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입 흰 귀 백조 소설선 1
유응오 지음 / 백조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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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응오 작가의 세계는 불교계와 깊은 관련이 있는듯 하다.

불교계에서 오랜 시간을 활동한 작가라니 당연히 불교적 색채가 그의 소설에 자리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일상사의 이야기로도 다양한 색채를 꾸릴 수 있지만 더하여 종교관까지 더해진 소설을 만나면 이것이 종교소설이자 새로운 관점을 드러내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장편소설이 아닌 9편의 단편소설을 엮은 소설집으로 즐거움도 아쉬움도 남겨줄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검은 입 흰 귀" 는 제목이 주는 느낌처럼 의외적이고 독특함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매력적이다.

그런가 하면 검은 입과 힌 귀는 보편적 일반화에서 정상적이지 못한 존재들, 어쩌면 소외된 자들의 세상에 대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저자는 그러한 의미를 불교라는 종교적 시각을 통해 자비의 시선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보육원에서 만난 벙어리 소년 검은 입과 귀머거리 소녀 흰 귀, 소매치기로 소년원 출입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육손을 통해 더 높은 난이도를 배워 출소해 흰 귀를 다시 만나 새출발을 하지만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듯 그들은 정직한 삶으로의 회귀 보다 현실의 배고픔에 먼저 반응을 하고 자신들을 보호해 준다는 명목아래 조직폭력배에게 상납하며 살아가던 중 육손의 손가방을 바꿔치기 해 탈취하려는 시도를 하는데 과연 그들은 성공할지, 실패할지...

현실을 살아가는 나, 우리의 모습 역시 검은 입, 흰 귀와 하등 다를바 없는 존재라 할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타인을 어떤 이유로 편견에 쌓인 시선으로 보고 차별을 하는걸까?

따지고 보면 별거 아닌 나, 우리나 그들 역시 동일한 존재들임을 깨달을 수 밖에 없는 일이지만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인간의 권위는 돈에 촛점이 맞춰진게 된다.

위태로운 삶을 사는 누군가의 삶을 통해 나, 우리 역시 그러한 위태로움을 경험하게 된다면 과연 검은 입, 흰 귀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으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어도 본다.

하지만 소설에서의 각각의 주인공 들은 자신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현실을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이러한 부분을 보편적인 시각으로 파악해 차별과 편견을 없애고 동등한 인간의 삶으로 받아들여 주었으면 하는 자비로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코 노여워 하거나 슬퍼 말라' 던 푸시킨의 싯구를 셍각하면 소외된 자들의 삶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보듬고 이해하며 공감해 줄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따스한 온기를 내품는 사회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게 된다.

그러함이 자비를 통해 실현되는 세상이라면 검은 입, 흰 귀 뿐만이 아닌 짝 눈이 등 수 많은 불편과 차별과 편견을 호소하는 사람들과 우리는 격의 없는 존재감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저자의 종교적 사유를 통해 소외된 자들에 대한 이해를 보다 너그럽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대응하는 나,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소설을 읽는 내내 머리 속에 각인하며 즐겨본 시간이었다.

독자들의 일독을 권장해 본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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