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한 여행 - 생명의 여정과 꿈꾸는 동물의 탄생
로렌 아이슬리 지음, 김현구 옮김 / 강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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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이며 자연주의자였던 저자의 수필집.

지구에 인류가 생성이 되었던 시점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광대한--태고적부터의 --여행이라고 이름짓고 그 과정을 아름다운 필체로 그려내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과학적 수필이 가능한지 몰랐다.

과학자들은 엄격히 증명 가능한 과학적 사실들만을 서술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무엇을 보고 느꼈던지 간에 그들은 자신의 감상을 말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가의 책은 이례적이었다.

인류의  화석들을 보면서 진화론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지구에 생명체가 생겨난 시점부터 현재까지의 생명체들의 흥망 성쇠를 들려 주며,세포에서 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결정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과 저 우주를 바라보면서 우리는 정녕 이 우주상에 혼자일까 하는 질문등을 던지고 있다.

그는 경외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과학만으로는 설명이 불가한 것들을 보여 주면서 말이다.

그리고 가득찬 영감들.

그는 과학자다운 날카롭고 꼼꼼한 시선으로 우리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물들에 대한 풍부하고 예사롭지 않는 묘사를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광경을 클로즈업시켜 보게 하는 탄탄한 문체가 돋보이는 수필이었다.

얼핏 예언자적인 목소리가 들리기도 하며, 시보다 더 시적인 표현들이 마음을 울리고, 그가 보고 있는 광경들을 옆에 서서 바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할 정도의 선명한 영상적 이미지를 들려주고 있다.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다.

저자는 아무리 과학이 모든 것을 증명해내고,설명 해 낸다 해도,지구상의 생명체를 둘러보면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것들에 여전히 신비함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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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서 진실한 마음을 얻는법
양창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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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뻔한 제목을 가지고 무슨 할 말이 있을까 싶었다.

인간관계에서 진실한 맘을 얻는 법이야 진실하게 대하면 되지 하면서...

그래도 집어 들었던 것은 내 자신이 진실하게 남을 대하며 산다고 생각하면서도 뭔가  놓치고 살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때문이었는데, 이 책을 읽어 보니 맘이 착하다는 것만으로 남을 배려한다고 믿는 것은 착각일 수도 있겠구나 싶다.

의도가 선하다 해도 타인이 어떻게 받아 들일 것인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니 말이다.

이 책의 기본 골자는 인간이란 모두 어느 정도는 건강한 나르시스트기 때문에---작가는 정신병적인 나르시스트와 기본적으로 우리 모두에게 내재한 나르시트적인 성격들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나도 거기엔 전적으로 동조한다.---남을 인정하고 그대로 받아 들이는 법을 익히지 않는다면 인간관계에서 실패를 거듭할 수 밖엔 없다는 것이다.

자신자신과 친구가 되는 법, 완벽주의의 허상을 버리고, 내가 항상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남도 특별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대우하라등 인간관계에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자질임에도 망각하고 사는 법칙들이 적혀 있다.

적절한 예를 들어가면서 이해하기 쉽게 서술 되어 있어서 가볍게 읽기에도 좋았다.

사람들의 심리를 아는데 유용 했고,재밌으며 ,남을 이용해 먹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적 시선이 아니라서 편했던 것도 맘에 든다.

남을 착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생을 위해  이 정도의 인간 심리는 상식적으로 알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강추 & 내가 뭔가 사람들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막연히 드시는 분들에게도 추천을 한다.

때론 전문가의 견해와 조언이 머리를 쥐어 싸매면서 하늘을  향해 진리를 달라고 외치는 것보다 정확하고 빠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배운다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니던가?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

아는 것도 힘이다.실천을 못한다고 한들 뭐 대수겠는가?

무지의 어둠속을 헤매는 것보다 적어도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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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모중석 스릴러 클럽 6
딘 쿤츠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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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사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밋츠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아내를 인질로 잡고 있으니 2백만달러를 60시간내에 가져오라는 것.

