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0611171
지난 4년간 서울대 교수진 이직 현황(21-25년)에 인문사회분야가 28명으로 자연과학 12명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흥미롭다. 기사가 주장하는 바에 따라 열악한 인센티브 영향이라면 평균 봉급이 높은 과학기술분야 이직률이 더 높아야하지 않을까?
어느 분야 어떤 교수가 어디로 이직했는지 정확한 리스트가 없지만 추론해보자. 일단 인문과 사회, 계약형태는 나누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울대 교수가 정말로 봉급이 적어 돈 때문에 빠져나갔다는 것이 맞는지 이직한 자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봐야한다. 그래야 글로벌 유치 전쟁에서 서울대가 지고 있다라는 주장이 뒷받침된다.
지금으로서는 그냥 이직했다라는 팩트에 지나지 않으며 고급인재의 헤드헌팅은 세계화 시대에 일상다반사인 일이다. 아울러 훌륭한 지성이 다른 지역에서 다음 세대를 가르치는 것이 그렇게 나쁘기만한, 두뇌유출이라고 낙인 찍을 일일까? 과연 모두가 전직장 인맥을 다 끊고 상호 세미나 초청도 안하고 협업프로젝트도 다 끊어버릴까?
삼성 전직임원이 기술을 빼돌려 거액을 대가로 중국에서 공장을 지어주는 것과 같은 수준의 산업 스파이일일까?
일단 2020년에 비해 2025년인 지금 없는 교수진은 태반이 외국인 교수다. 팬데믹 락다운, 비자, 외국 본가의 가족케어, 한국에서 자식교육, 승진이슈, 한국적응문제 등 여러가지가 결부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미 2016년 기사에도 외국인 교수 유출문제는 있었다.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7/26/2016072600152.html
예를 들어 인문대만 보면 중문과 올리비아 밀번 정교수는 2022년 홍콩대로 옮겼고, 아언문 산스크리트 남아시아학 부교수였던 스미스 트레비스는 캘리포니아대 강사로 옮겼다. 대신 서어서문 이베리아학 포르투갈담당 시니드 폴 마이클과 국문과 고전학 외국인 교수 찰스 라슈어(나수호)가 없어졌다. 한국근현대사담당 디모이아와 베트남사 그로스하임은 아직 있다. 아언문의 캐나다계 이란인 시아바시 사파리, 러시아계 영국인 쿨리니치, 일본인 사이토 아유미는 그대로 있다. 미학과 peter milne도 그대로 있다. 모든 외국인 교수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올리비아 밀번
https://www.linkedin.com/in/olivia-milburn-61a76a69
sneed paul michael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419603
마틴 그로스하임
https://asianhistory.snu.ac.kr/%EA%B5%90%EC%88%98%EC%A7%84-%EB%AA%A9%EB%A1%9D/
사회대 중 정치외교인류는 크게 바뀐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정말 돈 때문이라면 전세계적으로 경제학과가 월급이 제일 많으니 유출이 심각할 것 같다. 28명이나 이직했고 그 이유가 적은 봉급때문이라면 원래 평균적으로 봉급이 적은 인문학보다, 경제학에서 유출이 심각할 것이다.
기사에 의하면 경영경제 합쳐서 13명 빠졌다고 한다. 인문사회 합쳐서 28명이라고 하면 문제를 흐린다. 경영경제는 동문도 돈을 많이 벌고 전세계 대학 경영경제학과의 봉급이 높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이들이 EPL도 아닌데 이적을 한 다음 경쟁을 통해 적에게 이겨하는 숙제를 갖고 있지 않다. 아까 말했듯 다른 국가에서 여전히 한국 관련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고 한국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반드시 두뇌 유출이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까? 이는 의문이다.
그래서 기사가 온전하려면 바로 이 경제학과 이직 교수에게 인터뷰를 하나 따고, 인문학에서 하나 따서 전직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봐야한다. 그렇지 않고 이직 숫자만 가지고 두뇌 유출이라 주장하면 논조가 흐려지고 자극적인 기사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경제학과 교수는 잘 모르겠지만 오쿠이 료 부교수는 2022년에 도쿄대 정교수로 잘 이직했다.
서울대학교의 경제학부. 학부 정원은 154명, 조교수 이상 교수진은 2021년 4월 기준 37명이라고 나무위키에 써있는데 지금 36명이다
https://econ.snu.ac.kr/about/news?bm=v&bbsidx=6105&page=8
오쿠이 료 교수는 계량경제학 이론분야에서 최적도구변수 선택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왔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Nakahara Award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https://sites.google.com/site/okuiryoeconomics/
University of Tokyo Tokyo, Japan
Professor, Faculty of Economics and Graduate School of Economics February 2022–pres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South Korea
Associate Professor, Department of Economics February 2019–January 2022
https://drive.google.com/file/d/0B4Ui4-m8zH3gTzZSVzZfQjZGTHc/view?resourcekey=0-PWxjmQapTjoqzCLgKxjJSA
서울대 이직 교수 중 인문사회가 가장 높다라는 팩트에 이어지는 이공계와 과기원 이탈 이슈도 별개의 논의사항이다. 과학기술분야는 자금이 없으면 연구를 할 수 없다.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설령 굶더라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인문학과 성격이 다르다. 거대한 자금이 없으면 대학원생과 연구원 인건비에서 기자재 유지까지 막혀 연구에 장애가 생긴다. 과학기술분야의 인재유출은 봉급문제가 아니라 전 정부의 R&D 예산삭감과 과학기술연구 홀대경향에서 찾아야한다.
전 인문/사회/자연/공학 분야 별로 전 서울대 교수를 인터뷰를 해서 연구비, 봉급, 적응 등 어떤 사유로 이직했는지 알아보고
리스트를 입수해 인문사회자연공학 각 분야 및 각 학과에서 몇 명인지 그리고 그들의 계약형태와 전직 이후의 포지션(상승 이직인지 하강인지), 전 직장 서울대와 협업 지속(싸우고 헤어졌는지 어떻게 되었는지) 여부 등등을 꼼꼼히 따져봐야한다
당연히 상대적으로 낮은 봉급은 아쉽겠다. 그러나 정말 공부하는 학자가 봉급만 가지고 이직을 했을까, 봉급만이 이슈라면 인문사회는 왜 많은가? 인문이 아니라 사회에서 더 많은 것은 아닌가? 사회가 아니라면 인문이라면 원래 계약조건이 열악한 외국인 교수들은 아니었을까? 두뇌 유출되었다는 자들이 키웠던 한국학생의 해외경험에 도움을 준다면 과연 나쁘기만 한 일일까?
인문사회분야 해외이직수가 많다. 과기원에서도 많이 옮겼다. 이건 두뇌유출이다. 열악한 인센티브 때문이다. 사실 두 개와 주장 두 개는 뚝뚝 끊겨있고 진위는 아직 모른다. 경제경영 두 학과에서 13명이 빠진 것은 봉급이슈라고 할만하다. 그래도 인문사회 합쳐서 28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하다. 경제경영 두 학과를 제외하고 인문대는 14개학과 사회대(경제제외)는 8개학과에서 15명이 이직한 것인데 학과 갯수를 생각하면 있을 수 있는 숫자다. 이중 인문에서 외국인교수만 최소 4명이 그만두었다. 큰 범위에서 교수진이 많이 바뀐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