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표 (경기문화재단 선정작 3)

부표 - 교유서가 소설 ㅣ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이대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부표는 바다를 항행하는 배들의 나아갈 방향이나 목적하는 곳으로의 인도를 위한 방향을 잡는데 유용한 물건이다.

어쩌면 부표의 그러한 목적 의미가 인간에게도 인생의 나침반처럼 느껴질 수 있는 중요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어둡고 어두운 바다를 등명기에 불이 들어 오는 순간 수 많은 배들이 좌표를 얻고 항해 할 수 있는 여력을 갖듯 인간에게도 부표는 그러한 의미로의 동기부여나 삶의 나침반으로의 의미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부표를 통해 우리 삶에 드리운 삶과 죽음의 은밀한 동거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부표" 는 경기문화 재단 문예창작 지원 선정작으로 교유서가를 통해 발간 된 이대연 작가의 작품으로 

<부표> 와 <전(傳)> 두 작품으로 이뤄진 소설이다.

부표는 인양선 크레인이 수명이 다한 부표를 끌어 올리는 과정부터 시작하지만 언제나 우리의 일상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숨겨진 죽음의 냄새를 확인할 수 있다.

화자의 아버지 삼우제를 치르며 그의 아버지 존재에 대한 삶의 과정이 씁쓸함으로 점철되어 마치 수명을 다한 부표와 같은 의미로 읽혀지기도 하지만 재사용을 위한 수리와 정비를 통해 부표는 새로운 부표로의 가능성을 확보하게 된다.

화자의 삶에 영향을 미친 아버지의 죽음과 부표의 재사용을 위한 수리, 정비의 과정은 아버지의 장기기증서로 인해 동일시 되는 느낌으로 드러나지만 바닷물에 잠긴 부표를 고정하는 쇠사슬들에 얽힌 폐어구들로 끊어내도 끊어내도 자꾸 엉키고 섥히는 현실에 어쩌면 자신의 아버지도 그러한 삶을 살아왔지 않았을까 하는 이해의 시간을 의심해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전(傳)> 은 홍의장군 곽재우라는 인물을 소재로 한 대체역사소설로 파악할 수 있다.

실존인물들과 상상력의 조합으로 빚어진 <전> 은 인조반정의 시대 자신의 목숨을 두 번 살려준 인물 모정이  무명이라는 자를 찾아 와 겸사복 시방의 졸기를 써달라 찾아 온 내용과 혁명의 기치를 내건 곽재우의 죽음에도 믿지 않고 다시 도래할 곽재우에 대한 믿음을 보이는 대동세상을 향한 열기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읽혀진다.

이렇게 작품은 죽음과 삶이 가진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드러내고 있지만 삶의 언저리에 교묘히 숨어 있듯 드러나지 않는 죽음의 냄새는 어쩌면 우리가 그 경계선 안으로 들어 섰을 때라야만 느끼고 공포감을 체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두 작품 모두가 삶과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지만 <전> 보다는 < 부표> 쪽이 더욱더 삶의 언저리에 드러나는 수 많은 죽음들의 파편을 살필 수 있다는, 그러함에도 우리는 여전히 그러한 파편을 발판삼아 삶의 지속가능성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생각하기에 저자가 보여주는 부표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해 볼 까닭이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싶어진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