난 그저 정원사일뿐이라면서 그만한 돈이 있을리 없다고, 사람을 제대로 고른것이 맞느냐고 비명을 지르는 밋츠에게 돌아온 인질범의 대답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것.

왜 인질범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정원사의 아내를 납치한 것이며,과연 밋츠는 아내를 시간내에 구할 수 있을까...

 

빠르게 읽히는 스릴러물이다.

아내를 살리기위해 동분서주하는 남편의 모습을 영웅적으로 그린 작품.

밋츠부부의 헌신적인 사랑을 대비해서, 그의 부모의 끔찍한 정신적인 자식 학대가 아이들을 어떻게 괴물로 성장하게 하는지를 보여 주는 소설이기도 했다.

작가의 연보를 보면서 그가 알콜중독 부모밑에서 힘들게 성장한 사람이란 것을 알게됐다.

책 속에서 자식을 학대하던 부모를 결국 자식 손에 죽게 만드는 것을 보면서,어린 시절의 그의 트라우마--정신적 손상--가 이렇게 표현되는가 싶어 흥미로웠다.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에게 학대하지 말라고 해도 그들이 정신을 차릴리 만무 하지만, 존속살인의 대부분은 어린 시절의 받은 학대의 결과물이란 것을 알았음 좋겠단 생각이 들때가 있다.

아이가 언제나 아이로 있지만은 않다는 것을,언젠간 그들이 자라 반격을 할 거라는 것을 알면 좀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까 싶어서.

하긴 그 정도의 사고가 가능한 사람이라면 아예 아이들을 학대할리조차 없을 테지만서도.

킬링타임용으로 그럭 저럭 읽을 만함.

심장박동수가 증가한다고 선전하던데,그런 것 같진 않으니 심장이 나쁘신 분이 읽으셔도 무방할 거라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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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픽스의 앵무새 - 세상 하나뿐인 앵무새 살리기
토니 주니퍼 지음, 이종훈 옮김, 박진영 감수 / 서해문집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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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글을 못쓰면 이렇게도 되는구나...하면서 읽은 책이다.

 

내 기억에 의하면 내가 가장 처음 읽은 책은 "세계동물도감"이다.

종별로 각각의 동물마다 달랑 사진 하나랑 설명 두어줄로 된 책이었는데 ,꼬맹이 주제에도 난 왜 이게 싫증이 안 나는 것일까 의아해 했던 기억이 남아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좋아했었다.

아마도 그때 내 취향이 결정 되었었던 것인지,지금도 난 동물 그림이 그려져 있는 책을 보면 손에 든 책을 버려 버리고 달려가는 경향이 있다.

바로 그런 경향 덕분에 읽게 된 책. 스픽스의 앵무새들의 멸종사를 다룬 것이다.

동물들의 멸종에 대해선 별로 관심 없다.

내가 관심을 가져 준다고 한들 달라질 것이 없을거라 생각을 한다.

그래도 멸종을 다룬 책이 보이면 열심히 읽어는 준다.

이유는 경험에 의하면 이런 책이 대부분 재밌기 때문인데,어찌된 일인지 이 책은 예외였다.

지루했다.이건 스픽스 앵무새를 살리기 전에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지루해서 먼저 죽게 생겼다고 할 정도니,작가가 흥미를 끌도록 하는 글쓰기에 대해 기초도 모르는 사람 아닌가 싶다.

"도도의 노래"를 쓴 데이비드 괌멘이 얼마나 글을 잘 쓰는 사람인지 새삼 비교되더라.

아름답고 특이하며 자연에서 거의 보기 힘든 파란색 깃털을 가졌다는 스픽스의 앵무새들.

이름도 경쾌한 금강유리앵무,초록금강앵무, 청금강앵무,쇠금강앵무등등의 멸종사가 <특징없이> 서술되고 있었다.

