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춘덕이
유춘덕 지음 / 프롬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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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에 불만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어릴 때는 이름으로 인하여 무척이나 놀림을 많이 받았을 것이며 또한 성장 이후에라도 타인들의 불편한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느낌을 받았을 그 사람들의 이름에 대한 추억은 쉽게 넘길 수 있는 일은 아니라 하겠다.

하지만 어찌 하겠는가? 대대로 이어 온? 가문의 법도처럼 우리의 이름도 부모님들이 어떤 의미를 담아 지었을 것이 분명함을 이해해야만 한다.

그것뿐이랴, 이름이 부끄럽다고 나, 우리 자신마저 부끄러운 사람은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야말로 진국이랄 수 있는 원액으로의 인간성을 가진 나, 우리라면 오히려 타인들의 놀림감처럼 여겨 졌던 이름이 독특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기대감을 갖게도 한다.

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에 대해 마뜩치 않게 생각하는 가운데 여기 또 한 사람 그러한 생각을 하는 인물, 유춘덕님의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내 이름은 춘덕이" 은 당당함이 그려지는 이름이지 않는가 묻고 싶다.

부르기가 부끄러운 이름이라 생각하는가? 아니다 춘덕이라는 이름보다 더 웃음을 자아내고 놀림을 받는 이름들이 많다는 사실을 조금만 신경써 검색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저자 춘덕님도 자신의 이름에 얽힌 부끄러웠던 이야기들을 풀어 내며 한 때 억울했던 감정을 토로하지만 적잖히 나이를 먹은 지금 저으기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이름으로 기억하며 그러한 이름을 지어 준 엄마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드러낸다.

엄마, 어머니라는 이름은 단어만, 말만 들어도 가슴이 찡하듯 그리움이 사무치는 존재다.

오십 넘은 나이에 글쓰기가 자신이 제일 잘하고 하고싶은 것이라 말하는 그에게 엄마, 어머니에 대한 소재는 무궁무진한 보고이다.

어린 시절 일찍이 아빠를 잃게 된(다섯 살 때) 소녀의 엄마 손은 잡아보고 싶고 놓치고 싶지 않은 손이었을 것이며 살아 온 것과 말하는 것 자체가 시적인 존재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엄마에 대한 기억은 살갑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지는 않았지만 삶의 모든 것들이 사랑한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음을 살필 수 있게 한다.

비단 저자의 이야기만이 아닌 나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더라도 같은 나이를 갖고 있는 터에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새록새록 그리움으로 채색되고 그 모든 것들이 사랑이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원액처럼 진하고 맛깔난 문장 속의 엄마와 가족들의 삶에 대한 기억들은 지금 나, 우리를 있게 한 근원이 되었다.



치매는 그렇게 나, 우리를 낳고 기르고 키워 낸 부모님들의 모든 것을 앗아가는 안타까운 병이라 하겠다.

그렇다고 치매 걸린 부모가 나, 우리의 부모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럴수록 더욱더 지나간 시간들이 나, 우리의 기억을 소환하며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

저자 역시 그러한 사실을 익히 드러내고 있으며 아련할 수록 깊어지는 기억의 그리움이라는 감정에 동질성을 부여한다.

사랑이고 연민이며 아픔이고 고통이다. 삶이 비춰주는 모든것들이 그러할 진데 치매라는 병증으로 어쩌면 나, 우리는 더욱더 살가운 나, 우리가 되어 그들을 보살피고 함께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유춘덕이라는 이름으로 쓰인 명작의 탄생을 기대하며 자기 삶의 가운데서 도드라지게 이름에 대해 불만인 독자들의 일독을 권유해 본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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