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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마음을 쓰다듬는 - 동명 스님의 시에서 삶 찾기
동명 지음 / 모과나무 / 2024년 5월
평점 :
우리의 일상 삶은 어떤 느낌,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각자의 삶이 다르기에 각각이 느끼는 느낌이나 의미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가만히 마음을 쓰다듬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일은 자못 나, 우리의 마음의 평화를 얻게하는 과정이라 할 수도 있을것 같다.
그러한 방법으로의 과정은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운동을 하거나 혹은 명상을 하거나 또는 저자와 같이 시를 쓰거나 하는 등의 과정으로 얻을 수 있는 마음의 평화를 일컬음이라 하겠다.
마음이란 존재는 역동적일 수도 있고 평온한 상태의 모습일 수도 있는 변화무쌍한 존재임을 우리는 모르지 않지만 그 마음이 동요를 일으키고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면 우리의 일상과 삶, 인생은 격랑에 휩쌓이게 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문학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라면 소설이나 에세이 또는 시를 통해 나, 우리의 마음을 쓰다듬듯 평온한 마음의 상태를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라 여겨진다.
'시를 산다' 는 말은 삶 속에서 시를 발견하며 산다는 뜻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시를 쓴다, 짖는다 말하지 않고 발견한다고 말한다.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시가 늘 숨쉬고 있으며 그러한 시를 발견하는 일은 나, 우리의 일상적 삶과 그 궤적을 같이하는 일이라 저자는 주장하고 있어 꽤나 의미 있는 주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출가 해 사미계를 받고 스님이 되신 동명스님의 시를 살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낸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가만히 마음을 쓰다듬는" 는 저자의 말처럼 일상 속에 녹아든 시를 발견한, 조계종 출판사가 매일 카카오톡을 통해 전달한 시를 읽고 틈틈히 시에 대한 단상을 적은 것으로 52편의 시와 단상을 엮은 책이다.
스님과 시의 결합이라니 언뜻 뭔가 불일치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유유자적한 느낌으로의 이미지가 합치되는 양가감정을 느낄 수 있다.
누군가 나, 우리에게 매일 시를 한 편 씩 보내 준다면 과연 나, 우리는 그러한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또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나, 우리 자신의 생각과 단상을 적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시(詩) 세계라지만 어렵다고 생각하는 나, 우리의 마음이 빚어낸 그림자에 농락당하기 보다 직접 현실적으로 시를 읽고 생각하며 의미를 해석해 보는 일도 한편으로는 재미있는 일상의 하루 일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도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저자인 공명스님은 자신이 시를 쓰기 보다 쓰인 시들을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발견하는 시를 사는 것과 일맥상통한 삶을 살고 있다 볼 수 있다.
익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도종환, 신경림, 이상화 등 다양한 시인들의 시를 만나 볼 수 있는가 하면 스님이라 해서 가질 수 있거나 보일 수 있는 편향적이거나 종교적 의미로의 해석 등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4장으로 구성된 각 장의 제목들이 시적이다.
풍경에 밑줄을 긋다, 풀벌레 소리 환한 밤, 사라지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늘 여여하소서는 이미 제목에서부터 시적인 감흥을 준다.
물론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풍경에 밑줄을 그을 수 없고, 풀벌레 소리가 청명하게 들릴지언정 환한 밤이 될 수 없으며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다는 것은 지나친 환상일 따름이 아니며 여여하소서는 현재의 우리말이 아닌 북한어로의 형용사적 쓰임으로 초목의 무성함이나 위엄 있게 느릿느릿 움직이는 태도를 일컫고 있지만 크게 부담감 없이 잔잔한 울임을 주는 시들을 마주하며 마음을 쓰다듬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해 준다.
시가 일상에 녹아들어 나, 우리의 지친 마음을 쓰다듬어 주는 나날이 된다면 거칠고 황량한 세상 속 인간의 모습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마음의 해방구를 시에서 발견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판단해 본다.
그러한 즐거움, 마음을 쓰다듬는 평안함을 주는 시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동명스님의 시세계에 대한 단상, 함께 즐겨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