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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츠나구 1 - 산 자와 죽은 자 단 한 번의 해후 ㅣ 사자 츠나구 1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정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8월
평점 :
어떤 연유로든 삶을 마감한 망자들을 우리는 쉬 잊지못하고 할 수만 있다면 이라는 만약의 상상을 붙여 다시금 만나고 싶다는 의식을 표출해 낸다.
하지만 엄연히 이 세계와 죽은자들의 세계는 공존할 수 없는 불가분의 세계라 인류 역사에 있어 죽음을 딪고 되돌아온 사람들이 있다고는 해도 사실 믿기 어려운 불신의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 우리가 죽음과 사후 세계를 대하는 방식이라 할 것이다.
과거 옛 사람들은 종교 혹은 자연적 신앙의 힘으로 산자와 죽은자의 만남이 이루어 질 수 있다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동굴 벽화와 같은 표현으로 기록을 남기지 않았을까 하는 시선도 가져볼 수 있다.
만약, 정말로 산자와 죽은자의 만남이 이뤄 질 수 있다면, 단 한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는, 나는 어떤 선택으로 또 누굴 만나고 싶어 할지 감히 상상이 안된다.
설왕설래 하듯 무수한 변수들이 오늘 우리의 삶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닿고 보면 신의 존재에 대한 의혹은 둘째 치고라도 산자와 죽은자의 세계를 가르고 어떤 연유로도 다시금 마주할 수 없는 엇갈린 철로와 같이 만든 까닭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으리라 판단해 보며 신박한 생각의 사자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을 읽어본다.
이 책 "사자 츠나구1" 은 삶과 죽음의 변주곡이 맞닿은 지점에서 혹여나 '만약에' 를 대입해 산자는 죽은자를 죽은자는 산자를 만날 수 있다는 작은 기회를 주제로 4 가지 이야기를 담아 각각의 이야기에 담긴 산자와 망자와의 조우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책이다.
망자를 만나고자 하는 존재는 대부분 가족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것이 인지상정이지만 꼭 그러함이 무슨 법칙처럼 운용되는 것은 아님을, 불편한 의도, 현실을 넘어 죽은자에게 까지 욕망을 지우려는 모습도 존재할 수 있기에 읽는 내내 마뜩찮은 마음 한 켠에 찜찜함이 찌꺼기 처럼 쌓였다.
사자 츠나구는 보름달이 뜨는 만월에 산자와 죽은자의 해후를 위한 일을 도모하는데 각각의 사연에 따라 츠나구에 대한 기대감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신비한 능력에 대한 진의가 이 세상 누군가는 진짜 가지고 있을지도 모는다는 착각도 하게 된다.
다만 츠나구의 역할론은 알겠는데 정작 '어떻게' 망자를 불러 내는지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츠나구가 된 소년의 이야기도 4가지 사연 속의 하나로 포함되어 흐름을 이어 가지만 츠나구를 물려주는 소년의 할머니와 소년의 츠나구에 얽힌 이야기는 반전 스러운 묘한 여운을 남긴다.
삶과 죽음의 시계 속에 우리는 모든 것들을 한 번 이라는 의미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깨달음, 그래서 죽어 흔적 조차 없을 때는 할 수 없는 일들을 미련없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있을 때 잘 하자는 말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된다.
현실에서 미련이나 후회의 감정을 갖는 일을 만들지 않고 잘 사는 일, 그것이야 말로 어쩌면 한 번만의 소중한 기회를 꼭 필요한 곳에 쓸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츠나구의 일은 어쩌면 무지막지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만 봉사차원으로 돌리는 츠나구의 역사를 통해 대중적 희망의 요소로 희화화 했음을 느껴볼 수 있다.
삶이 그렇듯 죽음 역시 돈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자연주의적 사상으로 환기시켜 대중적 욕망의 창구로 츠나구의 일과 가문의 연명은 상상속이지만 희망적 의미와 가치를 심어 두고자 하는 모종의 실험정신 같은 복선적 요소라 할 수 있을것 같다.
매우 훌륭한 스토리텔러라 지칭할 수 있는 저자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무수히 많은 미스테리한 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일어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의문과 궁금증은 사람들의 삶속에 드러나는 엇비슷 한 개연성의 문제로 볼 때 명확한 해답을 이끌어 내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사자 츠나구 역시 그러한 개연성 측면에서는 허구의 존재로 읽혀 지지만 현실의 삶과 인간관계에 대한 환기 측면의 시선으로 소설을 들여다 본다면 또다른 의미와 가치를 보여 준다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단 한번, 그 기회를 소중히 해야 한다는 깨달음이 생긴다면 거슬러 올라가 아쉬움, 후회, 불편한 마음의 찌꺼기를 남기는 관계들은 만들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에 멈춘다.
재미와 함께 다양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 있는 책이라 사자 츠나구2 또는 시리즈로 만들어 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내심 가져 보며 왠만해서는 잘 기억치 않는 일본 작가의 이름 '츠지무라 미즈키' 를 기억해 보고 싶다.
*출판사 리드리드출판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