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나루에 있는 스페이스K에 다녀왔다


1.작가는 독일표현주의 화풍의 뮌헨출생 영국작가 소피 폰 헬러만. 가볍게 흩날리는 선이지만 허투루 날린 스트로크가 아니다. 해부학적 구도를 따르면서 윤곽을 깔끔히 다듬은 회화가 궁서체로 익숙한 해서라면 폴록은 초서이고 독일 표현주의는 초서를 똑바로, 해서를 흘려 쓴 행서에 가깝다. 행서나 독일표현주의나 엄격한 드로잉 수업을 받고 바른 정자부터 시작해 몇 십년의 트레이닝이 있어야 자기 화풍이 나온다.


2.기존 티켓박리다매 전략을 답습해서는 살아남지 못하는 것을 실감한 영화관은 3D, 4D, 낮잠, 재개봉 등 전략을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영화제작자는 영화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아우라를 위해 돌비, 아이맥스로 작업하기도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전시관도 전시장에서만 할 수 있는 시도를 해서 관객유치를 하고자 하는데 하나는 이머시브 다른 하나는 관객참여형 프로그램. 또, APMA의 해링턴전에서처럼 천장이 높은 규모가 있는 전시장은 거대 벽화를 그리기도 하는데 바로 이번 스페이스K의 축제전이 그렇다. 왠만하면 스크린으로 그림을 볼 수 있는 시대에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아우라를 느끼게 해주어 몰입감을 선사한다.



출품작은 약 23점인데 다 2025년에 그렸다. 전시 시작은 4월 9일이다. 그말인즉슨 올해 초에 전시 결정되고 여러 250호짜리 대형 캔버스를 그렸다는 것이다. 내한 후 벽화를 그리는 시간을 제외하고서도 상당히 빠른 작업속도다. 서예의 행서에 비유한 것이 적절하다. 평생 붓을 들어오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예술가의 스타일은 연구자의 이론틀과 같아 고착되고 익숙해지고 대중화되고나면 주제만 교체해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다.폰 헬러만이 이번에는 한국 전통문화로 했다면 다음에는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축제로도 할 수 있는 것. 한국작가도 비슷한 전략을 사용하면 좋겠다. 민화로 그린 베트남 설화 재해석. 자개장으로 짠 태국 가구


5월 5일 단오를 영국 메이데이 축제와 연관시켜 풍년과 기복의 보편성을 시사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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