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
홍선기 지음 / 모모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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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으로 내 뱉는 말들이 죽고싶어, 죽을것 같아와 같은 말이고 보면 우리는 의식치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그러한 말들을 사용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생이 좋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삶과 죽음의 이분법적 선택에 있어 완연하게 삶을 선택하지만 어느 계절에 죽고 싶냐고 물어볼 수 있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것도 친밀한 사이가 아니면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쉬 할 수 없는 일이고 그러함을 묻는 일조차 윤리적, 도덕적으로 불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기에 더더욱 삼가해야할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만나면 안녕하셔요? 라는 물음으로 삶의 기운을 먼저 챙기고 답하는 삶을 살아 왔는데 죽음을, 죽고 싶은 계절을 묻는 일은 무척이나 도발적이고 불쾌한 물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그런 질문을 던지고, 자신 역시 봄에 죽고 싶다며 명확한 답을 제시해 나, 우리의 죽음에 대한 생각,사유를 돌이켜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 는 자수성가한 케이시와 평범한 가즈키라는 두 남자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엮어져 각각의 시점에 따른 이야기들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상대에 대한 생각, 의미, 우정과 사랑을 곱씹어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평범하면서도 쑥맥처럼 여겨지는 가즈키는 영국 런던의 한 파티에서 케이시를 만나고 술에 취해 이집트 피라미드를 보러 가게 되는 황당스러운 설정도 보이고 요즘의 젊은 청춘들이 즐겨하는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밝고 통통 튀는듯 한 하츠네를 만나게 되고 서로의 공통점과 끌리는 점들을 확인하며 상대에게 푹 빠지는 결과를 보여준다.

자수성가 한 케이시는 여성들을 원나잇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가 만난 여성들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키우지 못한 안타까운 모습이 비춰진다.

케이시가 가즈키에게 한 물음이 '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냐'는 물음이었지만 생각만큼 그리 심각한 느낌을 가진 스토리로는 읽혀지지 않는다.

마치 가즈키가 단 한 번도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것처럼 나, 우리 역시 그러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저자는 일반적인 보통인들의 서사적 개연성을 드러내 독특함으로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다 판단할 수 있다.

태어남이라는 것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없는 수동적 조건이라면 죽음은 적어도 나,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조절?할 수 있는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판단하기에 선택적 능동성을 부여한다 말할 수 있다.

어쩌면 저자는 자수성가한 케이시와 평범한 가즈키를 통해 삶의 의미를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는 존재에 대한 통찰을 꽤하고자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케이시의 부유함에 가려진 인간적인 면모가 아쉽고 평범한 가즈키의 일반적 의식으로 느껴지는 인물에 대한 의미들을 색다른 시선으로 즐기고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말할 수 있다.



수 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특징과 장, 단점 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계기를 통해 친구가 될 수 있고, 사랑하는 관계 될 수도 있다.

그들에게 벌어지는 인생과, 삶에 대한 난관들이 어떤 색채로 물들여 지고 해쳐 나가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일은 소설만이 가진 특징이자 장점이고 즐거움의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누군들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좋아할까 만은 자신의 죽음을 생각해 보고 언제, 어느 계절에 죽음을 맞이 했으면 좋겠다는 설정을 마음속에 가져 보는 것도 자기 자신에 대한 명확한 정체성 확립과 관련이 있다 판단할 수 있겠다.

가즈키처럼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죽음이 당도하면 당황을 넘어 고통과 좌절, 분노, 체념, 수용에 이르는 단계를 거치게 되지만 언제고 다가 올 수 있는 죽음에 대한 생각은 필요하다 생각해 볼 수 있다.

소중한 삶이기에 삶에 대한 애착은 죽음을 생각했을 때 비로소 더욱 가질 수 있다 판단해 보면 이 책이 주는 의미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전해본다.


**네이버 카페 책을좋아하는사람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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