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R양의 아이디어 편법요리
R양 이려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결혼하고서, 엄마는 무척이나 걱정하셨다. 결혼하는 그날까지 밥 한 번, 반찬 한 번, 국 한 번 짓고, 만들고, 끓여본 적 없는 아이가 시집가서 제대로 밥이나 해 먹고 다닐란가...싶으셨던 모양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장만해 주셨던 것이 엄마가 직접 서점에서 고르신 요리책이었다. 하지만, 뭐... 닥치면 뭐든 하게 된다고 나름 잘 해먹고 살았다. 엄마의 요리책이 무척이나 큰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결혼 9년째인 지금도 요리하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는다. 끼니마다 메뉴 정하는 것도 귀찮고, 재료 사다가 복닥복닥 열기를 내뿜으며 1시간이나 넘게(난 요리를 뚝딱! 해내시는 분들이 가장 존경스럽다.) 주방에 서서 왔다갔다 하는 것도 힘들고, 먹을 때 만큼은 너무나 행복한 그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리면.... 싱크대에 가득 쌓인 설거지거리를 보는 것도 끔찍하다.
그러니... 이 책 <<R양의 아이디어 편법요리>>라는 제목이 얼마나 내 눈에 쏙! 들어왔겠는가!!! 자고로 "편법"이란 시간도 단축시킬 정도로 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내가 예상했던 편법과는 조금 다르게 이 책에서의 편법은... "어려운 손질이 필요한 식재료는 마트에 포진해 있는 손질의 달인들에게 의존하고 전문 업체들이 내놓은 다양한 시판 재료들을 선별, 활용해서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면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가미시켜 즐겁고 폼나게 요리하는 것"을 뜻한다.
음~~~ 이 책에서의 편법 뜻을 읽으니... 조금 망설여진다. 과연 마트의 시판 재료들을 믿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인스턴트와 무엇이 다르지? 과연 건강이라는 부분을 생각해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만큼 효과적인 건가? 하는 물음들이 이 요리책을 읽는 내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어쨌든... 이 책은 "간단하고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일상요리"와 "트랜디 다이닝 카피캣 R양 버전 초대 요리", "시판 재료 100배 활용한 스피드 요리" 그리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키친&리빙 소품"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요리 페이지에는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편법 tip"이나 "재료 tip"이라는 코너를 첨부하여 미리 만들어 놓는 방법이나 시판 중인 손질 된 재료 등을 소개하고 있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postfile/1/2009/07/21/22/yhkles_1461971715.JPG)
사실 편법 tip보다는 지금껏 잘 접해보지 못한 재료tip들이 더 눈에 띈다. 소개 된 재료 이외에 어떤 재료들을 이용할 수 있는지나 국물 만드는 법, 재료 보관법 등 다양한 재료들에 대한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postfile/2/2009/07/21/22/yhkles_7462669101.JPG)
전체적인 요리들을 보자면... 우리가 흔히 해 먹는 요리들이나 자주 볼 수 있는 요리들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요리 자체 과정이 매우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니까 이 요리책은 어려운 요리를 집에서 조금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편법요리라고 해야할까? 반찬이 아닌 요리라고 하면 물론, 큰맘 먹고 한 번 해 먹어 보는 것들이지만 이 책의 요리들은 더욱 더 큰 맘 먹고 해보아야 할 것만 같아서 요리 구성이 조금 아쉬웠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요리 외에 멋진 테이블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고, 마지막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키친과 리빙 소품"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직 아동복 디자이너 출신의 푸드 스타일리스트라는 작가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듯 보인다.