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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도 긴 여행
배지인 지음 / 델피노 / 2022년 12월
평점 :
삶을 계획하듯 죽음 역시 계획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아마도 보통의 우리로서는 그러한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본다면 특별히 나, 우리의 일상적 삶을 벗어나게 하는 사건이나 사고의 발생이 없고는 쉽게 생각하지 못할 일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삶을 재단하고 죽음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손수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지금을 사는 나, 우리에게 현실의 수 많은 고통이나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에 의한 마음의 꺼리낌은 많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도 해보게 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인데, 스스로의 계획을 통해 오롯이 나, 우리의 삶을 재단할 수 있다면 과연 나, 우리의 오늘은 오늘 우리가 생각하는 그러한 의미보다 더 가치있는 무엇인가를 찾아 내려하는 번뜩임으로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짧고도 긴 여행으로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짧고도 긴 여행" 은 제 멋대로인 삶의 횡포? 를 오롯이 나 자신의 삶으로 변환시키고 나의 계획대로 살아내고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계획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아 내고 있으며 그녀의 행보가 서해의 한 섬에서 육지로, 프랑스로, 이집트로, 그리고 다시 바다와 조우하기 까지의 여정을 짧고도 긴 여행으로 담아 낸 책이다.
갑작스런 사건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뿌리 뽑거나 변형시키거나 해체하는 역할을 한다.
여전히 전쟁 중인 남북한의 현실은 군인 가족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고통으로 물들이는 존재이다.
그들의 삶에 엮여 있는 굴레는 어쩌면 그들이 벗어날 수 없는 한계점이자 경계로 인식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경계이자 굴레를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는 존재들도 있을 수 있다.
마치 소설 속 주인공 유민처럼.
현실속 자신의 존재, 자신의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지만 병에 걸린다면 우리는 그러한 미래를 어느정도 상상할 수 있으리라 판단할 수 있다.
유민 역시 자신이 머지 않아 걸을 수 없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30년만 살고 안락사를 통해 삶을 마감하고자 계획하는데...
삶에 있어 구원은 그리 거창하지 않다.
자그마한 계기로도 구원이 될 수 있고 새로운 삶으로의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삶에 불편과 변화를 깨닫고 시도한 사람에게만 유효한 기회라 할 것이다.
우리의 삶은 그 누구도 구원할 수 없다.
자신의 삶에는 오롯이 자신만이 구원자로 나설 수 있으며 그 결과 역시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어야 한다.
저자는 그러한 우리 삶에서의 구원자로의 모습을 유민을 통해 환기시키고 우리의 의식을 통해 새로운 변화의 삶을 계획하게 하는 동기부여의 힘을 전해 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삶에 대한 의미를 십분 이해하거나 불복종하려는 사람들, 어느 쪽이건 자신의 삶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며 그러한 삶을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나, 우리가 될 때 비로소 우리는 유민이 했듯 스스로를 구원하려는 구원자로의 모습을 가질 수 있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을 구원하는 자를 영웅이라 지칭할 수 있다면 타인의 삶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가 될 수 있으리라 판단해 보며 그러한 삶으로의 나, 우리에 대한 서사를 비춰주는 소설의 일독을 권해 본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