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엄마의 엄마는 이상해
헤이란 지음 / 사유와공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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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런 가족구성은 지금이라면 하늘의 별따기 처럼 느껴질 것 같다.

할머니, 증조, 고조할머니와 함께 사는 세대, 아이들의 시선에서는 다 똑같은 할머니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아무리 이해력이 부족한 아이들이라도 노화의 과정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력이 떨어질 수는 없음이고 보면 고조할머니의 이상함을 알아차림이 어렵지는 않을것이라 여겨진다.

가족 구성원으로의 딸, 나, 엄마, 그리고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  4대의 보금자리는 과연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먼저 일어난다.

2020년 인구 통계 기준으로 본 가족구성원의 변화는 부부, 2세대, 3세대 이상의 가구는 감소 및 사라지며 1인 가구의 지속적 증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1인 가구의 증가가 보여주는 문제는 세대의 단절과 함께 가족이라는 존재의 사람짐과 맞물려 있다고 보여진다.

모두가 혼자만의 삶을 꿈꾸는 1인 가구 시대를 살고자 한다면 제목처럼 4대가 함께 사는 가족은 아마도 유물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리라 보이지만 가족의 의미, 지속해야 할 의미, 그리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자양분으로의 매력까지를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를 담은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엄마의 엄마의 엄마는 이상해" 는 딸아이의 입장에서 부르는 '엄마' 라는 이름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가 하면 함께 사는 이유로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또다른 엄마들에 대한 불편함의 의미로도 읽혀지는 이야기들이 이어지지만 그 가운데서 만날 수 있는 각기 세대별의 삶의 이야기들이 오롯이 따스한 가족의 느낌으로 전해지는 책이다.

치매는 현대 인류가 암보다도 더 무서워 하고 두려워어 하는 질병이라 한다.

그런 치매를 앓는 오늘 시대의 가족들의 모습은 쉽사리 짐작이 안될 수 밖에 없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의 삶보다 1인 가구로의 혼자인 삶을 선호하는 터에 가족의 소중함, 필요성, 내재된 의미와 가치 등에 대해 선한 영향력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모두 차단당한 상태의 삶으로 나아가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사회를 비난만 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면 정말 우리 사회는 끝난, 아니 끝날 사회가 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기성세대들의 노력을 멈추지 않는 과정을 생각하면 작지만 지속되는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꿈꿔 볼 수도 있으리라 판단하게 된다.

가족이란 뭘까? 피를 나눈 혈연으로의 관계만을 가족으로 치부하는 혈통주의를 말하기도 하지만 현대에 있어선 혈통주의 보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가족을 이뤄 사는 일도 가족으로 지칭할 수 있음이고 보면 다양한 가족의 형태 출현에 지청구를 날릴 수는 없다.

그렇게라도 사람의 따스한 온기를 느끼고 관계를 형성하며 공동의 연대를 위해 공존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버릴 수 없다.

다만 혈연, 혈통중심의 가족관계를 저버리고 그런 관계에 도착되거나 아예 혼자만의 삶를 살고자 하는 상황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는 사실을 저자의 에세이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누구나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나이를 먹는다.

아니 시기에 따라 그 이름은 성장이 될수도 있고 노화라 말할 수도 있음이고 보면 같은 시간이라도 현실의 나에게는 깊이 와 닿지 않는 개념들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지금의 나, 우리로 존재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기에 나, 우리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병에 걸릴 수도, 치매에 걸릴 수도 있음을 확언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

치매환자도 어엿한 인간이며 우리가 모르는 인지,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생각해야만 한다.

치매는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

사회적인 공감과 연대를 통해 치매노인들에 대한 보호와 지속가능한 삶에 초점을 마추고 도움의 손길을 뻣어야만 한다.

이상하다는 손녀의 말은 어쩌면 그 말을 듣는 딸이자 치매를 앓고 있는 자신에게 가장 가슴아픈 사랑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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