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병할 년, 그래도 사랑합니다

염병할 년, 그래도 사랑합니다 - 눈물로 써내려간 10년간의 치매 엄마들 간병기
정경미 지음 / 다반 / 2024년 5월

현대의 불치병으로 거론되는 다양한 병증이 존재하지만 멀쩡하던 사람이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 모르게 되는 치매는 오늘을 사는 많은 이들이 암보다 더 두려워 하는 병증이 되었다.

그런 치매환자들의 비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음이 안타까운 일이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나,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것 같다.

사실 치매환자에 대한 도서는 꽤나 많이 출간된 상태이지만 천편일률적으로 치매환자에게만 촛점이 맞춰져 있음이 제대로 된 치매환자 돌봄과 치매환자 간병인에 대한 인식의 불편을 가져오고 있다.

치매환자 당사자는 치매로 인해 인격적인 존재감을 상실해 가지만 치매 환자를 돌보는 돌봄인으로의 간병인은 다양한 치매 증상으로 인해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으로 까지 확대되는 사태를 맞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치매 환자가 있는 가정은 치매 이전과 이후로 무척이나 많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람을 치매환자에게서 보게 되는 터에 모두가 소중한 가족의 문제로만 생각했던 자신들의 무지를 깨닫곤 가슴 아프게 후회하게 된다.

가족이나 지인들 까지도 치매환자로 인해 고통받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그래도 어떻게든 가족의 연을 부여잡고 치매환자를 돌보아야 겠다는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저자의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염병할 년, 그래도 사랑합니다" 는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 혹은 기억되지 못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치매환자를 돌보게 된 저자의 사례를 통해 그간 느끼고 있었던 가족으로의 소중함과 사랑을 치매 증상으로 저어하게 되는 가슴아픈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는 책이다.

정말 그렇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는 무척이나 힘겨운 일임이 분명하다.

치매환자도 착한 치매를 앓고 있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악한 치매를 앓는 치매환자도 존재한다.

그러한 악한 치매환자가 나, 우리의 부모, 조부모라고 생각해 보면 처음 얼마간은 천륜의 정으로 정성을 다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정말 저자의 상황처럼 악다구니 쓰며 나에게 왜그러냐고? 하는 울음 섞인 흐느낌을 뱃어낼 수도 있으리라.

더구나 저자는 한 사람도 아닌 엄마와 시어머니 두분 모두 치매환자가 되어 자신의 도움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인간의 삶은 수 많은 삶의 시간속에 드러나는 기억의 체계들이 성립되어 나, 우리의 생각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해주기에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살고 있다 할 수 있다.

치매는 그러한 인간의 기억체계가 무너져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아예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이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 등 무엇하나 제대로 기억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치매환자이기에 치매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으로서의 역할은 치매환자들의 생명줄과 같은 매우 중요한 존재감을 갖는다 하겠다.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그 때마다 어려운 일들이 발생함은 가득이나 치매환자로 인해 힘겨운 간병인에 대한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주된 원인이 된다.

지금 당장 자신의 주위에 있는 누군가가 치매에 걸렸다 생각해 보면 지금 나는 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해 줄 수 있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치매환자는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아직 치매의 원인이나 결과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는 방법론적인 사례가 없기에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치매를 두려워 하게 된다.

간병에 대한 인식을 가질 수 있지만 종종 보도되는 뉴스 등을 타고 들려오는 요양원, 요양병원의 그야말로 사육농장 같은 모습을 결코 좋게 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매환자를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입원시키는 일는 더이상 나, 우리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활을 맞이했다 판단할 수 있는 일이다.

간병인 이기 전에 양가 부모님들을 자신의 손으로 수발하고 모시고 싶은 저자의 따듯한 마음씨를 모르는바는 아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채 요양원, 요양병원으로 모시게 된 엄마와 어머니의 모습은 마치 오래전 세상을 떠나기 전 내게도 잠시 머물다 가신 장모님의 모습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해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

가장 아름다워야 할 사람들의 모습이 치매라는 병으로 인해 가장 더러운 존재로 전락해 버리는 일을 이제는 개인이 아닌 사회적 관심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네이버 카페 책을 좋아하는사람들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