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런
모리 에토 지음, 이구름 옮김 / 모모 / 2025년 2월
평점 :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통로? 물론 현실의 무던한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살제로 그러한 통로가 있다면, 그리고 이미 우리를 떠난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곳에서 만날 수 있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수다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곳을 방문하고자 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죽음이 동전의 양면과 같다 생각하듯 저승 세계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그러함을 알고 그곳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호기심 많은 이들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까지 모두가 달려갈 것이라 생각된다.
현실에서의 시공간의 법칙은 저승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오고 갈 수 없는 저승 세계를 간절함으로 달려가 볼 수 있는 이야기로 새롭고 신비한 느낌을 갖게 되는 저승 이야기를 펼쳐 내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런 (RUN)"은 9년 전에 가족 모두가 사망해 홀로 이모와 살았던, 현실의 삶이 죽음과 더 가까워지고 있다 생각하는 나, 다마키에게 저승을 갈 수 있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그곳에서 9년 전에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 아빠, 엄마, 동생을 만나며 한층 죽음에 근접한 삶이라 생각하는 나에게 변화가 일어나며 이상하기만한 가족들의 비밀을 알게 되곤 달려서라도 이승과 저승의 통로에 도달하고자 하는 애틋함과 가족에 대한 뭉클한 사랑을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서양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지옥이나 천국을 가기 전에 도달하는 연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그러한 발상이 저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왜 그런가 하면, 저자 역시 사자가 되어 도달하는 퍼스트 스테이지가 있고 그곳에서 자신의 죄과를 닦고 녹아들어야 비로소 두번째 스테이지로 가 환생의 기회를 엿볼 수 있음을 알려주기에 맥락상 같은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상상력이 놀랍다.
저승에서의 시간은 사자들에게는 지우개처럼 기억을 지우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전개와 반전적 요소는 주인공인 다마키를 변하게 하고 다시 이곳에 와야하는 절박함과 삶에 대한 강렬한 의식을 꿈꾸게 한다.
우연이 가져온 기회지만 다마키에게는 지난 9년의 홀로된 삶이 마치 죽음으로 향하는 길처럼 느낄 수 밖에 없었다면 저승 세계에서 만난 가족을 언제고 다시 만나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욕심이 현실 세계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다 생각하면 영혼의 투명함만이 사후세계를 볼 수 있음이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다다른다.
저승세계의 통로 까지는 40km, 이제는 그 어떤 도움도 없이 스스로 가족을 만나러 가야 한다.
어떻게? 그 해답을 다마키는 달리기에서 얻고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삶의 목적도, 목표도 없이 살아가던 주인공이 가족과 만나겠다는 일념 하나로 러닝 팀에 들어간 다마키는 서서히 죽음이 아닌 삶의 세계에 녹아들어 부딪치고 극복해 내며 자신의 힘만으로 가족을 향해 달려가고자 한다.
가족들이 그곳에서의 기억을 잃기전에 진짜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낼 수 있을지 기대감을 갖게 된다.
가족의 소중함과 가슴 뭉클한 사랑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오늘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가족에 대한 의미를 재고해 볼 수 있는 기회라 일독을 권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