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너무 허무하지. 임시방편에 불과한 것 아닌가? 재기할때까지만 필요한 리스트라면 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겠다. 나한테 필요한 건 앞으로도 훨씬 오랫동안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리스트다. 나는 그런 리스트를 만들고 싶다!
지금이 그 기회야. 그 원점을 뛰어넘어 보자. 회사는 일주일 동안휴가다. 몸은 거의 다 나았다. 이 기회에 리스트를 다시 쓰고 필요한건 새로 추가해서 하나씩 해결해 가자. 그렇게 해서 나를 지탱해 줄든든한 토대를 만들어 보자.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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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힘이 세다 - 김시습의 금오신화 1218 보물창고 23
강숙인 지음, 김시습 원작 / 보물창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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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번은 <금오신화>를 읽어보겠노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금오신화>가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 형태의 책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힘이 세다>는 <금오신화> 자체를 그대로 풀어서 읽기 쉽게 쓴 것이 아닌, <금오신화>의 저자 김시습을 책 속에 등장시켜 각 이야기에 담긴 해석을 제자와 함께 공부하는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어쩌면 이 해석이 김시습이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도 김시습이라는 인물이 살았던 배경 위에 그의 행동을 쫓아 이런 의미이지 않을까? 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아주 큰 책이다.


책은 <금오신화> 속 다섯 편의 이야기 외에 김시습이 제자 선행에게 한 편의 이야기를 주고 그 이야기의 해석을 함께 이야기 나누며 공부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독자는 이 대화를 읽으며 제자 선행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생각하며 각 작품 속 의미와 당대 역사적 배경 사이의 의미를 깨달아 간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따로 읽었던 "이생규장전"만 놓고 본다면 그저 생과 사를 뛰어넘는 절절한 사랑 이야기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데 이렇게 김시습이 등장하여 설명하고 가르쳐주는 당시의 역사 배경을 알고 읽으니 무척 새롭게 다시 바라볼 수 있었다.


진정한 공부는 보이는대로만 느끼는 것이 아닌 그 안에 담긴 속뜻을 찾고 더욱 확장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야기는 힘이 세다>는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이라는 "이야기"의 중요성과 함께 계유정난 이후 벌어진 여러가지 사건과 함께 김시습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새롭게 <금오신화>를 써 해석을 제시한 강숙인 작가의 시도이고 우리는 이것을 바탕으로 또다른 해석은 없을지 어느 것이 옳을지 여러 방면으로 찾아보고 또 다른 해석의 시도를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금오신화 #이야기는힘이세다 #전기체소설 #새로운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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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앤아 1 : 미스터리 100층 감옥 - 교양이 층층 쌓이는 점프 맵 백앤아 1
돌만 그림, 안성훈 글, 백앤아 원작 / 샌드박스스토리 키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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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요즘 아이들이 보는 채널은 도대체 구분을 잘 못하겠다. 비슷비슷한 유튜버들이 등장하여 비슷한 내용을 펼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 아이가 보는 유튜브는 유튜버 혼자 등장해서 1인극으로 여러 상황극을 진행한다. 백앤아는 좀 다르다. 남매 유튜버로 주로 점프 맵 게임을 진행한다. 그래서 오히려 더 안 봤으면 했다.

 

그런데 그 "백앤아"가 책으로 출간됐다. 아이는 난리난리~! 자신이 좋아하는 유튜버들이 귀여운 캐릭터로 바뀌어 책 속에 등장한다니 얼른 읽고 싶단다. 그렇게 며칠을 <백앤아>를 기다렸다. <백앤아> 책 시리즈는 게임 유튜브 특징을 최대한 살려서 백앤아가 진행하는 점프 맵 게임을 동화책 속에 녹여냈다.




달쏭 할머니의 사라진 반지를 찾기 위해 올두의 집으로 찾아간 백현과 아름은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 가장 아래층에 도착한다. 이곳부터 다시 바깥으로 나가기 위한 백앤아의 도전이 펼쳐진다. 처음 읽을 때엔 그냥 이런 내용이 반복되는 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지식과 교훈이 담겼음을 깨닫게 된다.




특히 각 층을 통과하기 위한 미션을 빙자한 어휘 문제들이 무척 좋았다. 속담이나 관용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래 동화나 그밖의 지식 등도 집어넣어 아이들에게 익숙함을 줌과 동시에 우리 전통 이야기를 익힐 수 있게 하는 점이 무척 달라 보였다. 역시나 ~ 아이의 반응도 정말 좋았는데 최근에 비슷하게 읽었던 다른 책은 만화책이었음에도 <백앤아>가 훨씬 더 재밌다고 인증해주었다.

 

요즘 아이들은 재미가 없으면 아예 책을 읽지 않는다. 가능하면 만화보다는 줄글책을 읽었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좋은 컨텐츠로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부모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1권에선 점프 맵을 이용한 미스테리를 일단 풀어 모두 해결된 것처럼 보였는데 2권에선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백앤아 #초등도서 #미스터리100층감옥 #샌드박스 #점프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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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의 망상 - 욕망과 광기의 역사에 숨겨진 인간 본능의 실체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노윤기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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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광고가 생각난다. 모두가 "예"를 외칠 때 "아니오!"를 외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던 CF.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런 사람조차 진정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 왠지 반대로 행동하고픈 생각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일 수도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왜 사람은 자신이 옳다고 믿은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결정을 보고 의아해 하고 의심하고 자신이 없어지는 걸까.


