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마동주 지음 / 닥터지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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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삶을 사는 나,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피해를 입는 경우를 두고 엇갈린 시선과 판단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우리만이 그러하다 판단할 수 없는 일이고 가해와 피해의 사실을 특정해 판단하고자 하는 법집행에 있어서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느끼는 감정과 시선은 사뭇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세상을 사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피해자가 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하지만 살다보면 의도치 않게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개연성은 농후하다 못해 비일비재하다.

가벼운 사건의 피해와 가해자로 특정된다면 사과와 함께 합의할 수 있는 방안도 있고 또한 사과를 통해 상대의 너그러운 마음이 보여주는 배려와 용서도 느껴볼 수 있지만 우리 사회는 그렇게 빈약하고 나약한 사건, 사고들만이 존재하는 천상의 나라같은 곳은 아니다.

어쩌면 지금 사는 세상을 통해 세상이 왜이래? 하는 노랫말처럼 세상 사는 삶이 힘겹고 고통스러움을 필연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사건들이 종횡무진 우리 곁을 떠돌다 사냥개가 사냥감을 덥썩 물어 채듯 우리를 피해자로 만들곤 한다.

우리 사는 사회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 그 가운데 성범죄로 인한 사건은 피해자의 기억속에 오랜 기간 영향을 미치고 삶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성폭행 피해자에겐 하나의 사건일 뿐이고 가해자 역시 법의 두루뭉술한 나태에 의해 발뻣고 횡보하는 나날들을 보내지만 피해자는 집 밖을 두려워 해야 하고 만나는 사람들을 피해야 하는 소멸된 자로의 삶을 살아야만 한다.

과연 이러한 일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당해야만 하는 삶이 되어야 한다고 누가 합당하다 생각할 수 있을까 싶다.



장편소설 '피해자'는 성폭행 피해로 딸을 잃은 아빠의 복수에 관한 이야기라 이야기만으로는 '그렇구나' 로 단정짖고 넘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소설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하나의 성폭행이 문제가 아닌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폭행과 성범죄에 대한 단죄를 목숨을 걸고 하는 인물의 심리상태와 함께 그러한 성범죄를 보고 듣는 나, 우리의 인식과 대응에 대한 자세를 엿볼 수 있다.

현대를 사는 나, 우리는 어떤 사건과 사고든 나와 관계가 없다면 한 꺼풀 의식의 수준에서 비켜나 자신의 주관적 의사를 오도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성범죄자를 죽인 인물에 대해 옹호의 글과 격려, 또는 자신의 주변에 존재하는 또다른 성범죄자를 처단해 달라는 요구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인간관계와 의식 수준을 되짚어 보게 하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거기에는 법의 물러터진 단죄도 한 몫을 하기에 법적 죗값에 부응하지 못하는 결과로의 연쇄살인은 흥미로운 소설의 주제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소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현실적인 상황의 개연성이 녹아들어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러한 느낌은 실질적으로 경찰수사의 현실적 진행상황과 대응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부분이고 그러한 부분에서 돋보이는 치밀함을 눈여겨 볼 수 있게 한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이 아직 미해결의 상태어서 벗어나고 있지 못함은 경찰들의 잘못이라기 보다 경찰과 함께 사건, 사고를 대응하는 현시대의 우리의 범죄에 대한 인식과 법의 강력한 단죄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기에 그러하다 생각할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거나 주먹은 법보다 가깝게 있다는 말처럼 피해자로서는 현실적으로 그러한 선택을 하고 싶어진다.

사회적 인식 속에 드러나는 여성에 대한 혐오와 성적 존재로의 인식은 여전히 우리가 해결해 나가야 하는 여성지위의 변화라 할 수 밖에 없지만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정부 마다 각각 그에 대한 진행은 요원하다 말할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피해자가 피해자답게 했기에 피해자가 되었다 생각하는 수준이라면 이미 우리 사회의 법은 법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법이다.

법의 무용지물화나 법이 내리는 형량의 단죄가 솜방망이 처벌이라면 그 누구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 앞에서 우리는 법의 권한에 기대기 보다 힘겨운 세상 자신이 복수를 하고 세상을 뜨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며 더더욱 많은 사람들을 피해자로 양산해 내는 결과를 만들어낼 소지가 있다.

아마도 저자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실화적 성범죄 사건을 조사하고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으리라 판단한다.

그만큼 현실적인 모습으로 기사감을 느낄 수 있어 흡인력 있는 이야기의 흐름속에 빠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시 묻자, 나, 우리의 딸, 아내가 성범죄의 피해자가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법치주의를 내세우는 법의 권한에 기댈것인지, 자신의 목숨을 걸고라도 복수의 칼날을 갈것인지...

더불어 피해자를 둔 가족의 일원이자 복수를 다짐한 사람이라면 정말 살인을 저질러서라도 복수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감정도 살펴보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저자는 우리에게 어떤 선택을 하든 정의로운 사회를 선택하는 길을 권장한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한 정의가 나의 손에 의해 살인을 도구로 만들어 질 수 있는지, 아니면 법치주의를 내새우는 단죄에 의해 내려지는 형량에 의해 이뤄진다 생각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게 하며 지금의 상태라면 과연 우리는 나, 우리의 안전한 삶과 생활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십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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