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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섬과 박혜람 - 제2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임택수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5월
평점 :
요즘 사람들이 마음에 간직한 행동지침이랄까 하는 것이 바로 '중꺽마'다. 이른바 중간에 꺾이더라도 혹은 꺽이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에 그것이 주는 내면적인 저항성과 자기 자신에 대한 충실성을 담보하는 일은 온전히 나, 우리의 오늘을 살아가는 힘이 되게 한다.
그런 중꺽마를 생각하는 일은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서 무수히 만들어지는 실패와 성공에 대한 과정, 그리고 결과에 대해 갖는 마음의 부침이라 할 수 있지만 결과가 어떠하든 나,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가 바로 중꺽마에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게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중꺽마의 마음을 갖기가 쉽지 않다. 결코 삶의 무게에 짖눌려 허우적 대는 나, 우리에게 중꺾마의 마음은 어쩌면 소소한 위로와 안도감을 부여해 줄지도 모르지만 오롯이 나다운 모습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나, 우리에겐 본연의 나, 우리라는 모습으로 회귀하는데 있어 적잖은 응원이 될 것이라 판단해 본다.
소설을 통해 그러한 중꺽마의 마음을 느껴볼 수 있는 일은 흔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세상 모든 소설을 다 읽어볼 수 없는 터에 뜻하지 않게 만나 읽어본 소설작품에서 중꺽마의 마음을 엿볼 수 있게 된다. 그 작품을 소개한다.
이 책 "김섬과 박혜람" 은 사람의 마음이 빚어내는 감정의 그루터기가 다소간 나, 우리에게 서로를 향해 날세운 칼날같이 영향을 미치지만 응어리진 마음의 감정들을 풀어내지 못한다면 삶의 시공간이 뒤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관계의 획일성을 드러내게 된다.
소설에서는 박혜람과 김섬의 친구관계, 해 묵은 감정의 응어리가 잊혀진 과거만큼의 깊은 갈등을 만들어 내고 또다시 헤어짐을 반복하게 하는 모습으로 비춰지지만 이러한 관계의 내면 속의 원인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지고지순한 모습으로 비춰질지 몰라도 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휘젖고 갈등을 만들고 악인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로 인해 나, 우리와 같은 사람들의 관계의 균형을 잃게 만들고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나, 우리를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듯 삶이 프랑스와 한국이라는 시공간을 통해 박혜람과 김섬의 관계는 균열과 회복이라는 과정의 자양분으로 자리한다.
사랑에 실패하는 사람들, 그들이 실패하고 싶어 실패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그러한 사랑이 나,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의 전환기라면 소설 속 박혜람과 김섬의 생애 전환기의 사랑의 문제는 심각한 기로를 만들어 낼것이 분명하다고 느낄 수 있다.
사랑의 실패가 인생, 삶의 실패로까지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문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과 인생의 끈을 놓치 않고 이어가는 박혜람과 김섬의 이야기는 사랑이 마치 청소년기 혹은 사춘기 성장통 처럼 성인들의 성장통과 같은 느낌으로 전해진다.
나, 우리 역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했던 마음을 간직한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사랑에 실패 했다고 세상을 버리거나 하는 사람도 있기에 경계해야 할 심리라 할 수 있다.
소설을 통해 각자의 사랑과 이별, 상처를 겪으며 삶과 인생의 깊은 어둠을 경험하지만 내면의 재생과 치유 과정을 거쳐 자기만의 생의 빛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한 모습은 나, 우리의 마음의 변화를 통해 보일 수 있듯 박혜람과 김섬의 중꺽마적인 마음의 모습을 통해 오늘을 사는 나, 우리의 그러한 마음도 비교, 치유할 수 있는 대상으로 환원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져보게 된다.
소설이 우리의 삶에 있어 어떤 존재감을 갖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면 일상적이든 비일상적이든 나, 우리의 삶, 인생과 맥락을 같이 하는 궤적으로 소설 작품의 인물들이 구성되고 그들간의 관계에서 비롯된 사랑과 균열, 그리고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배우고 익힐 수 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른바 반면교사라는 말을 떠 올리면 작가의 의도가 무엇이든 작품에서 드러나는 의미를 십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판단할 수 있을것이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