이렇게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도 글 하나 맛깔나게 못쓰다니, 작가가 안스럽다.

그래도 앵무새의 멸종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고요?

책의 앞면 사진과 뒷면의 옮긴 이의 말과 추천의 말만 읽으셔도 충분할 거라 본다.

내용적인 면에서 본문이 하고자 했던 말과 별로 다름이 없다.

차차리 본문을 그정도로 요약을 했었더라면 칭찬을 받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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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올리비에 여행 - 수채화판 실크로드 여행수첩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프랑수아 데르모 그림, 고정아 옮김 / 효형출판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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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올리비에가 이번엔 그림을 그리는 친구와 함께 예전에 갔던 길을 다시 떠났다.

도보여행때 우연히 만나 우정을 나누었던 사람들을 만나겠단 희망을 품고서...

여행을 끝낸 뒤 그는 말한다.

 <"이번엔 자동차로 다시 1만 2천킬로미터 구간을 여행했는데 어땠습니까?"라는 가상의 질문에 대해 진심을 다해 대답해보려 한다.허세나 위선을 떨지 않고, 실망감을 희석시키려 하거나 ,남에게 터무니없는 것을  믿게 하려고 꾸미지도 않고, 더욱 냉철하게,이번 여행에서는 실망감을 느꼈다고 고백하고 싶다...어쨌거나 '다른 사람들처럼 여행하는 것'은 내 취향에 전혀 맞지 않았다.모터가 달린 차가 싫고,주유소가 싫고, 기계, 속도,소음,무관심과 익명성이 떠도는 커다란 도로가 싫다.제발 내 말을 믿어달라.내가 애정을 갖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그런 여행은 내 삶의 리듬도 내 세상도 아니다.숨을 쉬고 살기 위해 내게 필요한 것은 느림이고, 무엇이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고,풀길을 따라 어슬렁거리며 몽상에 젖는 것이다.찌르레기의 비행,어릴 때 먹었던 솜사탕처럼 뭉게뭉게 짙게 깔린 산등성이, 자기 일을 하느라 바쁘게 내 앞을 지나가는 전갈--하물려 전갈마저--나처럼 풀밭위를 돌아다니는 방랑자.이런 모습들이야말로 내 마음에 드는 것이다.내 삶의 리듬은 과거의 리듬이라고 할 수 있다." >

마지막 장의 이 말을 읽고 나자 비로서  숨이 좀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 그는 알고 있었다. <나는 걷는다>가 벤츠급이라면 이 책은 스카이 콩콩이라는 것을.

이 책은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책이 아니다.

그보단 욕심 없어 보이는 아름다운 삽화를 그려준 화가 프랑수아 데르모의 책이다.

그는 그저 데르모를 안내해준 가이드에 불과해서, 편한하고 동행이 있는 이번 여행에서  그가 얻은 것이라곤 과거 길동무들을 만난 감격스런 해후를 했다는 것이 전부였다.

내가 그나마 안도한 것은 62세의 나이에 도보 여행을 나설 정도로 자아가 깨어 있던 올리비에가 그 책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냉정한 현실감각은 잃지 않았더라는 점이었다.

가보기 전까진 그 길이 어떨 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아마 올리비에도 자신의 취향과는 전혀 맞지 않을 것이 분명한 이 여행을 떠난 것이었을 것이다.

가보니 별로였다. 

여정이 별로니 당연히 책 내용도 볼것이 거의 없다.시간을 낭비했고, 실망 했으며, 자신이 과거에 싫어했던 것은 여전히 싫어한다는 것을, 무엇보다 자신은 고독이 맞는다는 것을 서글프게 인정해야 했을 것이다.

그래도 좋다.그가 자신을 속이지만 않는다면 ,그가 가진 연륜의 지혜로 독자를 속이려 한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그 나이에도 여전히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감추려 들지 않는다면, 내게 그는 여전히 <나는 걷는다.>를 쓸 만한 사람으로 기억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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