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용의자
찬호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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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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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나루에 있는 스페이스K에 다녀왔다


1.작가는 독일표현주의 화풍의 뮌헨출생 영국작가 소피 폰 헬러만. 가볍게 흩날리는 선이지만 허투루 날린 스트로크가 아니다. 해부학적 구도를 따르면서 윤곽을 깔끔히 다듬은 회화가 궁서체로 익숙한 해서라면 폴록은 초서이고 독일 표현주의는 초서를 똑바로, 해서를 흘려 쓴 행서에 가깝다. 행서나 독일표현주의나 엄격한 드로잉 수업을 받고 바른 정자부터 시작해 몇 십년의 트레이닝이 있어야 자기 화풍이 나온다.


2.기존 티켓박리다매 전략을 답습해서는 살아남지 못하는 것을 실감한 영화관은 3D, 4D, 낮잠, 재개봉 등 전략을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영화제작자는 영화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아우라를 위해 돌비, 아이맥스로 작업하기도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전시관도 전시장에서만 할 수 있는 시도를 해서 관객유치를 하고자 하는데 하나는 이머시브 다른 하나는 관객참여형 프로그램. 또, APMA의 해링턴전에서처럼 천장이 높은 규모가 있는 전시장은 거대 벽화를 그리기도 하는데 바로 이번 스페이스K의 축제전이 그렇다. 왠만하면 스크린으로 그림을 볼 수 있는 시대에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아우라를 느끼게 해주어 몰입감을 선사한다.



출품작은 약 23점인데 다 2025년에 그렸다. 전시 시작은 4월 9일이다. 그말인즉슨 올해 초에 전시 결정되고 여러 250호짜리 대형 캔버스를 그렸다는 것이다. 내한 후 벽화를 그리는 시간을 제외하고서도 상당히 빠른 작업속도다. 서예의 행서에 비유한 것이 적절하다. 평생 붓을 들어오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예술가의 스타일은 연구자의 이론틀과 같아 고착되고 익숙해지고 대중화되고나면 주제만 교체해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다.폰 헬러만이 이번에는 한국 전통문화로 했다면 다음에는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축제로도 할 수 있는 것. 한국작가도 비슷한 전략을 사용하면 좋겠다. 민화로 그린 베트남 설화 재해석. 자개장으로 짠 태국 가구


5월 5일 단오를 영국 메이데이 축제와 연관시켜 풍년과 기복의 보편성을 시사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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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핥기의 한계 = 죽도 밥도 안됨


1. 피카소의 드로잉만 잔뜩 보고 게르니카 원화를 보지 않은 채 피카소를 다 알았다고 할 수 없다

반 고흐 디지털 복제 프린팅만 보고 반 고흐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허황된 말이다

2. 몇 조원 짜리 AI용 GPU는 전체를 다 사거나 아니면 말거나다. 다 있어야 구동이 되는 것. 예산 쫌 깎지만 그래도 준게 어디니 알아서 해봐, 라는 식으로는 안된다. 있냐 없냐에 따라 논문 퀄리티가 다르다. 인프라가 없어서 연구실끼리 품앗이하고 돌려서 쓰는데 차례가 넘어가면 그 논문만큼 아웃풋이 나오지 않는다

3. 적당히 돈이 있는 집에서 국내에 있는 몇 천만원 학비의 국제고 자사고를 많이 보낸다. 학생은 AP인강 같은 걸로 입시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수능강의는 대략 하나당 10만원선 AP는 40만원선이다. 학부모는 비싼 거 사줬으니까 손을 놓는다. 그렇게해선 절대 대비가 안된다. 미국 부자는 입단비만 천만원이 넘는 컨설팅업체에 전문으로 맡겨서 9학년때부터 리딩부터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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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990, 토플 120, JLPT N1, HSK 6급(이젠 7-9급) 유럽어 C1을 보통 고급이라고 말하지만 외국인 기준에서 고급이다. 우리나라말을 배우는 외국인이 토픽6급을 따면 칭찬해줄 일이지만 한국인 네이티브 입장에서는 아직 배워야할 것 천지다.

자동차 면허증 같은 거다. 진정한 걸음마의 시작이다

영어로 교육을 받아도 아직도 모르는 단어가 많다


고교때 읽었던 워드 스마트 지니어스에서는 abecedarian알파벳을 처음 배우는 초심자라는 표현이 특이했다

매일 뉴욕타임즈를 읽을 때 한 단어 정도는 모르는 단어가 나온다

처음 시작하는 inchoate

역겹다 nauseating

왁자지껄 걸걸한으로 raucous 등을 배웠다

뉴욕리뷰오브북스는 kafkaesque, rabelais가 나오는데 이때부턴 언어가 아니라 문화지식의 영역이다

저번에는 듣도 보도 못한 louche라는 단어가 있었는데 문란한 promiscuous라는 말이었다


한자도 그렇다 박물관 서예관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데 배울 게 많아서다


남들은 그냥 쓱 한자네 하고 지나가지만 서당 비슷한 곳을 다녔던 입장에서 여기는 풍부한 예문 천지다


심지어 좋은 전시는 한국어 해석도 다 베풀어준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 사립에서는 코엑스 고개에 있는 S2A의 김정희 윤형근 정선전이 원문 한글해석이 길고 좋았다


경기도박물관 김가진 서예에서는 물 졸졸 흐를 잔을 처음 배웠다



왕을 칭할 때는 다시 라인을 띄워 위로 올려준다. 여기선 지존이 그렇다.


독일어 프랑스어도 잘 하고 미술관에 가면 캡션 설명 읽으며 배울 게 많다. 영어 설명이 없는 자국 특유의 표현과 문장 구조에서 특별한 감각이 느껴진다.

일본어도 아무리 파파고 번역기가 있어도 직독직해가 되면 일본 전시에서 배우는 게 많다

신문과 미술관이 최고의 선생이다

신문은 현재의 글을 읽기에 좋고

미술관 박물관은 과거의 글을 읽기에 좋으며

이 모든게 내 안에 버무려져

나는 미래의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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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압 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추적추적 내려

늦은 꽃샘추위를 피해 겨우내 피었던 벚꽃을

속절없이 낙화시킬 때

젖은 흙내음과 같이 아침을 맞을 때

그럴 때는 성곡미술관 석난희전을 가자


석난희의 붓놀음은 마치 산들바람 불어오듯 조용히 번지고 가물가물한 안갯결의 윤슬 속에 우리는 비 오는 날의 고요를 온전히 만끽할 수 있다.


물빛, 풀빛, 해빛이 목판의 굵은 나무결로, 에칭의 무딘 스트로크로 변해 화폭은 온숨결로 숨쉰다. 오브제가 아닌 기운생동을 전해주는 것이리니


겉치레 없는 점과 선이 사각천 위를 나풀나풀 떠다니며 오랜 가늠 끝에 마주한 자연의 숨비소리처럼 다가온다. 작가의 빛결은 화려한 불꽃이 아니라 이슬처럼 번지고 바람처럼 흩어진다. 눈에 번쩍 띄지 않으나 마음에 적적히 스며드는 그런 결결의 조화. 석난희는 붓이 아니라 숨으로 그리고 물감이 아니라 마음으로 채운다. 그윽한 생결의 울림 속에서 우리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이슬의 코나투스, 즉 스스로 있는 존재의 속삭임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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