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광고가 생각난다. 모두가 "예"를 외칠 때 "아니오!"를 외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던 CF.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런 사람조차 진정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 왠지 반대로 행동하고픈 생각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일 수도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왜 사람은 자신이 옳다고 믿은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결정을 보고 의아해 하고 의심하고 자신이 없어지는 걸까.
1841년 영국의 언론이 찰스 맥케이가 <대중의 미망과 광기>를 발표했다고 한다. 이 책은 인간의 비이성적 본성이 집단 속에서 매우 빠르게 확산된다는 사실을 담고 있는데 십자군 운동과 중세 종말론, 1630년대 튤립 광풍을 예시로 "집단 광기"를 다룬 고전으로 꼽힌단다. <군중의 망상> 작가 우리리엄 번스타인은 이 찰스 맥케이의 고전을 바탕으로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각종 예시를 통해 인류의 광기를 설명하고 있다.
800페이지에 이르는 이 책은 종말론의 원천인 성경 속 "에스겔서", "다니엘서", "요한계시록"에서부터 잘못 해석되어 어떻게 종말론으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부터 설명한다. 책의 분량만큼이나 이해를 돕기 위해 끝없는 예시와 무척 자세한 설명이 이어지는데 그 설명에는 인류의 역사에서부터 종교의 역사, 그 안에 담긴 인류의 특성이 담겨 있다. "서사"에 빠지는 인류가 "모방"을 통해 얼마나 맹목적으로 빠져들 수 있는지를 읽다 보면 이른바 멘붕이 오기도 한다.
종교의 종말론의 이야기는 18세기 투자 광풍으로 이어지는데 경제 분야로 오면 18세기뿐만 아니라 20세기까지 이어지는 투자 광풍과 현대의 심리 실험 등을 통해 얼마나 이 말도 안되는 환각과 광기에 빠질 수 있는지 설명한다. 이는 20세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아직도 코인 열풍, 주식이나 또다른 열풍에 뛰어들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이 합리성보다 합리화에 더욱 치중해왔다"...19p
책을 읽다 보니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 사건들을 예시로 들고 있어 인류와 종교, 세계사 등 다양한 역사 이야기가 너무나 광대하게 나오는 데 이어 인류의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학 실험 등을 통해 심리학 이론까지 접하고 있어 무척이나 폭넓은 지식을 얻게 된다. 스스로 너무나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만큼. 쉽지 않은 책이었고 너무나 깊어 다시 한 번 정독해 보고 싶은 책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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