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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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바라보는 시각에 지구인의 시각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가 자못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단편적으로 우주는 중력이 없는 광막한? 광대한 공간으로 알고 있지만 지구적인 시각으로의 우주는 지구에만 한하는 상황이나 현상들이 우주에서는 전혀 소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도 있음을 이해하는 일이 먼저가 될것 같다.

중력이라는 물리 수업시간에 배웠던 이름을 통해 우주에서는 중력의 존재가 없음을 느낄 수 있는가 하면 지구에만 존재하는 중력에 영향을 받는 외계인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또 다른 웃음기가 그려질듯 하다.

SF 장르 문학이라는 분야를 어쩌면 가장 명확하게 전달해 준 배명훈 작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주와 지구라는 각각의 장에 걸쳐있는 경계로의 문학장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소설이되 그냥 소설이 아닌 SF 소설은 조금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런 특별하고도 낮선 느낌의 작품을 통해 작가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이해하는 일이 독자가 마주해야 하는 진실 혹은 숙제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그러한 두 문학장에 속하는 작품으로의 청혼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청혼" 은 우주라는 공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저으기 바꿔주려 노력하는가 하면 우주태생의 한 인물이 지구인인 연인에게 보내는 사랑의 느낌을 담아 낸 로맨스와 전쟁이 버무려진 SF 소설이다.

저자는 2013년 문학잡지 <문예중앙>을 통해 발표한 후 11년만에 전격적인 개정작업을 거쳐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으로 시대의 흐름에 대한 반영과 저자 자신의 작가로의 의식의 변화에 따른 의미를 더했다고 전한다.

앞서 이야기 되는 내용들에서 지.구.적.시.각 이라는 감각을 자꾸만 생각하게 되는게 우주에서는 전혀 그러한 느낌이나 감각을 느낄 수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까닭에 우주에 대한 무관심이 슬그머니 관심으로 돌아서기도 한다.

지구에서 180억광년도 아니고 180시간 떨어진 곳에서 군복무를 하는 우주태생의 '나'의 존재에게게 영향력을 미친 '너'에게 보내는 열 두통의 편지를 통해 시공간을 부유하는 사랑, 우주와 지구라는 두 경계선상에 존재하는 우리의 사랑과 모호한 오해 등이 읽은 이들의 마음에 조금의 어필감이 느껴지는 상태로 반전된다.

우주시대에도 군복무를 하나? 지구인도 아니고, 우주인인데? 왜? 그리고 지구에서 180시간 떨어진 곳에서 군복무를 한다니....참으로 지구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을만한 느낌이라 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러한 연유에 대한 나름대로의 설정과 설명들이 적잖히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로 작용한다.



전쟁은 지구적인 시각이나 우주적인 시각을 통해서도 마뜩치 않고 없어야 할 존재임이 분명하다.

그러한 전쟁으로 말미암아 보고 싶은 너에게 갈 수 없는 나의 마음이 안타깝고 아련하기만 하다.

지구에서만 살다보니 지구적인 시각에만 몰입하게 된 나, 우리에게 우주적인 시각을 품어볼 수 있게 만들어 준 배명훈 작가의 작품이라 새롭고 신선한 느낌으로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

2013년 당시의 작가는 두 주인공의 애정에 무게중심을 두었다고 말하며 지금의 개정판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는 부분이자 독자들의 생각에 맞기는 의미를 더하고 이후 또다른 시간이 지났을 때의 상황에 대한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 전하고 있다.

돌아갈 데가 없고, 받아 줄 사람도 아무도 없는 나와 같은 우주태생이 어딘가, 그 어딘가가 지구이고 고향이라 생각할 수 있는 네가 있는 그곳을 생각하고 있다면, 우주 저편에서 너를 생각하고 너의 별이 되어줄것을 다짐하는 이별의 전언은 아프도록 시린 사랑의 점멸등과 같은 느낌으로 우주로 향하는 우리의 시각과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로 향하는 시각의 맞부딛침을 상상하게 하는 가능성을 부연하고 싶게 만든다.

연인간에 할 수 있는 사랑의 밀어와 같은 느낌을 느껴볼 수 있는 내용들이 마음 한편에 여운으로 남는다.

누군가 나, 우리에게도 그렇게 별이 되어 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행복한 꿈을 꾸어보게 된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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