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칼리지런던 교수 라몬 파체코 파르도 교수의 조선일보 오늘자 인터뷰다. 한국은 새우가 아닌 고래라는 것. 그의 주장을 담은 책은 2022년에 나왔다.


원조받던 나라(수원국, recipient country)에서 주는 나라(공여국, donor country)로 변한 유일한 나라는 한국이 맞지만, 문화를 제외하고 다른 분야에서 아직 유의미한 모델이 충분히 소성되지 못해서 영향력은 제한적이니 shrimp to small whale이라고 고쳐야할 것 같다.


댓글1의 기사 인용에서 보면 현상적으로 경제, 기술, 국방, 정치의 역동성, 문화 등에서 강점이 있다. 그러나 댓글2의 기사 인용처럼 바로 모범이 될 만한 글로벌 국가로 진입했다고 보기는 아직 힘들다.


특히 서구권 정치학 모델이 유효기간을 다하고 한국식 모델이 대안이라는 점은 매일같이 기사에서 한국의 수많은 문제를 접하는 사람으로서 동의하기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국제정치학적 이론틀에 입각해 미시적 상호작용을 분석했다는 점이 아쉽다


즉 사람들의 생동감 있는 사회적 작용-반작용을 예시로 이해하는게 아니라 추상적으로 부유하는 고정된 프레임으로 이해했다는 점이다. 납작한 모델로 규정한 뒤 분석수준을 올려서 장기말 이동하듯 해석했다. 이는 방법론 자체의 한계다.


예컨대 그는 한국이 글로벌 모범으로서 자유민주주의, 국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자유주의적 가치와 전통의 혼합, 일정 수준의 이민 개방을 결합한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회문화적으로는 외부자의 시선과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된다.


하지만 이런 기사가 매일 삶에 지친 한국인들에게 고양감을 주고 우리도 선진국이 되었으니 국제적 책임을 져야하하는 구나 하는 자각을 준다면 참 좋은 일이다. 


외국인이 한국을 말할 때 다니엘 튜더처럼 장단점을 다 이야기해야 받아들일 수 있다. 20년 전에는 아직 중학생처럼 국가적 자신감이 적어서, 장점만 말해줘야했다. 미수다에 출연했던 독일인 베라 홀라이터가 쓴 책은 일부 단점만 짜집기 편집되어 배은망덕하다고 분노를 샀었다.


외부자의 시선으로 우리를 돌아보는 유익이 있다. 국뽕에 빠지지 않고 선진국에 대한 맹목적 환상이라는 양극단에 빠지지 않게 조심조심하면서 과거를 톺아보고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해야한다. 이제 답안지가 외부에 없고 롤모델은 스스로 구성해야한다


댓글 1 기사인용


어떤 점에서 한국을 더 이상 새우가 아닌 ‘고래’라고 볼 수 있나


“많은 분야에서 그렇다. 한국은 세계 15대 경제국, 세계 10대 수출국이다. 구매력 평가 기준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대부분의 G7 국가와 비슷하고, 아시아 주요 경제국 가운데 평균 임금이 가장 높다. 기술 분야를 보면 반도체, 전기차, 전기 배터리, 친환경 해운, 바이오테크, 로봇 등 여러 부문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 국방 분야에선 세계 10대 군사 강국으로 꼽히고, 유럽·중동·동남아시아 전역에 주요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계엄 사태 극복을 통해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줬다. 한국은 이제 아시아 최고의 문화 강국이다. 음악·영화·드라마·문학·요리·패션 등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문화를 가진 몇 안 되는 나라다.”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5/10/04/C3225XSZXZGPJNREDWYH2WQ77E/


댓글 2


그런 점에서 전 세계에 모범이 될 만한 ‘글로벌 국가’라고 할 수 있나.


“한국은 이미 나름의 방식으로 글로벌하다. 냉전 이후 ‘글로벌’이란 미국·서유럽의 민주주의·자유시장·자유주의적 가치·다문화주의를 따르는 걸 의미했지만, 이 개념은 최근 미국과 유럽 자체에서도 도전을 받고 있다. 한국은 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자유주의적 가치와 전통의 혼합, 일정 수준의 이민 개방을 결합한 모델이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 강화, 성소수자 권리 확대, 다양한 삶의 방식에 대한 수용이 커지고, 직장 문화도 덜 경직적·위계적이 됐다. 지난 20년간 이민 인구 증가도 눈에 띈다. 유럽의 시각에서 한국은 점점 더 글로벌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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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nw3oEXLOdLY


콘클라베 좋은 분석 : 당신이 모르는 감독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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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노벨문학상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때문에 살만 루쉬디로 생각했었다. 한강의 수상은 예상하지 못했다. 아시아계 첫 여성문학가로서 의미가 크지만 당시엔 그 선택지가 존재하리라고 생각을 못했다. 너무 서구의 시야를 내재했던 탓일까

20세기에는 확실히 노벨문학상 수상은 심사위원이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제공되는 영프 등 서구언어 중심이었으나 세계화가 진행되고 다양한 언어권의 문학이 스웨덴어와 영어로 번역되면서 접근성이 좋아져서 선택지가 많아졌다.


또한 상이 글로벌적 의미망과 상징권력을 획득하게 되면서 이제 인종, 언어, 문화, 젠더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형평적으로 고려해서 수상자를 선별한다. 좋은 수상자 선정은 제도의 의미를 강화하고 너무 한 분류에서 여러 번 선정할 경우 비수상측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나아가 노벨문학상은 작품과 동시에 그 문학가가 한 생애를 통해 읽고 쓰는 공동체에 기여하고 증거하는 의미를 기념한다

노벨상은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으로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되돌아보고 상을 수여한다는 의미를 점검하며 그 문화권 전체에 기념하는 전시적 행사를 자각한 것이다.


밥 딜런이라는 음유시인의 선정은 문학의 바운더리를 오디오 제공되는 시로 확장해보려는 실험적 시도였던 것 같다

올해는 다시 루쉬디로 생각해본다 혹은 올해가 아니더라도 조만간 오픈에이의 대명사인 챗지피티의 수상도 점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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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Oasis - 1994-2009/2025
질 퍼마노브스키.노엘 갤러거 지음, 김영진 옮김 / 서해문집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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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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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떤 책은 빨리 읽힌다. 한 호흡에 내달려야 제 맛인 책도 있다.

언제부터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활자 위를 매일 꾸준히 달려왔다. 시즌별로 달라지는 러닝크루들도 항상 보던 고인물도 길에서 마주치나 그냥 묵념하고 내 갈 길을 간다. 프로들의 인사란 그런 법. 있는 듯 없는 듯 받아주든 말든 무심하다. 어차피 내일도 보거나 보이지 않을테니


혹은 제철 책이 있다.

2020 ESG 2022 모빌리티 2023 메타버스 웹3.0 2024 탄소대전환

그리고 매년 나오는 트렌드

그때그때 토실토실 살이 올랐을 때 바로바로 읽어야지 나중에는 중고서점에 팔리지도 않는다ㅡ매입불가


단거리를 주파할 수 있을지라도

마라톤의 호흡으로 매일 끊어 읽어야하는 책도 있다.


한 페이지의 정보량이 높은 학술, 역사책

한 페이지의 밀도가 높은 시집

한 페이지의 사유가 깊은 에세이

술술 넘길 수가 없다.

단어와 쉼표 하나에 머문다.

조세 장원 점유지 신사와 같은 역어를 정교하게 일별하며 깊이 생각에 침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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