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품고 슬퍼하다 - 임진왜란 전쟁에서 조선백성을 구한 사명대사의 활인검 이야기
이상훈 지음 / 여백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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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검비(抱劍悲), 칼을 품고 슬퍼하다는 의미라는데 그것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 생각하는 고승 사명대사의 말씀이라 생각하면 왜? 라는 의문이 먼저든다.

더구나 불교의 고승에 자리한 사명이 왜 살생의 대명사인 칼을 품고 슬퍼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나게 만든다.

400여 년 전의 임진왜란은 나, 우리가 국사, 역사 수업을 통해 어떠한 전쟁이었는지를 익히 알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문화전쟁이라 생각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임진왜란 당시의 조선은 성리학의 꽃을 피우는 때였고 그 중심에는 퇴계와 율곡의 성리학이 빛을 발하던 때라 그들이 임진왜란을 통해 여타의 문화재와 도자기, 도공 등을 끌고 간 사실을 파악할 수 있지만 기실 성리학 책들을 가장 많이 가져갔다는 사실을 목도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그들의 무를 숭상하는 시대를 문의 시대로 바꾸어 꽃피우고자 하는 욕망이 점철된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풍전등화와 같은 조선의 실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보다 더욱 극심했고 일본에 잡혀간 포로들인 여인들의 비참한 삶은 사명대사의 종교를 떠나 칼을 품고 슬퍼하게 한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판단을 해보며 관련 이야기를 소설화한 책을 만아 읽어본다.



이 책 "칼을 품고 슬퍼하다" 는 임진왜란을 거론하면 이순신 장군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실질적으로 이순신 장군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인물들의 전쟁 참여와 도움이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그러한 역사적 사실들을 파악하고자 10년 동안의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승려이자 조국의 풍전등화 같은 미래를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은 사명대사에 대한 흔적들을 찾아 사명대사의 진면목을 확인하기까지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인물이다.

그야말로 조선의 희망이자 구원자 같은 의미로 사명대사는 느껴지게 된다.

성리학 책들을 강탈해 간 일본이지만 무의 문화를 문의 문화로 바꾸고자 했던 군주 가토 기요마사의 마음을 흔들고 인간의 도리에 대한 깨달음을 느끼게 해 주거나 도쿠카와 이에야스와 담판을 지어 포로 천 오백명을 데리고 돌아오는 일 등은 가히 그 어느 장군도 하지 못하는 대담한 능력의 소유자라 판단할 수 있다.

야만과도 같은 일본, 그들의 장수인 도쿠카와 이에야스에게 살아있는 부처라는 칭송까지 듣는 사명대사라면 우리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사명대사와 일본,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사명대사에 대한 생각은 차원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소설속 화자인 진수와 92세 노모의 뿌리찾기 과정에서 만나는 응규(사명대사의 원래 이름)의 천재성, 황희정승의 직계 후손인 유촌에게 수학하고 운명같은 사랑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해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살생하는 일은 살생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포검비를 외친 사명대사, 임진왜란 전투에 대한 승병활동, 일본과의 강화 사절단으로 가게된 탐적사의 배경, 사명의 목숨을 지켜준 십자가와 불상, 그리고 그의 죽음에 이르는 등의 이야기들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사명대사의 이야기는 소설이지만 마음속에 묵직한 사랑에 대한 무게감을 갖게 한다.



목숨을 버리고 전장에서 나라를 위해, 백성을 위해 싸운 인물들은 정당한 역사의 평가를 받지 못하기가 일수인것이 오늘 우리가 이해하는 수 많은 인물들에 대한 평가라 할 것이다.

기득권 세력의 쉴새 없는 입들은 아무것도 한것이 없는 그들 자신을 포장하고 목숨을 걸고 싸운 위인들의 삶은 고정관념이나 사상에 치우친 인물이라 폄하하거나 배재해 후세들의 기억을 흐트러 트리는 역할로의 역사를 만들었다.

역사 공부는 하려면 제대로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의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그 또한 편파적이고 기울어진 운동장 처럼 불편한 느낌을 주지만 적어도 우리 자신은 그러한 불편과 편견에 쌓인 역사, 인물에 대한 평가를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할 수 있으리라 판단해 본다.

올바른 역사, 진실의 역사를 마주할 수 있고, 숨겨진 위인, 영웅들의 진면목을 드러내 온 국민의 사랑을 더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참된 역사와 참된 영웅들의 진면목을 기리게 될 것이라 믿고 싶어진다.

그러한 의미를 담아낸 사명대사의 이야기, 흡인력 있는 역사의 물줄기를 수놓는 사명의 인물됨을 오늘 나, 우리의 그것과 비교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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