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 어떤 공주 이야기
연여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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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어린시절 누군가 읽어 주었던 동화의 마지막 문장처럼 기시감이 느껴지는 제목이었다.

'그러나'가 주는 반전적 요소를 생각하면 뭐지? 왜? 라는 의문을 가질 법도 하다.

해피앤딩적인 동화를 읽고 들으며 자란 나, 우리지만 이제는 어엿한 성인들이 되었고 그 옛날의 동화들은 식상한 느낌으으로만 전해진다.

그러나, 현대는 다양한 일들이 가능한 시대이고 해피앤딩으로끝 났던 동화들 역시 새로운 시선, 관점으로 새로운 면모를 보이는 동화들로 변모할 수도 있음을 이해한다면 오늘 맞이할 여섯 편의 동화속에 등장하는 공주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탄생시킨 여섯 작가들의 녹록치 않은 작품들을 만나 그 옛날 동화와 현대의  시간속에 존재하는 공주들의 또다른 이중주를 만나볼 수 있다. 

친숙함을 넘어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 온 공주들의 이야기를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는 동화속 우리가 알던 공주들, 신데렐라, 백설공주, 엄지공주, 라푼젤, 바드돌바우어 등 우리에게 오래전 부터 친숙한 인물로, 동화속 공주들의 해피앤딩을 선사했던 그녀들의 삶을 현대로 타임슬립하듯 이끌어 온 여섯 작가들의 녹록치 않은 작품을 통해 새로운 의미의 삶과 이야기를 보여주는 단편소설집이다.

해피앤딩은 시작과 과정이 온통 고통과 고난의 투성이이며 그러한 과정에서 주인공 공주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긍정성과 밝은 기운으로 마치 눈 앞에 있는 존재를 대하듯 우리의 마음을 그렇게 물들였지만 수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아이들에게는 해피앤딩적 모습으로 읽혀질 수 있으나 성인들에게는 식상한 서사가 될 수 있기에 동화속 공주들의 삶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 해 새로운 즐거움과 그녀들의 삶이 끝끝내 행복했을지에 대한 궁금증을 남기는 현실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동화버전의 현실판으로 이해해도 좋을것 같은 책이다.

동화 역시 이야기니 만큼 해피앤딩이라는 바램을 욕망하는 서사가 우리 삶의 행복한 삶의 그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기에 그려질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인간의 삶이 행복하기만 하다면야 우리가 삶의 궁극적 목적이라 말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인간 삶의 현실이 희노애락의 과정이며 그러한 삶의 여운이 씁쓸하고도 마뜩찮은 느낌으로 전해지기에 동화든 새로운 재해석이든 우리가 바라마지 않는 의미를 담아내는 그릇으로의 역할을 충실히 하게 된다 판단할 수 있다.

여섯 작가들의 작품 또한 어찌 생각하면 자유로운 방식으로의 소설 집필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지만 기존에 존재하는 동화, 동화속 공주들의 삶에 대한 재해석과 각색은 결코 쉽지 않은 파괴를 통해 이뤄낼 수 밖에 없는 일일 터이고 보면 그들의 의식속에도 고착된 공주들의 모습이나 동화가 주는 의미에 대한 탈속은 분명 그들에게 커다란 숙제와도 같았으리라 생각하게 된다.



작품의 여러모를 보아 석연치 않은 부분들도 종종 보인다.

하지만 견고하게 구조화된 서사를 파괴하고 새로운 서사로 변형시켜 작품을 써야 하는 일은 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어려운 일이다.

현실속 우리가 마주하는 수 많은 공주들의 이야기 속에 신데렐라도, 엄지공주도, 라푼젤도, 백설공주도 존재함을 생각하면 동화는 동화로써 끝남이 아닌 현실속에 고스란히 내재되어 흐르고 있으며 동화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공주들을 목도하게 되는 삶의 동화를 읽게된다.

동화속 문제들이 현실속 문제들로 화하는 일은 드물지만 맥락상으로 생각해 보면 현실적 문제들에 둘러 쌓인 나, 우리, 그리고 공주들만의 또다른 문제들을 외면치 않고 직면해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의도의 내포를 볼 수 있다.

공주가 되면, 왕자가 되면...하는 바램은 어린시절 부터 가질 수 있었던 나, 우리의 꿈이기도 하다.

비록 시간이 그러한 꿈을 식상하게 만들어 새로운 의식으로 동화를 바라보게 하지만 여전히 삶에 찌든 모습으로의 공주들이 아닌 새로운 세상에서도 굳굳하고 밝고 희망을 주는 인물들로 지속가능한 나, 우리의 삶을 위로하는 공주들의 모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역시 새로운 변화를 가져야 함을 깨닫게 된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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