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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가혹했던 전쟁과 휴전
마거리트 히긴스 지음, 이현표 옮김 / 코러스(KORUS) / 2023년 4월
평점 :

한국전쟁, 휴전 70주년, 직접 전쟁을 겪지는 않았지만 돌아가신 아버님의 고향이 함경남도 함흥이고 전쟁통에 피난 내려와 살았다는 사실을 잊지는 못한다.
전쟁은 한 순간에 모두의 삶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있어서는 안될 커다란 사건이다.
그런 전쟁을, 겪어 보지 않은 세대는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든다.
전쟁은 게임속 전쟁이 아니고 목숨을 걸고 상대를 죽여야만 하는 싸움이기도 하기에 내가, 우리가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생각지도 못한 사실을 깨닫곤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 판단해 본다.
그런 전쟁을 여성의 몸으로 기자의 신분으로 6개월 넘게 종군기자로 활동하고 책으로까지 펼쳐 낸 인물이 있어 놀랍기도 하고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지나간 6월 호국의 달을 맞아 발간 된 책을 만나 알게 된 나의 무지함 역시 책을 만나 읽어 보아야 겠다는 의지를 다지는데 일조했다 하겠다.
광복 직후 바로 발발한 한국전쟁, 우리가 기억하는 6.25 전쟁, 한국에게 가혹했다는 전쟁과 휴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한국에 가혹했던 전쟁과 휴전" 은 종군기자로 참전했던 마거리트 히긴스의 한국전쟁과 휴전에 담긴 내용들을 상세히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전쟁이 얼마나 참혹하고 모두의 삶을 힘들게 만드는지를 뼈아프게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참혹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실상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종군여기자, 남성과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여성으로서 종군기자가 되는 것은 지극히 드문 경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마거리트 히긴스는 한국전쟁 당시인 1951년 부터 1954년 까지 7차례의 한국방문을 통해 한국전쟁과 휴전에 관한 기록을 남기고 한국 전쟁 을 소재로 한 단행본 <War in Korea>를 발간하여 1951년 여성최초의 퓰리처상을 수상한 인물이기도 하다.
다른 것도 아닌 전쟁의 취재이다 보니 목숨을 건 취재라 할 수 있다.
한국전쟁 취재허가를 얻은 270명의 종군기자가 있지만 실제 전선에서 취재를 한 종군기자는 2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니, 더구나 여성 종군기자는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기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자유를 위한 희생으로 한국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한국전에 가혹했던 휴전에 종군기자로 인터뷰했던 고위급 인사들과의 이야기를 번역해 1,2부로 전하고 있다.
저자의 한국전쟁 기록을 통해 그간 우리가 표면적으로만 알고 있던 전쟁의 이면,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답답한 가슴에 응어리 진 무언가가 놓여 있는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쟁상황, 촉박한 기사송고, 군과 긴밀한 협조를 이루지 못하면 이룰 수 없는 종군기자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히긴스의 힘겨운 기자활동의 면면을 살피며 한국전쟁과 휴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출 수 있다.

인천상륙작전, 중공군의 참전, 끝날것 같지 않던 전쟁의 휴전, 어쩌면 가장 바라마지 않았을 히긴스에게도 기쁨의 휴전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3년 1개월의 전쟁을 끝으로 휴전에 돌입한 남과 북, 전쟁 역시 강대국의 야욕에 치뤄진 감이 없지 않지만 휴전 역시 강대국들의 거래의 장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이라 힘없는 나라의 국민들이 맛보게 되는 비애를 느끼게 된다.
비견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내집없는 설움처럼 내 나라를 지킬 수 없었던 우리의 안타까운 모습이 데자뷰처럼 느껴진다.
작고 하셨지만 아버님은 늘 고향, 고향에 남겨진 사람들을 그리워 하셨다.
피를 나눈 가족, 그들과의 생이별, 가수 설운도의 '잃어버린 30년 세월' 이 주마등처럼 히긴스의 글과 사진속에 떠오르며 눈시울을 붉히게 된다.
우리의 역사이자 우리가 겪어 온 전쟁사의 면면을 이렇게 상세하고 먹먹하게 읽을 수있는 기회는 지금까지는 없었다.
매년 호국의 달인 6월이면 그런가부다 하고 넘기는 대수롭지 않은 시간이 얼마나 지키고 지켜내야 했을 시간들이 었을지 깨닫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가혹했던 한국전쟁과 휴전을 더이상 지속해야 할 고통으로 남겨두지 않아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 보며 전쟁을 게임처럼 생각하는 후대의 모든 이들에게 경각심을 부여하고자 몰입해 읽어보길 권해본다.
**네이버 카페 컬처블룸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