을 달리는 모습처럼 느껴져 과연 어떤 삶, 인생일지 알아보고 싶었다.
누구의 삶이든 쉬운 삶과 인생이 어디 있겠냐만은 죽고 싶은 마음 한껸에 서울대라는 목적을 부여한 것을 보면 마지막 희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처절한 삶의 과정, 지난한 인생길을 돌아 마침내 서울대를 간 저자의 굴곡진 삶의 이야기를 마주해 읽어본다.
이 책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는 나, 우리에게 집, 가정, 부모, 가족이라는 존재의 중요성과 그 모든것을 아우르는 '함께' 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저자는 집이 있어도 부모가 있어도 가족이 있어도 모두 온전치 못한 존재로 어린 시절부터 혼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며 살아 온 인생이다.
그런 그에게는 어린 시절의 행복이란 3.7오락실에서의 게임에 의한 행복 밖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아버지에게 빗자루가 부러질 때까지 매를 맞는 나날들이 계속되자 그마저 당연한것 처럼 받아들이게 된 어린 저자의 인생이 지금의 나, 우리의 지난 인생과 비교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그런 그에게도 변화를 가능케 했던 새어머니의 교육에 대한 지원은 그를 무지한 아이, 느리고 모자란 아이에서 하고 싶은것을 하고자 하는 아이로 변할 수 있게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고등학생 때 까지 아들인 저자를 매질 했다니 과연 부모로서의 자격을 의심하게 한다.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사, 읽으며 웃음과 눈물을 보일 수 있는 장면들도 있었지만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겠다는 깨달음을 얻은 후의 그의 모습은 변화를 위한 도전에 착수했고 잠을 쪼개가며 재수를 해 그토록 원하던 서울대 약학과에 합격했지만 아버지는 처음 합격해 다니던 경북대 전기전자공학과에 그대로 다니라며 강압하듯 하는걸 보곤 참으로 비정하고 야박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보통의 부모들은 자신이 못한것들을 자식이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아이들의 교육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자의 아버지는 그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아버지니 어찌할 도리는 없지만 저자는 자신의 꿈처럼 서울대를 택했고 지금의 자신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빼곡히 담아 놓았다.
집 밖은 지옥, 집안은 더 큰 지옥이라는 저자의 말은 보편적인 가정의 모습을 독자들이 그리지 못하게 한다. 과연 지금의 시대에 부모에게 매질을 당하며 삶을 살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하루가 멀다하고 존속살인이 뉴스를 타고 있는 시대를 생각하면 그래도 저자의 마음 속에는 매질을 하든 어떻든 부모에게 의지하는 심리가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볼 수 있다.
그 기대와 의지는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지만 수 많은 고통의 나날들이 지나고 보면 저자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근원이 되었으리라 판단해 본다.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저자의 이야기는 오롯이 현실의 가정, 부모와 관계,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한 번은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하는 필수적 과정이 될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 저자의 고통스런 삶의 이야기들과 비견해 보며 월등히 나은 자신의 환경과 삶의 조건들을 감사하며 살게 되길 바라마지 않게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