1841년 영국의 언론이 찰스 맥케이가 <대중의 미망과 광기>를 발표했다고 한다. 이 책은 인간의 비이성적 본성이 집단 속에서 매우 빠르게 확산된다는 사실을 담고 있는데 십자군 운동과 중세 종말론, 1630년대 튤립 광풍을 예시로 "집단 광기"를 다룬 고전으로 꼽힌단다. <군중의 망상> 작가 우리리엄 번스타인은 이 찰스 맥케이의 고전을 바탕으로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각종 예시를 통해 인류의 광기를 설명하고 있다.


800페이지에 이르는 이 책은 종말론의 원천인 성경 속 "에스겔서", "다니엘서", "요한계시록"에서부터 잘못 해석되어 어떻게 종말론으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부터 설명한다. 책의 분량만큼이나 이해를 돕기 위해 끝없는 예시와 무척 자세한 설명이 이어지는데 그 설명에는 인류의 역사에서부터 종교의 역사, 그 안에 담긴 인류의 특성이 담겨 있다. "서사"에 빠지는 인류가 "모방"을 통해 얼마나 맹목적으로 빠져들 수 있는지를 읽다 보면 이른바 멘붕이 오기도 한다.


종교의 종말론의 이야기는 18세기 투자 광풍으로 이어지는데 경제 분야로 오면 18세기뿐만 아니라 20세기까지 이어지는 투자 광풍과 현대의 심리 실험 등을 통해 얼마나 이 말도 안되는 환각과 광기에 빠질 수 있는지 설명한다. 이는 20세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아직도 코인 열풍, 주식이나 또다른 열풍에 뛰어들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이 합리성보다 합리화에 더욱 치중해왔다"...19p


책을 읽다 보니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 사건들을 예시로 들고 있어 인류와 종교, 세계사 등 다양한 역사 이야기가 너무나 광대하게 나오는 데 이어 인류의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학 실험 등을 통해 심리학 이론까지 접하고 있어 무척이나 폭넓은 지식을 얻게 된다. 스스로 너무나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만큼. 쉽지 않은 책이었고 너무나 깊어 다시 한 번 정독해 보고 싶은 책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군중의망상 #포레스트북스 #윌리엄번스타인 #인류 #광기 #심리학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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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델과 또 다른 유령 - 마음의 얼룩을 사진 찍을 수 있을까? 미래그래픽노블 11
브레나 섬러 지음, 임윤정 옮김 / 밝은미래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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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그래픽 노블을 많이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몇 편의 그래픽 노블을 경험하며 얼마나 문학적인지 충분히 느끼게 됐다. 어린 아이들이 읽는 저학년 그래픽 노블도 그렇지만 진정한 매력은 청소년용일 때 극에 달한다. 문학적 깊이가 더해지고 그 안에 담긴 주제가 훨씬 의미있게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웬델과 또 다른 유령>은 <웬델>의 두 번째 이야기다. <웬델>은 읽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두 번째 이야기를 읽다 보니 <웬델>이 정말로 궁금해졌다. 두 번째 이야기를 통해 첫 번째 이야기를 유추하는 것도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 마조리와 유령인 웬델이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아 궁금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웬델과 마조리는 친구이고 마조리의 어려움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됐음은 알아챌 수 있다. 대신 제목에서처럼 2편에선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유령처럼 떠도는 다른 인물이 등장한다.





마조리는 엄마의 죽음을 어느 정도 극복했지만 동생 오웬은 그렇지 못했고 마조리의 학교 생활도 평탄하지는 않다. 괴롭히던 친구는 어느새 그룹을 이루어 자신을 "우리 마조리"라고 부르며 좌지우지하려고 하고 남자친구라고 믿었던 콜튼은 애매한 자세를 취한다. 여전히 삶은 힘들고 어떻게 해야 자신으로 남을 수 있는지 헷갈린다. 하지만 삶은 지속되고 삶의 주인은 "나"다.





때론 사람들 사이에서 유령처럼 사라지고 싶어도 유령으로 느껴진다 해도, 나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잃지 않으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손을 내밀면 누군가는 그 진실함을 알아줄 수 있지 않을까.


마조리처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는 작가는 이 작은 마을에서 듣고 자란 유령에 익숙해져 있고 그 어린 시절 아이들 사이에서 있을 법한, 겪을 법한 이야기들을 찬찬히 잘 엮어나갔다. 사실 처음엔 유령 이야기라서 초등용 그래픽 노블인 줄 알았는데 청소년용이다. 세심한 감성과 친구들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이해하려면 초등 고학년 이상은 되어야 제대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자신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갔으면 한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웬델 #웬델과또다른유령 #마음의얼룩 #밝은미래 #그래픽유령 #청소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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