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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 세상 모든 딸들에게 보내는 스님의 마음편지
선명 지음, 김소라 그림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라는 존재는 있지만 나를 잊고 사는 사람, 나보다 더 나를 위하고 사랗하며 사는 사람,
바로 우리의 엄마다.
분신과도 같은 자식들을 사랑하는데 마를날이 없는 사랑을 퍼부으며 자신을 잊는 사람,
분명 엄마에게도 엄마 이전의 누구라는 정체성을 가진 존재였건만 어떤 이유로든 엄마가
되고나선 자신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사랑을 주는 사람으로 자리매김한 엄마들의 삶이
괜시리 뜨거운 눈물을 솟구치게 하는 이유가 된다.
이 책 "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는 아승에서 두 번의 인연을 맺은 두 스님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철없는 시선으로는 기구한 팔자기도 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엄마와 딸로, 출가 후 스승과 제자 사이로의 관계를 가진 그들의 삶의 이야기들을 만나
볼 수 있는 책이다.
불가에서 보는 인연에 대한 사유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인연의 사유와는 또다른 모습을
보게된다.
엄마, 어머니, 무릇 생명이 있는 존재는 모두 엄마라는 존재가 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가깝고도, 사랑으로 따스한 엄마의 존재를 떠나 깨달음, 구도의 길을
가는 스승으로의 동행을 택한 두 스님의 삶이 빚어내는 아름답고, 마음을 울리는 감동의
메시지를 만나 볼 수 있다.
엄마와 딸, 동질적 유대감과 목숨마져도 아깝지 않을 딸이 자신의 뒤를 따라 출가를 결심
했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엄마는 만류를 했을까? 아니면 다독거리며 함께 하기를 추구
했을까? 하는 궁금증은 스님이 된 엄마으 마음에만 보이는 사랑이 답일 것이다.
엄마와 스승, 그 간극은 쉽게 매워지지 않을것 같다.
어떤 장난,어떤 투정, 어떤 고민과 아픔도 엄마로서는 다 받아주고 어루만져 주며 이해해
주지만 스승으로서는 그런 행위 조차를 할 수가 없다.
아니 할 수 있다고 해도 어색함에 도리어 하는 사람이 그만둘지도 모른다.
어떤 외피를 입고 있든 인간은 근원적으로 혈육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주는 존재
지만 현실에 와서는 그런 엄마와 자식들 간의 농밀한 관계가 남보다도 못한 그야말로 세상
말세의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게된다.
살아 보면 안다고 했던가?
엄마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큰 차이라고 하는 말이 맞다.
그 누구에게도 받아 본적 없고, 이후로도 없을 사랑을 퍼부어준 엄마의 존재가 그립고,
아리듯 아픈 가슴을 만든다.
딸이 아닌 아들이라도, 아니 아들이어서 더 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나 아빠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 한가득 눈물샘에 담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