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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월
평점 :
소설이면서도 좀 더 우리의 상상력을 이끌어 내거나 오묘한 현상으로의 모습을 제시하는 것은 소설을 더욱 탐닉하게 만드는 장치중의 하나라 생각할 수도 있을것 같다.
말하자면 일상의 생활이나 삶에 심령술, 마술, 영혼 등의 이야기를 교묘히 조합하는 일은 아직 아무도 그러한 세계를 확인해 볼 수 없었다는 새로움에 기초를 두고 있고 신비롭다는 의미를 불러 일으켜 끌림이 일어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러하기에 소설이라 하더라도 개연성이 농후한 부분은 작가의 상상이라 판단할 수 있으나 심령이나 마술, 영혼 등과 같은 이야기들은 상상력의 소산이라 치부하기에도 어려운 부분이 있어 그 경계를 쉽게 파악할 수 없는 점 등이 매력이라 여겨 독자들의 환호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판단하게 된다.
그러한 의미를 담아 독자들과 소통하려 하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심령이 잠들지 않는 그곳" 은 어렵게 살아가는 마술사 제니에게 낯선 남자 R의 등장으로 그녀의 삶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테스트를 통과한 제니는 R이 제시한 미제사건을 함께 해결하는데 동참해 달라는 의뢰를 수락하고 40년 전 종교 종파를 창시해 심령주의를 제창한 폭스자매의 사기극을 밝히고자 하는 내용의 전개를 담아 독자들의 흥미를 돋궈내는 책이다.
사실적인 부분을 신뢰하는 인간이기에 자신의 눈으로 보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것이 인간의 특성이라면 종교를 빙자한 사기는 인간의 그러한 신뢰에 대한 마음을 기만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는 술수에 다름이 아닌 것이다.
특히 심령주의를 표방한 종교라니, 역사를 통해 인간 존재가 심령적 존재와의 교감을 드러내는 일은 거의 모두가 미신이라고 치부하거나 사기로 인식해 왔음을 생각하면 소설 속 탐정인 로버트 핑거턴이 왜 폭스 자매가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고 생각해 제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는지를 십분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인간 세계에서의 일들은 이해를 넘어서는 그저 있는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일도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러함을 우리는 무턱대고 받아들이기보다 현상의 원인과 과정, 결과에 이르기까지를 속속들이 이해하고자 하는 차원으로 끌어온다고 볼 수 있다.
실존적 사실, 인물과 상상력의 결합이 보여주는 내용이라 책을 꼼꼼하게 읽어내면 알 수 있는 사항들이 많다는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금은 지루하듯 한 느낌을 주는 초반과는 달리 점차 속도를 붙여 가속화 시키는 흐름이 저자의 필력이 주는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러한 흐름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끌어 내는 작가는 흔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마술사, 탐정, 심령술사라는 존재간의 무게감이 어느 한쪽으로 실리지 않고 조율하듯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어 탁월한 조율사로의 저자임을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스토리임에는 분명하다. 또한 제나의 성장과 삶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 모험이라 생각해도 틀림이 없는 일이다.
**네이버 카페 컬처블룸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